@ 여행·소풍 116

충남 태안| 청포대해수욕장

화로에 고기를 굽는 일을 아주 귀찮아한다. 그렇게 구운 육류를 좋아하지도 않고... 인기 많아지고 있는 바베큐 세팅 도구가 내 인생의 도구가 될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날은 친구를 위해서 인근 어시장에서 장을 본 후 불판에 대하와 조개를 구웠다. 밤이 되면서 두 팀이 들어서 우리 주변에 텐트를 세우기 시작했다. 그 넓은 곳에서 하필 왜 옆에 텐트를 세우는지 좀 이해할 수가 없다. 이 사람들 때문에 늦은 밤에 잠이 깼다. 먹고 놀 수는 있다. 이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주변은 생각도 안하는지? 랜턴을 켜고 10m 정도 떨어진 곳으로 성큼 성큼 걸어가서 그들에게 물었다. "언제까지 드실 건가요? 계속 드실거면 제가 지금 텐트를 접으려고 합니다." 어른 두 가족, 그들도 생각은 있었는지 먹던 것을..

@ 여행·소풍 2009.11.22

강원 원주| 치악산, 구룡야영장

일이 있어서 사전 답사를 갔었다. 산에 들어가 잠시 절을 둘러보고, 계곡을 따라 한참 걷다 내려왔는데 피곤했는지 텐트에서 숙면을 취하고야 말았다. 한나절 잠시 머물기로 한 것이 거의 8시간을 캠핑장에서 보냈다. 비가 온다고 해서 큰 텐트를 세우고, 전기까지 끌어다가 안에서 컴퓨터 작업을 했는데 철수시에 일꺼리만 많아진 날이었다. 덕분에 우리나라 지자체의 황량한 캠핑장 개발 실태를 좀 알게 되었던 시간...

@ 여행·소풍 2009.11.10

전북 장수| 방화동 자연휴양림

아주 불쾌한 일을 경험했던 곳이다. 대학 때부터의 야영에서 시작된 텐트생활이 지금의 캠핑에 이르렀는데 내가 왜 이런 여행을 하나 싶을 정도의 일이 방화동에서 벌어졌다. 오로지 상대방으로 인해서 벌어진 일이었다. 조용히 내 자리에 가만히 있는 사람에게도 와서 시비를 거니... 단풍여행 갔다가 봉변 당한 꼴! 그리고 여기 캠핑장은 벌레가 왜 이리도 많은지, 짐 정리할 때 끔찍했다. 우리나라의 레저 문화가 잘 자리잡기를 바란다. 아울러 관리소 공무원들의 대응도 더 개선될 것을 기대한다. "이제 한국형 노숙여행은 그만할까?"

@ 여행·소풍 2009.10.20

강원 춘천| 중도

서울에서 나를 만나러 온 손님에게 춘천을 제대로 보여준다고 데리고 간 캠핑이었다. 배를 타고 들어가 도착한 늦은 오후와 밤도 그랬고, 다음날의 매우 평화로은 아침도 좋았다. 갓 일어나서 눈이 부은채로 모닝커피를 마시며 그 순간을 즐기는 것까지는 아무 문제 없었다. 하지만 이 평화는 오전 10시가 되면서 와장창 깨지고 말았다. ^^ 이곳에 소풍 온 중학생들과 일반 방문객들로 인해서 돗대기시장의 유원지로 순식간에 변했고 여느 유원지로 변해버린 덕분에 춘천 망신만 시키고 말았다. 우리는 완전 질려버렸고, 시급히 짐을 꾸려 도망 나오는 것이 최선이었다.

@ 여행·소풍 2009.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