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 여행·소풍

독일| 카셀(Kassel), 빌헤름스회헤(Wilhelmshoehe) 정원

스콜라란 2014. 5. 25. 22:21



독일 내륙에 위치한 카셀(Kassel)로 들어가는데에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바로 올라가면 상관없지만

서쪽에서 접근하는 나는 직선거리로는 그리 멀지않았는데도

왕복 기차만 8시간 정도를 탑승했으니 간단히 다녀올 곳은 아니었다.

 

카셀은 2차 대전의 피해를 가장 직접적으로 입은 도시였다.

1943년 10월 22일 두어시간 만에 도시 전체가 폐허가 되었다고 한다.

이곳에 나치의 무기 공장과 총사령부 등이 위치하고 있어서

연합군은 수만 발의 폭탄을 투하, 그야말로 융단폭격을 가해 쑥대밭을 만들었다.

 

폐허에서 다시 재건되었기에 도시 전체가 반듯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풍겼다.

그리고 카셀은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

요제프 보이스가 도쿠멘타(Dokumenta)라는 프로젝트 형식의

행위 예술을 펼쳐서 카셀을 위한 레퀴엠을 표현하였고,

명작 미술작품들을 많이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을 2개 보유하고 있다.

내가 카셀에 가봐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회회 작품이 어디 소장되어있는가를

유심히 봤을 때 의외로 카셀 미술관이 자주 검색되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둘러보게된 카셀을 대표하는 장소는 빌헤름스회헤라는 정원이다.

Wihelmshoehe

ICE기차가 내려준 역 또한 '카셀-빌헤르스회헤'라는 역이었고,

옆 앞의 대로변에서 멀리 산이 하나 보이는데 이곳이 바로 벨헤름스회헤 정원.



  

역 앞에서 1번 전차(트램)를 타고 4정거장을 이동하면 빌헤름스회헤 정원 입구에 닿는다.




 전차에서 내려 비로소 상황 파악이 되었다.

플렛한 공원지대가 아니가 산(하비히트 산)이었음...

셔틀버스도 운행 중이긴 했으나 걷기로 했다.





 얼마 걷지 않아 언덕 위의 빌헤름스회헤 성을 볼 수 있었고

이 성의 뒤편으로 들어가자마자 시원한 풍경을 만날 수 있었다.

 


 빌헤름스회헤 정원/공원은 크게 3구역으로 나뉜다.

현재 위치의 (1) 빌헤름스회헤 성, 정상 부근의 (2) 헤라클레스 테라스,

그리고 내려오면서 잠시 둘러보았던 (3) 사자의 성(뢰벤 성)이다.

2013년에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았다.

유네스코가 너무 많은 곳을 인증하는 탓에 이런 타이틀은 별 의미없어 보인다.

지원금 때문에 기를 쓰고 유네스코에 구애를 하겠지만.

 

아무튼 나는 등산 아닌 등산을 해야하는지도 모르고 왔던지라 좀 당황했었다.

 


이탈리아 여행을 했던 카를(Carl) 대제는 그곳에서 정원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1701년에 바로크 양식의 정원을 짓기 시작해서

1717년 정상부의 헤라클레스 동상을 마지막으로 건축을 마무리하였다.

1789년에 프랑스혁명이 발발했을 때, 빌헤름 9세 왕은

이 성에서 혹시 모를 민중들의 반란을 방어하기 위해서 대포까지 설치했다고 한다.

그들만의 왕국을 짓는 것도 어려웠겠지만 그것을 지키는 일과

왕국이 사라지는 것의 두려움도 상당했을 것이라 짐작된다.

 


멀리 보이는 정상부의 헤라클레스 테라스



고전 회화관이 있는 빌헤름스회헤 성에서 다시 헤라클레스 테라스로 걸었는데

정상부근까지 사진도 찍어가면서 약 1시간이 소요되었던 것 같다...

 






 정원 곳곳에 계곡과 폭포가 많이 있는데 모두 인공으로 물을 흘리는 것이다.





 

 

헤라클레스 테라스로 올라가는 길의 계단식 폭포는 한 여름에 물을 흘려보낸다고 한다.



 언덕 어디에서도 뒤돌아 바라보이는 카셀 시내



 헤라클레스 동상으로 올라가는 마지막 테라스는 3유로의 입장료를 내야하는데

뭐하러 올라왔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계단 폭포 위까지만 올라오면 될 듯...


   


   



 카를 대제는 절대권력의 상징으로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거인들을 평정했던

헤라클레스의 동상을 만들어 세웠던 것이다.

빌헤름스회헤 정원 정산에 있는 헤라클레스 테라스에서

거대한 헤라클레스의 뒷모습을 본 후 하산하였다.


헤라클레스 테라스 뒤편은 그냥 평원 (담벼락이 나에겐 너무 높아서 사진의 반이 하늘임)




 내려올 때는 일부러 MTB 코스이기도 한 숲길을 통과하였다.

다른 것은 다 모르겠지만 독일 어디에서도 접할 수 있는

이런 푸르름만은 정말로 인정하고 부럽기만 하다.





잠시 들렀던 사자의 성, 영국식 정원을 모방했다고 한다.






빌헤름스회헤 성 옆에 있었던 작은 야외음악당


이런 색의 조합은 산만한 것인지, 조화로운 것인지...



 독일식 정원/공원을 하나 제대로 감상했던 여행이었다.




 시간이 없어서 시내는 전차를 타고 둘러보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2차 대전의 폭격으로 오랜 도시의 모습은 없고, 반듯하고 모던한 모습을 잘 갖춘 카셀이었다.

 

카셀 시내의 현대미술관 옆에는 그림 형제의 박물관(아래 사진)도 있다.

주변이 공사 중이라 어수선하여 외관 사진만 실어본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동화집 중의 하나인 그림 동화를 쓴 연년생

그림(Grimm) 형제는 카셀에서 30년 정도를 살았다고 한다.


   


 요즘 나는 그림 형제의 전~작품이 담겨있는 책(1812년 1권 + 1814년 2권)을

하나 구해서 틈틈히 들여다보고 있다. (아마존에서 킨들용으로 무료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오리지날 그림 동화의 내용을 알고 경악하게 되었다.

전설과 민화를 바탕으로 쓴 원작의 내용은 대단히 무섭고 끔찍했다.

이후에 아이들에게 적절치 않은 내용이 수정되어 지금의 동화가 되었단다.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