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은 일기예보가 빗나가면서 너무도 화창한 초겨울을 경험할 수 있었다.
밤새 약간의 눈발이 날리거나 아침 햇살이 드리우기 전에 아직 서리가 녹지않은
이 서늘한 기차 밖 풍경은 동부 독일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였다.
드레스덴 중앙역에서 전차로 4~5 정거장을 이동하면 멋진 중세 건물들의 중심인
극장 광장(테어타플라츠)역에서 내릴 수 있다.
젬퍼 오페라하우스(아래) 옆에 큰 건물이 있는데 드레스덴에서 가장 유명한 쯔빙어(Zwinger) 궁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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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빙어 궁전에는 3개의 박물관이 있다.
1. 고전 대가 회회관
2. 도자기 박물관
3. 수학/물리 살롱
아래 사진의 건물에는 드레스덴을 다시 방문한 개인적인 목적이자 독일에서 아주 중요한 미술관인
고전 대가 회회관(Gemaeldegalerie Alte Meister / Old Master Picture Gallery)이 있다.
세계적 수준의 미술관이라 거론되는 곳으로 이탈리아의 르네상스/바로크 회화 및 플랑드르/네델란드/독일의
명작들이 소장되어 있다. 하나의 관에서 입장료를 구입하면 나머지 2개의 관으로도 입장할 수 있다.
여기가 입구가 맞나 싶지만, 육중한 문을 밀고 들어가면 바로 미술관이다.
고전 대가 회화관은 생각보다 큰 전시실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부담스럽지 않게 관람할 수 있는 작품 수와 대작들을 보는 흥미가 미술관 관람을 배가시켰다.
고전적인 작품들을 좋아한다면 꼭 빼놓지말고 둘러봐야 할 곳이다.
미술관 안에서의 사진 촬영은 할 수 없었다.
블로그 지면을 빌어 간단히 3가지만 정리한다.
Raffaello Sanzio (1483-1520), The Sistine Madonna 1512-13
누가 뭐래도 이 미술관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은 이탈리아 화가 라파엘로가 그린 '시스티나 성모마리아'이다.
사람들의 기도가 적어서 심심한 천사들이 아래서 턱을 괴고 있다.
아마도 가장 상업적인 고전 대작이 아닐까 생각한다. 턱을 괴고 있는 두 천사의 모습만을 따서
많은 장식품과 엽서 등에서 활용하기 때문이다. 화가는 자신의 그림 전체가 아니라 아래에 있는
아기 천사들만 이렇게 상업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어찌 생각할까?
독일 르네상스 화가 크라나흐의 아들인 Lucas Cranach d.J.가 그린 헤라클라스 주제의 작품이 주는
우화적인 모습이 나를 웃음짓게 했다. 독일어 이름에서 d.J.라는 약자는 영어의 the Younger이다.
The Sleeping Hercules and the Pygmies 1551
Hercules awakes and drives the Pygmies away 1551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라클라스를 피그미 병사들이 바라보다가
잠에서 깬 헤라클래스를 보고 놀라서 도망치는 장면...
(그림 출처 : http://www.1st-art-gallery.com)
마지막으로, 이 미술관에서 꼭 보고자 했던 작품들이 있는데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태어나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생을 마감한 풍경화 화가,
베르나르도 벨로토(Bernardo Belloto, 1722-80)의 회화이다. 독일과 폴란드에서
벨로토는 당대의 가장 유명한 풍경화 화가였던 카넬레토(Giovanni Antonio Canal)의
조카이자 학생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벨로토 또한 카날레토(Canaletto)라고 불렀다.
미술관 3층에는 드레스덴을 풍경으로 그린 벨로토의 작품 4개가 나란히 걸려있었다.
책이나 인터넷에서 보던 것이 아닌 진품으로 보는 것이 더 대단하게 다가왔다.
1750년 경의 드레스덴 풍경...
원작과 색감이 많~이 다르긴 하지만 인터넷 파일을 두 개만 올려본다.
(그림 출처 : http://paintingdb.com )
The Ruins of the former Kreuzkirche in Dresden 1765
Dresden from the Right Bank of the Elbe with the Augustus Bridge 1748
미술관을 나오며 엽서를 하나 구입했다.
벨로토의 이 구도는 내가 일 때문에 드레스덴을 방문했던 날 처음 본 광경이다.
저녁에 강 건너편의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해가 질 즈음에 바람이나 쐬볼까하고 강가에 나왔을 때 봤던
드레스덴의 정경과 일치한다. 사전정보 없이 방문한 드레스덴에 대해서 놀랐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다.
어두우면서도 '서늘한 푸른빛'이 전체적으로 드리운 벨로토의 그림은 다른 고전 대작들에 견주어도
드레스덴에서는 가장 의미가 깊은 그림이 아닐까하고 판단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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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대작 회화관을 품고 있는 쯔빙어 궁은 독일 바로크 건축물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문화와 예술의 도시인 드레스덴의 랜드마크라고 하기에 손색이 없다.
궁의 사방으로 입구가 있기 때문에 어디서든 드나들 수 있다.
성의 2층으로 올라가 한바퀴 돌면서 천천히 걷는다면 동유럽의 문화를 더 느낄 수 있게 된다.
작센/폴란드의 국왕이었던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2세는 20년간 공사를 해서 1732년에
이 성의 전체를 완성시켰다. 궁 전체에 이탈리아 스타일의 조각들이 화려하게 배치되어 있다.
도자기 박물관이 있는 곳
노년이 되어도 이렇게 집중할 수 있는 아카데믹한 일이 있다는 것은 '행복'일 것이다.
수학/물리 박물관에 있는 방향
이 건물의 왼쪽 반이 고전 대가 회화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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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물리 살롱에 들어가서 왕족과 귀족들이 당대에 사용했던 시계, 저울, 망원경, 지도 등을 잠시 관람했다.
화려한 장식품 보관소라고 해도 걸맞을 이곳은 1728년에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고 한다.
1650년 경에 만들어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계식 계산기
당시에 태양열을 모아서 불을 붙이고자 기울였던 노력의 산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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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빙어 궁에서 시간을 보내고 나와 마지막으로 엘베강가의 드레스덴을 감상했다.
드레스덴, 참 멋진 곳이다...
성모성당 부근의 크리스마스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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