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좋은 기억

문화 차이의 스트레스를 느끼기 시작

스콜라란 2014. 3. 16. 02:18


문화 차이란 단순한 차이일 것이라고 생각했었고,

그것은 무조건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그냥 넘어가야 한다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그 문화 차이를 나와 직접 관련된 일로 겪어보니까 여간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지난 몇 개월 개인적인 일이 좀 있었고, 외국 생활을 다시 한번 고려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여러 상황과 경우에서 문화 차이라는 것은 참 많았다.

그 중 사소한 것 하나... 

독일에서는 한낮에 굉음을 울리며 나무를 다듬는 일이 잦다.

워낙 정원 가꾸기에 성의를 쏟기 때문이기도 하고, 온갖 식물들의 자라는 속도가

우리나라와는 차원이 다르게 빠르므로 제때 손을 봐주지 않으면 숲이 되고야 만다.

작년 가을에도 그렇게 며칠을 시끄럽게 단지 내 관리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매우 새로운 청소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는데 보도블럭 자체를 씻어내는 모습이었다.





돌을 뭔가로 문지르는 방법이 아니라 강압의 물을 쏘아서 때를 벗겨내는 형식이었다.

그런데 이 소음이 만만치 않아서 창문을 열어둘 수가 없었다.

며칠을 그러더니 갑자기 조용... 그 때가 10월 중순.

이런 청소까지 하나 싶어서 사진 한장 찍어뒀더니 그 다음날 부터 청소는 완전 중단되었다.


지난 겨울 동안 서유럽은 유래없이 따뜻했고, 

서부 지역은 초겨울 몇 번을 제외하고는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지도 않았다.

그리하여 단 한번도 눈이 내리지않았기 때문에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눈 구경 없이 겨울을 온전히 보내버렸다.

덕분에 겨울 내내 매일 매일 흑백의 바닥을 보면서 살았고, 

저렇게 청소를 하다말고 그만둘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청소가 멈춘지 5개월이 지난 지금은 3월 중순.

내가 살고 있는 블럭의 바닥 청소가 굉음이 내며 다시 시작되었다.





내가 문화를 이해하는 폭이 좁은 것인지, 이런 상황이 나에게는 참 대단하다 싶다.

낭만적이지도, 너그럽지도 않은 성격의 독일 사람들에게 이런 상황이 괜찮다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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