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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미술 회화, 궁합이 안맞나?... 베를린 다리파-미술관

스콜라란 2013. 11. 26. 07:45

 

독일 서쪽에서 베를린은 참으로 멀다. 그 베를린에서도 외곽의 공원가에 위치한 작은 미술관이 하나 있다.

베를린 아래 드레스덴에서 예술가 4명이 1905년에 만든 그룹인 다리파(브뤼케 die Brueke / the Bridge)의 미술관.


드레스덴에 있는 공대를 다니던 건축학도 Fritz Bleyl(1880-1966), Erich Heckel(1883-1970),

Ernst Ludwig Kirchner(1880-1938), 그리고 Karl Schmidt-Rottluff(1884-1976)은 1901년부터

모여서 공부를 했다고 한다. 전통적인 예술 스타일과 표현주의의 새로운 양식에 대해서.

중심 인물은 독일 화가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Kirchner/키어히너/였다.


독일 표현주의 대표 그룹은 지금 얘기하는 다리파와 1911년 뮌헨에서 결성된 청기사파가 있다.

다리파 공부 그룹은 20세기 현대미술의 발전에 강력한 영향을 미쳤으며 표현주의라는 장르를 만들어냈다.


아무튼 시작은 이렇고... 더 얘기하고 싶지 않아서 그냥 접는다. ㅋ


베를린에서 다리파 회원들이 전시회를 많이 열었고, 독일 표현주의와 다리파에 대한 학술적, 예술적 인식이 

증가하던 시점인 1967년에 베를린 외곽 지역에 다리파 미술관(Bruecke-Museum)을 개관하였다.




내가 이 작은 미술관에 와보겠다고 낮 시간을 기차에서 보냈고, 기차는 연착되었고, 

베를린 외곽에서 전철을 25분 정도 탔고, 헤메다가 다시 버스를 타서 겨우 3시가 넘어 버스에서 내렸다.

철저한 준비 속에서 왔기 때문에 버스에서 내렸을 때의 신선한 공기가 좋았고,

바로 보이는 미술관 이정표가 그리 반가울 수가 없었다.



어! 하는 순간, 복사기로 출력한 종이를 보게 되었다. 새로운 작품 전시를 위해 '예외적'으로 5일간 휴관.

오늘이 몇 일이더라?  허허.


장갑을 벗고, 팔의 쟈켓을 올려 손목 시계를 보았다. 날짜를 보여주는 그곳에 정확히 분침이 위치했다.

날짜가 안보인다.  2분이 지나면 내 시계가 품고 있는 오늘의 날짜를 보여줄 것인가?


헛웃음이 왜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1~2분이 흘렀고, 분침이 아래로 내려갈 수록 파르르 떨었다.

두 자리 중 마지막 자리 숫자는 5였다. 정확히 오늘부터 5일간 문을 닫는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홈페이지에는 그런 내용이 없었는데... 아~~~~~



상황은 끝났다.

알면서도 공원에 인접한 이상적인 동네를 걸어 그곳으로 걸어가봤다. 어찌나들 회화에 관심이 많은지 

나 말고도 자가용을 끌고 온 중년의 아저씨와 대중교통과 도보로 도착한 두 명의 여자 노인분이 있었다. 




너무한다.  아니면 정말, 회화가 나와 궁합이 안맞을 수도 있다.

그래도 회화에 대한 관심은 유럽에서 내가 세상을 다르게 읽을 수 있도록 하는 '매체'인데 말이다.

자꾸 이런 식으로 문을 닫아대는 것이 너무한다...

 


작은 줄은 알았지만 미술관은 생각보다도 작았다.

정리해 둔 자료는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말아야겠다고 생각했고, 날이 영하로 떨어지는지 한기가 돌았다.






다시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와서 가끔씩 지나쳐가는 베를린의 2층 버스를 원망스레 바라봤다.

 시내까지는 약 1시간이 걸릴텐데... 어둑어둑 해지면서 춥군. 

흠! 그래도 나에겐 모자도, 장갑도, 목도리도 있다.






숙소 선택은 탁월했다. 위치도 좋고, 난방도 잘된다.

슈퍼에 가서 먹을 것도 좀 살겸 시내를 한번 둘러봤는데 '슬럼'할 것 같고, 지저분할 것 같던 베를린이 아니었다.

생각보다 깔끔한 도시이고, 거리도 반듯하고, 밤은 화려하다. 볼거리도 상당한 듯 하다.

소매치기가 워낙 많다는 얘기를 들어서 카메라 외에는 일절 들지 않았다.

지갑/돈도 분산해서 바지 주머니에 넣고, 휴지와 메모/볼펜 등만 챙기고 단촐하게 걸었다.

들고 있는 핸드폰도 낚아채가는 사건들이 많아서 나는 카메라를 좀 단단히 쥐는 정도로 보안을 유지했다.




브란덴부르크 문이 기대했던 것 보다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주변은 단정 및 깔끔했다.

신년 카운트다운을 할 때 TV에 꼭 나오는 이곳 광장이 의외로 작아보였다.



동서독, 동서 베를린을 나눈 상징 중 가장 대표적인 건축물, 브란덴부르크 문.

이들의 통일이 정말 부럽다.











제국 의사당 건물의 유리돔은 독일에서 유명한 리모델링 건축물이다. 안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나는 내일 저기를 올라가볼 시간이 될런지 모르겠다.

밤이라도 올라가볼까 하다가 너무 피곤하고, 훤한 광경을 보고 싶기에 일단 내일로 미뤄둔다.

 





포츠담 광장으로 걸어오는 길에 나치학살에 대한 반성의 기념물을 보고는 숙연해졌다.

그리고 이 기념물이 너무 예술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참 별것 아닌데 상징하고, 의미하는 바가 깊을 뿐이다. 

내일 낮에 제대로 찍어보자...





 서울과 같이 번화한 베를린 시내는 세계 주요 회사의 건물들이 위세를 떨치고 있었다.

일본 소니가 엄청나게 공을 들인 곳에서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을 우두커니 바라봤다. 

 


 인공 눈썰매장은 귀엽고, 곳곳의 크리스마스 장식은 내 나이를 한 살 더 삼켜버리면서 좋아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