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하우젠(Schaffhausen)에는 유명 스위스 시계브랜드인 IWC의 공장이 있다.
이곳이 독일어 권역이라서 아이더블류씨를 '이베체'라고 읽는다.
IWC, 국제시계회사(International Watch Company)
샤프하우젠 무노트 요새에서 바라왔을 때 라인강변에 있는 유리건물이 '이베체' 공장이다.
이 공장에 '이베체' 시계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작은 박물관(유료)이 있다.
공장은 라인강에 접해있고, 작은 버스정류장 이름도 '이베체'이다.
샤프하우젠 기차역에서 일하는 분들도 '이베체' 시계를 많이들 착용하고 있었다.
반대로 돌아왔을 때 '이베체' 박물관 입구는 수도원 건물과 마주한다.
평일에는 오후 3~5시에 박물관을 잠시 오픈한다.
건물 1층 좌우 두 개의 룸을 박물관으로 꾸며놓았고, 나머지는 모두 '이베체' 시계를 만들고 있는 공장이다.
시대 순으로 '이베체'의 대표 시계들을 전시하고 있고,
어떻게 어떤 시계를 만들어왔는지를 시청각 자료로 보여준다.
신상품은 전시되어 있지 않고, 박물관 자체는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이베체'는 1868년에 미국 보스턴에서 온 시계공 Florentine Ariosto Jones(1841-1916)가 만든 회사이다.
그는 미국 시장을 겨냥하고 고가의 회중시계를 만들기 위해 이곳 샤프하우젠에 공장을 세우고 시계 제조를 시작했다.
1884년 첫 제품이 나왔는데 바늘시계가 아니라 디지털 회중시계였다.
현재 '이베체'는 남성용 시계만을 만들고 있는데 초기에는 작은 여성용 회중시계와 손목시계도 생산하였다.
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서는 군용 시계를 생산하였고,
자동차경주용, 항공용, 스킨스쿠버 및 요트를 위한 테마별 손목시계를 제작하였다.
1980년에는 세계 최초로 티타늄을 사용한 시계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자동차 제조사인 포르쉐와의 디자인 공조도 있었고,
최근(2013년)에는 메르세데스 AMG F1 팀과 함께 협력하여 엔지니어 컬렉션을 선보였다.
1939년부터 생산을 시작해서 아직도 대중적 인기가 많은 컬렉션인
포르투기저(Portugieser) 시리즈는 '이베체'를 대표하는 가장 전통적인 디자인일 것이다.
또한 계속해서 한정판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는데
예를 들면 찰스다윈연구소와 갈라파고스 군도를 기념하는 아쿠아 컬렉션이 현재 시장에 나와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남성용 예물 시계로도 인기가 있는 '이베체'의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이 좀 있었다.
나 혼자 썰렁하면 어쩌나하는 걱정을 했었는데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다.
그리고 박물관에 만족들을 못하는지 바로 옆에 있는 부띠끄를 둘러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무래도 최근 신상품들을 직접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나 또한...
아쉽게도 부띠끄는 문을 열지 않았다.
관을 둘러본 후 사전보다도 더 무거운 '이베체' 2014/2015 컬렉션 책자를 하나 받아왔다.
책자 안에 '이베체' 신상품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이베체'의 기술력 및 역사가 고스란히 정리되어 있다.
디지털 시계가 모든 아날로그 시계회사의 공공의 적이 되어버린 시대에
과연 스위스 시계 브랜드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남을지를 지켜볼 생각이다.
곧 출시될 애플의 아이워치는 세계적인 고가 시계회사들에게도 여간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얼마 전에 스위스 바젤에서 시계박람회가 열렸는데
공통 주제가 디지털 시대를 어떻게 이겨나갈 것인가였다고 한다.
샤프하우젠 여행 중 시간을 내어 작은 '이베체' 박물관을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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