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좋은 기억

크리스마스 시장

스콜라란 2014. 12. 24. 01:30




이번 가을에는 거의 산책이라는 것을 하지 않았다.

가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르게 그냥 시간을 보냈다.

어제 오후, 시내 크리스마스 시장이 문을 닫기 전에 둘러봐야지라는 생각으로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조금 전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11월 중순 경에 찍은 동네 풍경이 있었다.

주말 늦은 오후에 한번은 동네를 거닐며 찍었던가 보다...








12월의 날씨는 정말 우중충함의 연속이었다.

단 하루도 화창한 겨울하늘이 열리지를 않았으니 말 다했다.

독일에 와서 한번도 매서운 추위를 경험하지 못했는데 이번 겨울도 마찬가지일 듯...

연일 비만 내리고, 오후 4시가 되면 그 먹구름 속에서 밤이 시작된다.


오후 3시 경에 집을 나섰다.

대성당 앞에 있는 시장이 T 잡지에서 선정한 유럽의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시장으로 

뽑힌 것을 얼마 전에 읽은 후 다시 내 눈으로 확인차 외출하였다.

불신 가득한 사심이 너무 티가 났는지 안개비가 흩뿌리면서 사진 찍기가 쉽지 않았다.

내가 아는 한 이 도시에서만 크리스마스 시장이 5군데에서 열린다.

크리스마스 시장이 상당히 활성화된 도시라는 뜻이다.

그러나 한국에 살 때보다도 더 인파에 묻히는 것이 싫어진 탓에

사람들과의 부딪힘이 가장 적은 길로만 걸었다.








대성당 앞의 크리스마스 시장.

T 잡지에서 올려놓은 사진은 높은 곳에서 찍었기에 더 멋있었겠거니 생각했다.





요즘은 내가 걷는 유럽의 평범한 길들이 내 인생에서 다시 오지않을 시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20년 전에 배낭을 짊어지고 캐나다를 우에서 좌로 "대충" 횡단하고 난 후

서울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전, 몇 년 안에 다시 이곳에 오겠다고 다짐했으나 

나는 그 후로 캐나다행 비행기를 탄 적이 없다.

그러니 (1) 지금 (2) 여기서 즐기는 것이 삶의 질을 최상으로 높이는 것일 터!

합리화를 충분히 한 후 내 자신을 설득하여 사람들이 붐비는 시장 안으로 들어섰다.

앞 사람의 어깨를 보며 밀려다녀야 하지만 이런 경험들도 사치일 수 있기에...  













대성당 앞을 벗어나 옆의 시장으로 이동하였는데

집에 가기 위한 전차를 타러 가는 동선이기도 했지만

이곳에서 파는 감자전은 정말 맛있기 때문이다.

영상 10도 정도의 습한 날씨에 표면이 물로 덮힌 이이스링크에서 사람들을 구경한 후

저녁으로 먹을 감자전을 6조각(기본 3조각)이나 사왔다. 당연히 사과 소스를 추가하였다.

독일 인간들이 그야말로 불친절해서 그렇지 어디서건 포장 하나는 잘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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