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에서 기차를 타고 니스 방향으로 10분만 이동하면 앙티브(Antibes)에 도착한다.
모나코에서 3개의 박물관 중 하나를 저울질 하다가 칸 옆에 있는
앙티브의 피카소 박물관(Musee Picasso)을 선택하였다.
앙티브 역 앞에는 요트들이 정박해 있는 앙티브 항구가 있고
구글 위성 지도를 보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 것 처럼 선착장을 따라서 걸었다.
그리고는 큰 성곽을 마주했으며 이 성곽 안쪽에서 바닷길을 따라서
조금 더 걸으니 피카소 박물관이 나왔다.
특별한 기대 없이 도착한 작은 마을이 기대 이상의 서정적인 느낌을 주었다.
여행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비록 날씨는 흐렸지만, 바다는 그 나름대로의 매력을 갖고 있었다.
딱 걷기 좋았던 선선한 겨울 바람.
이 성의 원래 이름은 그리말디 성(Grimaldi Castle)이다.
일대의 모든 지역(모나코 등)을 옛날에는 그리말디 가문이 통치(지배)했기 때문에
사람의 이름에도 그리말디, 지역명에도 그리말디, 건축물에도 그리말디가 자주 등장한다.
그리말디 가문은 그리말디 성이라는 이름으로 1608년까지 이 성을 소유하였고,
1925년부터는 앙티브 시의 소유가 되었다.
1944년부터 1953년까지 피카소는 프랑스 여류화가이자 작가인 Francoise Gilot과 함께 지냈고,
당시에 칸과 앙티브의 중간에 있는 골프-주엉(Golfe-Juan)에서 살았다.
1946년 큐레이터 Dor de la Souchere는 피카소에게 이 성을 아틀리에로 사용할 것을 권유하였고,
피카소는 수락하였다. 그리하여 1946년 9월부터 11월까지 이 성에서 열정적인 작업을 하였다.
이후에 피카소는 파리로 떠났다.
사방으로 바다가 보이는 아틀리에에서 피카소는 23개의 회화와 44개의 스케치를 남겼다.
이 때의 작품들을 바탕으로 지금까지도 전시가 계속되고 있다.
1948년 9월 7일 처음으로 피카소가 남긴 작품을 바탕으로 전시가 시작되었고,
1966년 12월 27일에 그리말디 성이 피카소 박물관으로 명명되었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는 성의 내외부를 전체적으로 개조하였다.
성수기를 제외하고 낮 12시부터 2시까지는 문을 열지 않는다. 성인 입장료 6유로.
바다를 좋아하고 피카소를 사랑한다면 이 박물관에 한번 들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유명한 작품들은 없지만 그래도 그의 아틀리에에서 피카소가 직접 그린 그림을 보는 재미는 분명하다.
이 외에도 내가 방문했을 때는 미국 사진작가 David Douglas Duncan이 남긴 피카소의 모습과
러시아 태생의 프랑스 화가 Nicolas de Stael의 추상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박물관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이 안되고 성 안의 테라스에서 몇장 담아보았다.
박물관 내외부가 모두 바다와 잘 어울리고 정갈한 느낌을 주었다.
인근의 골목길들도 깨끗하고 한적했다. 밤이 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차가 지나다니는 것을 제외하곤 매우 조용한 시골 동네였다.
바다 안쪽으로는 옛 모습이 남아있어서 관광객들은 주로 그쪽에 많이 있었다.
구름 가득했던 하늘이 열리는 모습도, 강태공의 낚시 풍경도 잘 어울리는 바다였다.
작은 해변에서 보는 그리말디 성(피카소 박물관)
정면의 요새는 16세기에 별모양으로 지어진 건축물이다.
앙티브 역
모나코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 외국 박물·미술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위스| 샤프하우젠(Schaffhausen), IWC 박물관 (0) | 2015.03.12 |
---|---|
스위스| 다보스(Davos), 키어히너 미술관(Kirchner Museum) (0) | 2015.03.09 |
독일| 브륄, 막스 에른스트 박물관(Max Ernst Museum) (0) | 2014.10.26 |
네델란드| 로테르담, 보이만스 반 뵈닝엔 미술관(Museum Boijmans Van Boeningen) (0) | 2014.08.13 |
독일| 바일 암 라인(Weil am Rhein), 비트라 캠퍼스(Vitra Campus) (0) | 2014.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