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전역의 트래킹 구역을 설명하는 어느 책에서 눈이 확 돌아가는 사진을 하나 보게 되었다.
강원도 영월의 한 지형을 본줄 알고 화들짝 놀랐다.
그리고 지난 주중의 하루, 책에서 본 곳을 꼭 가보고 싶어서
서쪽에 있는 독일에서 가장 작은 주 '잘란드(Saarland)'로 가는 완행 열차를 탔다.
독일 서부의 모젤강을 따라 달리던 기차는 어느덧 강폭이 넓지않은 자르(Saar)강을 따라 가고 있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잘란드의 느낌은 우리나라 강원도와 비슷했다.
그리고 4~5시간의 지루한 열차에서 겨우 내릴 수 있었다.
메트라흐(Mettlach)라는 작은 역에서부터 쉽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사진에서 본 곳으로 들어가는 대중교통이 주중에는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고,
버스기사는 봉고차를 가리키며 '작은 버스'를 타보라고 말해주었다.
그래서 얼떨결에 봉고차를 타게 되었고, 안에는 어린 학생들이 가득했다.
그 지역에 외국인이 거의 없어서인지 너무들 나를 신기하게 쳐다봐서 아주 민망했다.
그래도 아이들이라서 그런지 뭘 물어보니까 잘 듣고, 설명은 해주려고 하는 모습들이 귀여웠다.
봉고는 2시 정각에 출발해서, 언덕을 오르고 올라서, 15분 후에 해발 250m 정도의 어느 마을에 닿았다.
기사 아저씨도 내리더니 나에게 왼쪽으로 꺽어들어가면 된다는 친절한 설명까지 해주었다.
그곳에는 요양원, 휴양지, 병원 같은 건물들이 많았고, 한국의 어느 콘도 구역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하지만 예상한 것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되었고, 너무 외진 곳이면 어쩌나했던 기우는 정말 착각이었다.
이리하여 비탈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고, 노인분들이 여럿 산책을 하고 있었다.
중간에 가족들을 위한 쉼터와 아이들을 위한 자연 놀이터 등이 잘 어우러져 있었다.
도착한 전망대에서 보이는 풍경이다.
책에서 봤던 그 장소 자르쉬라이페(Saarschleife), 영월의 동강이 휘갑고 지나는 '한반도 지형' 비스꾸리한...
자르강이 지나는 이곳은 잘란드 주의 주요 트레킹 코스 중 하나이며,
단풍이 예쁜 가을에 왔어야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날씨가 좋지않은 날 와서 보게 되었다.
산 주변을 걷다가 다시 버스를 타러 나오면서 일대 요양원과 휴양원을 한 컷 담아본다.
한국에도 이런 조용한 곳에 노인과 아픈 사람들을 위한 시설들이 많아야 할텐데...
외국인이 없는 곳이라서 유치원 꼬마들마저 쑥덕거리며 나를 계속 쳐다보는데
이런 시선들은 정말 어색하고, 불편하고, 난처하다.
그리고 버스는 오지 않았다.
이곳을 지나는 버스는 아침에 2~3번, 오후에 2~3번 거의 통학용으로 운행되는 것이었다.
그래도 당황하지 않고, 동네 노인들의 협조로 잘~기다려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대중교통으로는 가기가 매우 힘든 곳의 간단한 여행을 '우연히' 잘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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