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옆으로 흐르는 슈프레 강
독일의 회화 미술관 구역으로 가장 유명한 도시는 베를린과 뮌헨이고,
그 외에 쾰른, 함부륵, 드레스덴의 특정 미술관을 꼽을 수 있다.
베를린 박물관 섬의 베를린 대성당 쪽에서 더 들어오면 1876년에 박물관들 중에서도
가장 먼저 문을 연 구 국립미술관(Alte Nationalgalerie / Old National Gallery)을 보게 된다.
이쪽의 미술관/박물관 구역은 1999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그 중에서도 구 국립미술관은 3년간의 리모델링을 끝내고 2001년에 가장 먼저 '재'오픈하였다.
1866년부터 10년 간의 공사를 통하여 건축된 건물인데
외관이나 내부 또한 미술관으로서의 건축물에 아주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
이렇게 미술관의 건축 가치 또한 높은 곳은 드물기 때문에 안에 있는 그림들의 격도 높아지는 듯하다.
독일과 프랑스 등의 19세기 회화 작품들이 전시된 이 곳은 세계적인 수준의 미술관으로 소개되고 있다.
1층에서 가장 먼저 접하는 고전주의 조각들,
그리고 사실주의 작품들이 줄지어 전시되어 있다.
Gustave Courbet (1819-1877), Rocks of Entratet 1969
프랑크푸르트에서 접했던 프랑스 화가 꾸르베의 작품 앞에 다시 서게 되었고,
이곳에는 꾸르베의 사실주의 특성을 잘 살린 바다 주제의 명작들이 있었다.
위 그림은 빛 반사가 너무 심해서 아쉽지만 비껴 담았다.
Gustave Courbet (1819-1877), The Wave 1870
이 미술관에서 가장 소중한 화가라 할 수 있는 멘첼의 작품들을 여러 방에 걸쳐서 볼 수 있다.
1815년에 브레스라우에서 태어나 1905년 베를린에서 생을 마감한
아돌프 멘첼(Adolf Menzel)의 아래 작품, 상수시 궁에서의 플룻 연주...
Adolph Menzel (1815-1905), The Flute Concert of Frederick the Great at Sanssouci 1850-52
위 작품은 1750년경의 연주회 장면을 100년 후 멘첼이 그대로 묘사하여 그린 것이다.
상수시(Sanssouci) 궁은 베를린 옆 포츠담에 있는 국왕의 여름 별장이라 할 수 있고,
이 곳에서 실제로 프리드리히 2세 국왕이 자주 플룻을 연주했다고 한다.
그림 속의 플룻 연주자는 당연히 프리드리히 2세 국왕이며, 플룻 연주에 상당한 재능이 있었으며,
평생 애첩을 거느리지 않고 부인만을 두고 살았던 왕이었다.
뒤쪽 붉은 쇼파에 앉은 여자는 국왕이 항상 잘 따르고, 애틋한 관계를 유지했던 국왕의 누나이다.
무표정으로 국왕을 바라보며 반주하는 사람은 바흐의 아들 중 한 명이라고 한다.
그런데 작품 옆에 그림과 동일한 축소판의 그림을 볼 수 있었다.
원 작품을 위한 멘첼의 1848년 스케치라고 하는데, 그냥 하나의 작품으로도 아름다울 뿐이다.
Adolph Menzel (1815-1905), Die Berlin-Potsdamer Eisenbahn 1847
베를린과 포츠담을 잇는 기차 풍경
Adolph Menzel (1815-1905),
Frederick the Great Addresses his Generals before the Battle of Leuthen in 1757 (1859-61)
Franz von Stuck (1863-1928)의 작품은 실제로 보니 더 으스스하게 느껴졌다.
왼쪽은 Tilla Durieux Depicting Circe (1913), 오른쪽은 그의 대표 작품인 The Sin (1912)
Max Beckmann (1884-1950), Small Death Scene 1906
1층을 나오면서 마지막으로 강하게 인상을 받은 독일 화가 벡크만의 작품.
2층에서 보는 위의 돔은 당연히 원형이다. (광각렌즈로 인해 굴곡이 생겼음)
Giovanni Segantini (1856-1899), Returning Home 1895
2층의 중앙에는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들의 유명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모네, 마네, 드가, 세잔 등등.
Paul Cézanne (1839-1906), Still Life with Fruit and Crockery 1869-71
정물화에서 매우 유명한 작품인 세잔의 정물화도 이 미술관에서 중요한 그림이다.
당시의 세밀하고 아카데믹한 스타일의 정물화들과는 반대로 청년 세잔은 거친듯한 터치로 그려냈다.
인상주의가 출현하기 목전이었으므로 세잔 스스로가 자신의 스타일을 찾고 있는 시기였을 것이다.
그리고 2층에서 나는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생을 마감한
막스 리버만(Max Liebermann)의 작품들을 매우 눈여겨 보게 되었다.
화가의 존재나 그림은 알고 있었지만 다수의 사람들을 그린 작품들을 보고 있으니
집중적으로 관심이 가는 새로운 독일 화가를 만난 듯...
Max Liebermann (1847-1935), Infant School in Amsterdam 1880
Max Liebermann (1847-1935), Flax Barn at Laren 1887
Max Liebermann (1847-1935), Stevenstift in Leiden 1889
Frescoes from the Casa Bartholdy in Rome
1800년 전후에 이탈리아 로마의 저택인 까사 바르톨디에 있던 벽화들
3층에서는 일종의 기획전도 열리고 있었다. 초상화 화가로 유명한 스위스 태생의 화가
안톤 그라프(Anton Graff, 1736-1813)의 유명 초상화들이 많이 전시되고 있었다.
초상화 화가로서 여러 도시를 돌아다녔던 안톤 그라프는
특히 드레스덴에서의 활동 중에 초상화 화가로의 큰 업적을 쌓았다고 한다.
기획전의 제목도 '시대의 얼굴' ...
3층으로 나뉘어 작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은 상당히 품위있는 곳이었고, 작품 감상도 즐겁게 다가왔다.
시대의 폭을 넓게 잡지않고 19세기로 한정한 점과 독일 인근 지역의 작품들에 집중한 점이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 부담스럽지 않은 작품의 양으로 인해서 질적인 감상을 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한참을 앉아서 바라봤던 작품은 멘첼도 아니고,
독일 화가들도 아닌, 2층 프랑스 인상주의 방에 있던 모네의 그림이었다.
책갈피로 가지고 다니는 엽서의 그림이 내 앞에 있었다.
이곳에서 대표작으로 홍보하는 마네의 그림(아래 오른쪽)보다도 모네의 그림 하나가 나를 즐겁게 했다.
미술관에 가장 먼저 입장한 탓도 있고, 오전 중이라서 사람들의 방해를 덜 받으며 이 그림을 뚫어져라 감상...
Claude Monet (1840-1926), Saint-Germain-l’Auxerrois in Paris 1867
그림 아래의 사람들을 하나 하나 모두 관찰했다면 믿겠는가? ^^
프랑스의 미술관 탐방도 머지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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