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적(궁·마을·성) 32

경기 파주| 고려국립호텔 혜음원(지)

작년 가을 정도에 이곳을 방문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날이 선선해지면 가봐야겠다는 다짐 아닌 다짐만 하다가 10월 초, 바람이 선선한 날에 다녀왔다. 고양시(고양동)에서 혜음령 터널을 지나 파주쪽으로 나오면 혜음원이 있다. 역사가들이 이쯤 어디에 있을 것이라고 추측만 해오다가 관련 공부를 한 지역민에 의해서 발견된 장소이다. 사유지를 매입하여 발굴을 한 후 공원처럼 조성하였는데, 임의로 건물을 세우거나 하지 않고 자리 흔적만 보존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이름은 과거의 국가숙박업명인 '혜음원'에 자리(site)를 의미하는 '지'를 붙여서 '혜음원지'라고 한다. 그리고 이 78번 도로를 계속 운전하면 내가 좋아하는 보물인 '파주용미리 마애이불입상'이 있는 사찰이 나온다는 것도 알았다.  1천..

경기 김포| 문수산성 남문 & 북문 (사적 139호)

김포에서 강화도로 들어갈 때는 안 보이는데 강화도에서 김포로 나오는 강화대교에서는 성문이 하나 보인다. 문수산 정상까지는 성곽을 복원하고, 산림욕장으로 개발하여 가볍게 올라갈 수 있는 등산길로 알려져 있다. 이날 애기봉에 가려다가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았다고 해서 강화도로 들어가기 전에 가본 곳이다. 운전을 하면서 보던 성문을 어느 아침 일찍 방문하여 사진을 찍어 왔다. 입구에 있는 성문은 김포문수산성 남문이다. 문을 잘 만들었는데 문까지 올라가는 입구 쪽은 사유지라서 그런 것인지 자연 그대로 두었다. 그래도 언덕을 꾸역꾸역 올라갔다. 문을 지나면 바로 왼쪽으로 강화대교가 시원하게 보인다. 경기도 문화재가 아니라 사적으로 지정된 곳이니 더 열심히 읽고, 만져도 보고, 걸어도 보고... 남문에서 북문으로 ..

인천 강화| 굴암돈대, 송강돈대

강화도 외포리선착장(시장)과 후포항 사이에는 3개의 돈대가 있다. 외포리에서 내려올 때 건평돈대가 하나 있는데 안쪽에 있어서 그냥 지나쳤다. 해안에 접해 있는 굴암돈대와 송강돈대를 찾아가 보았다. 굴암돈대는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서 바로 차로 진입이 가능했다. 차가 마주치지만 않는다면 한 번에 바로 올라갈 수 있는 곳이다. 강화도에서 돈대를 계속 복원 중에 있는데 이곳도 오래되지 않아 보였다. 레고로 만든 것처럼 너무 반듯한 모습이라서 그 위치에 그대로 돈대의 모습을 유지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안내판의 사진으로는 강화도 둘레에 53개의 돈대가 있다. 접근이 가능할 때마다 최대한 사진에 담아보려고 한다. 이번 굴암돈대는 반원형의 모습이라서 원형 구조보다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돈대를 ..

인천 강화| 장곶돈대 (인천시 기념물 제19호)

조선왕릉을 다 둘러본 후 강화도에 있는 돈대를 모두 보겠다는 계획이 지지부진 하다. 코로나 시대도 영향을 미치긴 했고, 토요일에 다른 일들이 생기면서 미루고만 있다. 지난주에 강화도에 들러 후포항에서 가까운 장곶돈대를 둘러보았다. 초소인 돈대를 둘러보는 것이 오래 걸리는 일은 아니지만 하나하나 찾아다니고, 접근하는 것이 그리 간편하지도 않다. 후포항에서 전어잡이를 하고 온 배를 구경했다. 한가득 트럭에 실려서 떠난 자리에 낚시꾼들이 몰렸다. 아래 저곳에서 연이어 전어를 낚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낚시 포인트로 좋은 곳이니까 사람들이 알아서들 찾아오겠지... 장곶돈대 진입구에 공사를 하는 것 같았다. 도로 쪽으로 공간이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다. 돈대 바로 앞에까지 차량이 들어와 있었는..

인천 강화| 강화산성 서문 (사적 132호)

강화도의 동서남북 문이 사적 132호로 지정되어 있다. 전에 동문(망한루)과 남문(안파루)은 사진을 담았고, 이번에 운전하다가 잠시 멈춰서 서문(첨화루)을 담아보았다. 강화산성 전체를 걸어볼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 우리나라 석조 성곽이 주는 권위와 위풍당당함은 참 멋지다. 잘 보존되고, 복원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인근의 유명한 커피가게. 잠시 들렀다가 이후에 꿈자리가 뒤숭숭하다. 내 눈에는 좀 기괴한 모습이 있었고, 어릴 때 갔던 작은 놀이동산의 어설픈 귀신 집 같은 이미지가 남아서 기분이 이상하다. 나에게는 그런 잔상이 몇 가지가 있는데 강화도 커피가게가 그 중 하나를 연상시켰다. 요즘 너무 허한가...?

인천 강화| 교동도 교동읍성 (인천시 기념물 23호)

문화재의 복원에 관심이 많아서 교동읍성 주변을 서성였다. 레고처럼 반듯하게 복원을 한지 3년이 지났지만 오래된 벽돌과 아직 어울리지 못하고 있다. 위치는 정확한 것 같은데 성문 뒤로 바로 주택이 위치한다. 꼭 광장일 필요는 없으니까! 성곽을 더 이어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곳이다. 문루에도 올라가 보고 싶었으나 왠지 그러면 안될 것 같아서 바라보기만 했다.

경기 수원| 화성, 화홍문~창룡문 (사적 3호)

수원 화성은 지금 생각해도 내 마음 속의 분노를 읽으키는 장소이다. 화홍문에서 연무대 사이 5개의 초중고등학교가 있다. 나는 그 중 한 곳을 뺑뺑이로 지정받아서 졸업하였다. 내 인생에서 그 학교가 아니었다면 어떠했을까하는 상상을 이 나이가 되도록 한다. 누구에게나 큰 아픔이 있었다면 나에게는 이곳이 그런 곳이다.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다가 길이 막혀서 시간을 허비할 곳을 생각하던 중 동수원 IC로 나와서 경기대 앞을 지나 직진하여 화성 연무대 앞의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15년 전에도 일이 있어서 잠시 이곳에 와서 밤에 앉아있었다. 세계문화유산으로의 찬란한 화성이 아니라 암울한 기억과 오버랩하여 블로깅을 해본다. 이곳은 내가 학교를 다녀야 했던 1980년대에 우범지대였다. 화성으로의 접근도 한정적이었고,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