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좋은 기억

노르웨이| 업그레이드된 나라

스콜라란 2015. 7. 15. 13:16

 

 

2주 전에 나는 노르웨이(Norway)에 있었다.

여행을 목적으로 도시와 자연을 둘러보고 왔는데

서유럽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나라를 보는 듯 했다.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도 매우 훌륭한 복지국가이지만 노르웨이가 특별하게 각인되었다.

 

'도시개발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은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배웠다.

그리고 노르웨이 오슬로(Oslo)에서는 '사람이 사는 도시의 모범'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잘 사는 나라는 시스템이 견고하다는 것이 나의 4년 외국생활에서 내린 결론이다.

새 것도 아니다. 빠르지도 않다. 겉이 번지르르 하지도 않다.

하지만 잘 사는 나라들은 강하고, 튼튼한 유무형의 시스템을 구축해서

도시가, 더 나아가 나라 전체가 돌아가고 있다.

외국에 대한, 외국인에 대한(사람은 다 똑같다!!), 외국 사회/문화에 대한 

모든 환상이 이미 거두어졌기 때문에

나는 외국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얻었다.

 

......

 

 

오슬로 풍광을 조망하기 위해서 100년의 역사를 가진 유명한 스키점프대(스키박물관)를 

방문했을 때 도심에서 탑승한 전차는 점차 비탈진 산을 오르며 운행했다.

허름한 전차역들은 우리의 버스정류장과 같은 격인데 시설은 소박했다.

작은 역에서 사람들이 내려 바로 옆 숲속의 집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적어도 나에게는 이상적이었다.

산 속 숲까지 대중교통이 적절히 들어와있고,

평지가 아닌 산에서도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도심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

 

 

노르웨이의 자연은 스위스와는 또 다른 매력을 품고 있었다.

한 여름에도 겨울 스포츠를 경험할 수 있는 내륙의 매력도 상당했다.

더운 도시에서 출발한 기차가 눈이 덮힌 산 정상부를 두어 시간 달리는데

몸도 마음도 정화가 되면서 한편으로는 이런 대단한 철로와 기차 산업이 존경스러웠다.

스위스의 철로가 거대 암벽을 뚫었다면 노르웨이의 철로는 산 위를 달리는 길을 낸 격이다.

 

오슬로에서 베어겐으로 가는 기차는 해발 800m 정도 지점부터는 눈을 통과했다.

눈이 많이 쌓이는 곳에서는 나무 터널도 통과하고, 또 그런 지역은 역사가 터널 안에 있었다.

이렇게 기차는 산 위로도 사람들을 나르고, 그 곳에서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중교통 본연의 역할을 잘 하고 있었다.






......

 

 

서쪽으로 갈 수록 노르웨이의 전형적인 피요르드 지형이 만드는 협곡을 따라 굽이 굽이 도로가 나 있었다.

내륙 산악지대의 경우 터널도 많지만 협곡을 오르내리는 S자 도로가 많았으며,

모든 대중교통에서 VISA, 마스터카드로 결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꼭 환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어떤 곳이든 사람을 안전하게 데려다 준다는 느낌을 받게 한 노르웨이의 대중교통이었다.



스트린(Stryn)이라는 마을에서 본 택시 승강장


버스 정중앙의 장애인석 + 아가들을 위한 카시트


 

  

나를 적잖히 당황시켰던 곳은 베어겐(Bergen)의 버스터미널.

다음날 행선지의 버스시간 등을 물으러 잠시 나왔다가 직원이 전혀 없어서 놀랐다.

행선지와 출발 시간 등은 터미널의 전광판에서 직접 확인하거나, 인터넷으로 하면 된다.

버스는 정확하게 운행되는데 많은 산악 지역을 이동하는 탓에

더러는 10-20분 내외의 편차는 있을 수 있다고 기사가 알려주었다.




 


......

 

 

노르웨이의 적은 인구 탓도 있겠지만 많은 곳이 무인으로 관리 및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사소한 것에서 서유럽보다 더 업그레이드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율적으로 이루어지는 쓰레기 분리수거도 그러했고,

슈퍼마켓 어느 곳이든 병과 캔을 환불하는 곳에는 손을 씻을 수 있는 개수대가 있었다.

독일에서도 병을 기계에 넣다보면 때로는 소량의 액체가 손에 묻곤 했는데

이런 것을 배려한 모습이었다.






자연과 도시의 여행에서 좋은 느낌을 많이 받은 노르웨이였고,

이 나라는 다시 시간을 내어서 1달간 자동차 여행을 하면 좋겠다는 부푼 계획을 세우게 만들었다.

요즘, 블로깅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인데 오늘은 잠시 시간을 내어 몇 자 적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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