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일반적인 쓰레기 분리수거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단독 주택 등은 집주인이 작은 통을 직접 관리해야 하지만
빌라나 단지형 주택에 사는 경우에는 일정한 곳에 있는 통에 분리수거를 하면 된다.
집 앞에는 4개의 통이 놓여있다.
노란색은 플라스틱, 파란색은 종이류, 검은색은 일반 쓰레기,
그리고 내가 거의 사용할 일이 없는 갈색 뚜껑은 정원용 식물과 과일껍질용.
각종 가전과 가구 등의 대형 쓰레기는 특정일에 내어놓으면 알아서 치워준다. (관할 주마다 다를 수 있음)
그리고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분리수거는 환불이 되지 않는 병에 대한 것이다.
빈병의 재활용과 분리수거가 가장 잘 이루어지는 곳이 독일이라고 한다.
병에 든 음료를 구입한 슈퍼마켓에서 병값을 환불받을 수 있는 기계가 모두 들어가 있고,
편의점 같은 곳에서도 빈병을 가져가면 환불받을 수 있다.
맥주병과 알루미늄캔 및 플라스틱병 등은 슈퍼마켓 기계에 넣은 후
카운터에서 환불을 받으면 되는데
와인병과 각종 식품이 담긴 투명색 병은 분리수거함에 따로 넣어야 한다.
동네마다 분리수거용 대형통이 놓여져 있는데
작년부터인가 내가 사는 도시에서는
분리수거 대형통을 매립형으로 바꾸는 공사가 진행되었다.
공사 참 더디게 하는 독일에서 그 공사가 끝났을 때의 모습은
주변을 한층 더 깔끔하게 바꾸어놓았다.
자주 지나다니는 공원에서도 분리수거통을 매립식으로 공사하였다.
공원에서 많은 사람들이 먹고 놀기 때문에 이런 분리수거는 필수여야 한다.
독일이라고 사람들이 대단히 공중도덕에 대한 인식이 높지는 않다.
사람사는 곳은 다 똑같아서 쓰레기 무단투기도 있고.
놀고 간 자리가 아주 엉망인 곳도 많다.
하지만 이런 분리수거 시스템만은 칭찬해 주고 싶다.
병을 넣을 수 있는 주입구만 지상으로 내어놓고, 큰 통은 지하에 넣은 형태이다.
병은 갈색, 투명색, 초록색으로 분리해서 넣으면 된다.
병은 아래에서 당연히 깨진다. 그러니 살살 넣을 필요는 없다.
병을 수거할 때 보면 주입구에 있는 고리를 잡고 들어올려
지하로 매립한 큰 통을 들어낸다.
그리고 특히 공원에는 고기를 구워먹은 후 남은 재를 처리하는 분리수거통이 있다.
고기와 술의 나라 답게 남녀노소 불문하고 어찌나들 잘들 구워먹고 마셔대는지...
보기만 해도 취하고, 고기에 질려간다.
개인적으로 재를 버릴 수 있는 분리통은 아주 아주 바람직한 것 같다.
세상 어디나 진상과 양심없는 사람들은 있게 마련이어서
가끔 폐가전과 같은 쓰레기가 아무데나 덩그라니 버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번은 자전거를 타고 자주 지나다니는 길목에 여행용 트렁크가 버려져 있었다.
공원에서 그런 버려진 트렁크를 보면 덜컥 겁이 난다. 토막 시체 유기?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나만이 아니었던 것 같다.
지나던 다른 독일 사람들도 그 트렁크를 지나칠 때는 꽤 자주 눈길을 주었다.
어느 날, 한 할머니가 자전거에서 내려 트렁크를 건드려 보고, 살짝 열어 보았다.
그리고는 별것 없었던지 그냥 '흥'하고 지나가 버렸다.
긴장하며 쳐다보던 나도 피식하고 웃었다.
더 시간이 지났을 때 그 길목의 큰 트렁크는 누가 치웠는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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