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에서 큰 비중을 두고 방문한 기네스 맥주 박물관,
그냥 직역해서 기네스 창고하고 하자! 기네스 스토어하우스(Guinness Storehouse).
실제로 맥주를 숙성시키고 저장하던 창고 건물을 지금의 형태로 관광 자원화하였다.
더블린 시내에서 걸을만한 곳이라고 생각했다.
중간에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안경, 카메라 때문에 아주 고생을 하긴 했지만
우산을 바람에 날려보낼 위기까지 넘겨가며 골목길에서 마지막 이정표를 봤다.
비바람이 고개 숙이고 걷다가 그냥 지나칠 뻔... 했음.
기네스 흑맥주 만큼이나 인근 주변도 공장도 모두 우중충했다.
공장 사이 골목을 걸어 들어가면서 날씨가 그래서였는지
내가 무슨 공포영화의 시작 장면에 등장하는 엑스트라(행인6) 같아서 혼자 웃고 말았다.
정말 많은 비가 쏟아졌고, 지하에서 표를 끊은 후 입장...
인터넷으로 미리 끊으면 1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추천 !!)
아! 괜한 기대가 컸던가?
내가 생각한 그런 형태나 분위기는 아니었다.
물론 시청각 시설 등은 너무 잘 만들었는데 나에게는 여기가 백화점 같았다.
층층이 올라갈 수록 음식점들이 있고, 뭐 그런...
청도 칭따오 공장이나 하이네켄은 맥주에 대한 집중력을 주었는데
여기는 그냥 뭐, 놀자판 그리고 기념품 쇼핑하기에 썩 괜찮은 곳이었다.
1층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기념품 샾...
이하 그냥 사진으로 때움. ㅋㅋ
그러니까 내 생각은, 이런 로스팅 장면도 실제 로스팅을 하면 좋을텐데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이 좀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위로 뻥 뚫린 6층 건물의 철재 구조물을 상아색으로 칠한 것은 상큼하니 괜찮았다.
엄청난 크기의 공장 일대와 흑맥주 본연의 색이 모두 검다보니, 이런 대조적인 느낌은 좋았다.
6층에서 계단을 올라 그래비티 문을 열고 더 올라가면 전망대가 있다.
거기에서 입장권에 붙어있던 쿠폰을 주면 파인트 크기의 기네스를 한 잔 준다.
맛이야 말할 것도 없이... 부드러움이 살살 목을 녹여버린다.
앉을 데가 전혀 없었다.
빈 자리인 듯 해서 앉으려고 하면 친구 자리라고 하질 않나...
전망대는 사방을 유리로 둘렀는데
보는 방향이 어떤 조망인지를 설명하는 문구가 잘 씌여있었다.
그러나 내 눈에는 맥주 공장의 규모가 너무나 대단해 보였고,
전체적으로 우중충한 더블린이 더 각인되어 버렸다. 이건 날씨 탓만이 아니다.
그 유명한 템플바에서도 똑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밤은 길고, 할 일이 뭐가 있겠는가?
술집에서 술이나 마시며 연극 놀이도 하고 문화예술적 영감도 얻겠지...
7층 타워가 번잡하고 시끄러워서서 아래에 내려와 조용한 곳에 앉았다.
기네스 창고에서는 기본으로 제공하는 딱 한 잔만 마실 수 있다.
더블린 기네스 창고는 너무 젊은 애들 놀자식의 분위기가 느껴졌고,
나도 나이가 들었구나 또는 쓸데없이 내가 또 심각하구나 하고 딱 5초간 고민했다.
관의 성격만으로 보자면 암스텔담 하이네켄 익스페리언스가 더 괜찮은 것 같고,
기념품의 종류와 질로 말하자면 이곳 더블린 기네스 스토어하우스가 승!
알딸딸하니 기분도 좋고, 시내로 걸어오며 비 내리는 크라이스트 쳐치(위)도 일견하고,
슈퍼마켓에서 기네스 캔맥주를 사서 숙소로 들어왔다.
그런데 더블린에서 마시는 기네스는 캔맥주 마저도 참 맛있었음을 99%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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