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 여행·소풍

영국, 웨일즈| 스노우돈(Snowdon) or 스노우도니아

스콜라란 2012. 11. 2. 00:04

 

웨일즈는 영국의 서쪽에 있는 지역이다.

1543년에 영국으로 행정이 편입되었고, 고유의 웨일즈 언어와 문화가 퇴색되었다.

그러나 현재에도 웨일즈어를 지키려는 학계의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웨일즈 전역의 간판/이정표 및 기차와 버스 안에도 영어 외에 웨일즈어를 같이 표기하고 있다.

 

이번에 큰 기대를 하고 방문한 곳은 웨일즈 지역에 있는 산이다.

웨일즈어로 스노우돈(Snowdon), 영어로는 스노우도니아(Snowdonia)라는 이름의 산인데

높은 산이 없는 영국에서 가장 높은 1085m이며, 영국인들이 사랑하는 국립공원이라고 한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나에게는 사랑을 못 받았다.

 

 


 리버풀에서 웨일즈의 뱅거(Bangor)라는 작은 도시로 가는 기차에서도 바다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비도 그치고, 평화로운 영국의 자연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번 웨일즈의 스노우돈 여행에서는 아저씨들의 도움이 컸다.

이정표나 안내가 자세히 되어있지 않은 영국에서는 여행 중 불편함이 많았다.

계속에서 영국과 독일을 비교하게 되면서 나는 더 피곤해졌다.

뱅거 역에서 란베리스(Llanberis)로 가는 버스를 타야하는데 아무런 안내가 없었고,

이리저리 하다가 옆 앞의 버스정류장에서 무작정 버스를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85, 86번 버스가 란베리스(스노우돈 국립공원)으로 들어간다.

버스요금은 왕복 3~4프랑이어서 비싸지는 않았다.

그런데 버스를 타는 시간만 40분~1시간 정도 소요된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여행이 굉장히 길어지고, 지루해질 수 있다.

이 지역의 시골마을을 다 들리는 버스 안에서는 우두커니 밖을...

 





 

스노우돈 국립공원의 종점역에서 내리면 기차를 타는 곳이 두 곳이다.

하나는 호수 주변을 도는 코스이고, 제가 탄 것은 1896년부터 운행한 산악열차이다.

석탄을 때워서 운행하는 꼬마 증기기관 열차. 

 




 는 12시 기차를 예약하고 갔는데 이 기차를 타려면 예약이 필수인 듯.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많았다...

 




 동네 일대에 가스 냄새가 진동한다. 잘 아시다시피 방구 냄새 같은...

열차는 한 량으로 되어있고, 올라갈 때는 기관차가 뒤에서 밀고, 내려올 때는 앞에서 끈다.

 



한줄에 4명씩 앉기에는 자리가 비좁아서 육중한 옆사람을 만나면 피곤하다.

꼬마기차가 엄청난 소음을 내면서 산을 오른다. 

 











 걸어서 산을 오르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 드넓은 곳에 증기기관차의 굉음이 쩌렁 쩌렁 울린다.

 



 기차 안에서 나는 이것이 영국의 민밋한 자연이구나만 느꼈다.

나에게 큰 감동, 이런 것은 없었는데, 탔으니 그냥 올라갈 뿐이었다. 

 






 기차 탑승시간은 편도로 1시간 정도 걸린다. 30분 정도가 지나면 출발지에 있었던 호수도 보인다. 



 



 산 중턱에도 귀여운 호수가 하나 보이고, 정상부는 구름이 덮고 있어서 구름 속으로 진입...

 



 

산 정상에 도착해서 기차에서 내릴 때 직원이 상당히 불친절하게 막말을 했다.

시끄럽게 떠들지 말고, 자기말 들으라는 것인데

요는... 30분 후에 기차는 다시 내려가고, 그 기차를 안타면 내려올 때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결론적으로 이해할 수는 있지만, 좋지 않았다. 자유시간이 단 30분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산악열차로 하는 전체 여행시간은 총 2시간 반이 걸린다.

1시간 오르고, 30분 정상에서 쉬고, 다시 1시간 동안 하산!

 

내가 이곳에 두번 다시 올 일은 없겠지만 ㅋㅋ, 특별히 권하고 싶은 여행지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걸어서 오르고 하산하기에는 나같은 배낭족에게 시간이 부족하고...

 

정상부도 증기기관차 때문에 방구 냄새가 계속 나고, ㅋㅋㅋ

식당과 기념품을 파는 건물 안에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건물 뒤가 산의 정상이다. 몇 걸음 옮기면 바로 정상... 

 

 




가장 먼저 눈이 내린다는 의미의 스노우돈/스노우도니아 답게 눈이 내렸다.

 







 이끼로 덮힌 주변을 서성였다. 날씨 때문도 있겠지만, 특별함은 없는 곳이었다.

계속해서 나의 평가는 민밋함이었다.

 




 걸어서 내려올 생각이 아니라면 원래 기차를 타고 내려가는 것이 좋겠다.

다른 열차는 자리를 보장하지 않는다(No Guarantee)고 어찌나 소리를 치던지... 참 나!

아마 정상부에서 더 버티다가 걸어서 내려오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내가 내려오는 기차를 탔을 때도 자리가 없어서 근심 가득한 여행객들이 있었다.

 




증기기관차를 타보는 자체의 경험은 좋겠지만, 너무 시끄럽고, 풍경은 단조롭고...

영국의 최고 국립공원이 이 정도란 말인가...?

 






하산했을 때 '나는 왜 즐겁지 않은가'에 대해서 깊이 고민. ㅎㅎ

호수 둘레를 도는 기차를 바라보며, 호숫가를 걸어보겠다는 애초의 생각도 사라지고...


 




일대는 예전부터 탄광지역이었다. 웨일즈 곳곳에 이미 폐쇄된 탄광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다시 뱅거 역으로 가기위해 정류장에 서있는데 동네 어른들이 나를 보고 말을 걸었다.

타는 곳은 여기가 아니라는 친절한 설명.

건너편에서 차를 기다리는데 아뿔사, 50분이나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

배도 고프고 해서 빵을 사먹고, 다시 돌아와 커피를 마시며 기다는데

왠 89번 버스가 앞에 서더니 할아버지 기사분이 안타냐고 묻는다.

내가 안탄다고 하니까, 어디가냐고 오히려 되묻었다.

"뱅거역이요!"

할아버지, 웃으며 얼른 타라고!!! ㅋ

 

노선은 다르지만 85, 86번 외에 89번도 뱅거 역으로 간다.

 



주택가 쪽은 풍경이 좀 스산했다.

 



 잘 보존되고 있는 웨일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