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좋은 기억

합리적인 가격

스콜라란 2013. 12. 30. 08:35


물건을 산다는 것은 내 돈을 교환하는 것이고, 돈의 가치가 사려는 물건의 질을 반영한다.

독일의 공산품에 대한 모든 가격은 전~반적으로 합리적이다. 지금까지의 내 결론은 그렇다.

옷이나 아웃도어 장비를 살 때도 질에 비해서 지나치게 비싸다던가 하는 그런 가격은 없다.

우리나라에서 터무니없이 비싸게 파는 물건들도 독일에서는 다른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고개 

끄덕여질만한 가격의 텍을 보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독일 시장에서는 소위 거품이 가득 낀 

이상한 명품이 자리잡지 못하는 듯 하다. 오늘 어떤 장비의 작은 소품을 구입하면서 좀 비싼 

제품을 구입하였는데 제품의 질에 비춰보면 적정한 가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먹고사니즘에 필수적인 슈퍼마켓은 독일 안에서 (내 생각에는) 4개 정도의 등급으로 나뉜다. 

대형 슈퍼마켓마다 경영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모 회사(슈퍼마켓)가 대량으로

저렴하게 물건을 공급하는 자 회사(슈퍼마켓)를 운영하기도 하므로 소비자인 내 눈에도 등급이 

체감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Penny라는 슈퍼마켓은 Rewe와 같은 회사이고, Edeka와 

Netto도 모기업은 동일하다. 이 4등급의 슈퍼마켓 오너들은 물론 독일의 내노라하는 재벌이다. 

그런데 경영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경쟁하면서도 각자의 영업 수익을 내는 듯이 보인다. 내가 

독일에서 집을 구할 때 홈그라운드에 어떤 슈퍼마켓이 입점해 있는가가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다. 

바이오라는 이름을 내건 슈퍼마켓이 별도로 있기도 하고, 노인들이 선호하는 슈퍼마켓도 있다.



    

 

    

(이상의 몇 가지 독일 슈퍼마켓 로고는 인터넷 회사 사이트와 위키피디아에서 발췌하였음)


 


우선 각 등급의 슈퍼에 들어가면 물건의 진열 형태가 다르다. 위로 갈 수록 우리나라 슈퍼마켓

스타일의 진열 형태를 띄고, 매우 세분화된 먹거리를 볼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치즈나 양념

코너에 가면 항상 긴장하게 된다. 이 많은 것 중에 어떤 것을 구입해야 할지가 나에겐 숙제다.

아래 등급의 슈퍼마켓은 박스채로 진열을 한다. 매일 매일 사람들이 먹는 빵, 우유, 고기 등은 

언제든 구입이 가능하지만, 기타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다면 그때 즉시 구입하는 것이 좋다. 

지난 번에 괜찮은 물티슈를 너무나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는데 다음에 또 사야지라는 

생각으로 갔다가 그 물건은 흔적도 볼 수 없는 경우가 있었다. 대량의 물건이 매번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한번 빠지면 언제 다시 자리를 채울지 모른다.


4개 등급의 슈퍼마켓은 지역의 경제적 및 주거환경에 따라서 입점되는 규모나 성격이 다르다. 

물론 어떤 도시나 지역에 따라서는 특정 슈퍼마켓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기도 하지만, 도심일 

수록 주택가가 밀접되어 있을 수록, 유동인구가 많은 경제구역 등에 따라서 특정 브랜드의 

슈퍼마켓이 비중있게 들어와있다.

그리고 이 슈퍼마켓들이 재미있는 것은 같은 브랜드, 같은 제품의 물건이 들어와도 슈퍼마켓에 

따라서 물건의 질과 가격이 다르다. 나는 항상 지역에서 생산되는 바이오 딱지가 붙은 계란을

사먹는다. 포장은 동일하지만 A슈퍼마켓에서 살 때는 알이 굵고 가격이 좀 높다. 그러나 B에서 

구입하면 달걀의 알 크기가 귀엽게 작아지고 가격도 저렴해진다. 같은 물건을 어디서 파는냐에 

따라서 가격을 달리 책정하는 것이 아니라 질에 따라서 합리적인 가격 책정을 하고 있음을 

감하게 된다. 옆 나라, 벨기에와 네델란드만 해도 이런 느낌이 안오는데 독일의 가격 정책은 

역시 합리적인 것 같다. 생활하면서 느낀 독일의 장점 중 하나다.


외국인인 나에게 안좋은 점은 독일에서 1유로는 미국의 1달러이기 때문에 같은 물건이 있다면

미국에서 구입하는 것이 훨씬 저렴해지는 상황이다. 독일 아마존에서 200유로(30만원) 정도의 

뭔(?) 물건을 하나 봐두었는데, 미국 아마존에서는 200달러(21만원)이다. 독일로 배송을 해주는

경우라면 배송비까지 고려해서 미국에서 주문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 외국인이기에 환율 생각을 

안할 수는 없다. 특히 전자제품은 미국에서의 쇼핑이 가장 저렴하다.



PS. 한국 브랜드의 전자제품. 왜 국내에서는 그리 비싸게 파는지 납득할 수가 없다. 국내에서는 

고가 브랜드, 외국에서는 그저그런 브랜드 전략인가?  한국으로 들어오는 해외 브랜드. 가격이 

너무 지나치게 비싸다. 그래도 팔리니 할 말은 없지만, 기업 문화도 소비 행태도 좀 후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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