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리 섬은 맑은 태양빛으로 더 없이 유명한 곳이다.
과일음료 카프리 썬(오리지날은 독일의 카프리 존네)의 카프리가 바로 이 카프리 섬을 말한다.
그런데 날씨 때문만이 아니라, 나는 솔직히 기대를 하지 않고 섬에 들어왔다.
며칠 전에 그리스 산토리니에 갔다오기도 했고, 카프리는 접근성이 좋아서 그만큼 인기가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카프리 섬에서 4시간 밖에 체류하지 않았고, 곳곳에 한국사람들이 많은 곳이었다.
내가 다도해의 어느 섬에 와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카프리 섬의 두 마을, 카프리(Capri)와 아나카프리(Anacapri) 중 카프리(Capri) 마을 앞에 항구가 있다.
카프리 마을에서 보이는 산 너머가 아나카프리 마을이고,
왼쪽 봉우리가 리프트를 타고도 올라갈 수 있는 솔라로 산(Monte Solaro, 589m)이다.
소렌토에서 일정이 연착되면서 마음이 급해진 나는 다른 여행객에게
신속한 이동을 위해서 아나카프리 리프트 승강장까지 같이 택시를 타자고 제안하였다.
그리고 배에서 내리자마자 택시를 탔다.
항구에서 카프리 마을로 올라가는 유료 케이블카(Funicolare) 승강장
택시 탑승은 번잡함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시간을 줄이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택시는 신속하게 절벽길로 오르며, 뒤로는 카프리(Capri) 마을을 보여주었다.
구글 위성지도에서 아나카프리 마을에서 탑승한 리프트의 이동경로(붉은선)를 확인해 보았다.
빠르게 도착한 리프트 승강장에서 얼떨결에 바로 리프트에 탔는데
타기 전에 소지품을 가방에 잘 넣는다거나 등의 준비를 하고 타야 한다.
중간에 물건을 떨어트려서 걸어 내려와 찾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리프트 탑승이 상당히 공포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글을 읽었는데 그냥 저냥 재미있었다.
솔라로 산, 전망대에 도착
아나카프리(Anacapri) 마을
리프트에서 보는 이 마을이 아름답다라는 글을 많이 읽었는데... 뭐가 아름다운지(?) 모르겠다.
좀 낙후된 섬 마을의 가옥들, 딱 그 정도였다.
날씨가 맑았다면 절벽 아래의 더 없이 푸른 바다에 흰색 배들이 떠있었을 것이다.
카프리(Capri) 마을
많은 한국분들이 있어서 계속 우리말이 들렸고,
이상하게 세월호 생각이 많이 나면서 한참을 앉아있었다...
아나카프리 마을에서 잠시 서성이다가 카프리 섬의 명물인 미니 버스를 타고 카프리 마을까지 내려왔다.
카프리 마을을 잠시 둘러본 후
공예품 가게에 들러 구경을 하다가 카프리 섬 조각품을 기념품으로 하나 구입하였다.
카프리 마을의 중심부인 움베르토 광장(Piazza Umberto)의 시계탑, 이곳이 케이블카 승하차장(?)이기도 하다.
오른쪽 뒤로 살짝만 보이는 흰색 건물이 성 스테파노 교회(Chiesa di Santo Stefano)
움베르토 광장에서 케이블카를 타지 않고, 항구까지 걸어서 내려왔다.
어느 한적한 어촌 마을을 걷는 느낌이었을까?
저녁시간이 가까워 오는데도 여전히 붐비는 항구
날씨가 좀 맑아지면서 다음날부터의 여행객들은 푸른 카프리 섬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랬다.
시작은 촉박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상당히 여유롭게 여행을 마치게 된 카프리 섬
카프리 섬에서 약 50분을 승선한 후 나폴리 항에 도착하였다.
나폴리 항구에서 흐리게 보이는 베수비오 화산
그리고 나는 나폴리 항구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동안
나폴리 도심의 슬럼화된 모습과 길거리의 사람들을 보며 충격을 받았다.
정치 부패가 이어지면서 빈부 격차와 도시 간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 이탈리아라고는 하지만
나폴리가 이 정도일 줄은 직접 보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세계 3대 미항은 어디에?
익히 들어서 예상은 했지만 실제로 내 눈에 보이는 나폴리는 그간 유럽에서 보던 그런 도시가 아니었다.
대로변의 주유소 모습도 유럽의 도시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나에게는 너무 충격적이어서... 잠시라도 나폴리 시내를 둘러볼 마음이 들지 않았다.
진심, 여자 혼자서 배낭여행을 할 곳은 아니었다. 나... 폴... 리...
전차에서 내린 후 신속하게 역으로 이동하여 기차표를 끊고,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나폴리 중앙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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