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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더블린, 작가 박물관(Writers Museum)

스콜라란 2013. 12. 25. 10:09

 

 더블린 시내 전체에서 시원하게 뚫린 도로는 오코넬 거리(O'Connell Street)가 유일했던 것 같다.

아일랜드 작가 박물관(Writers Museum)으로 가는 길...




강을 건너 오코넬 거리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아일랜드 더블린 태생의 위대한 정치가 오코넬 동상을 만난다.





그리고 이 거리를 가는 길에 제임스 조이스의 조각상을 볼 수 있고,

주변에는 그의 연극을 연출했던 극장이 현대식으로 바뀌어 남아있다.






작가 박물관 바로 앞에 있는 아일랜드 추도 정원,

 

아일랜드의 자유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위한 기념 공원으로 1966년에 지어졌다.




오코넬 거리가 끝나는 지점에서 경사진 길로 접어들면

정면에 뽀죡탑의 교회가 보이고, 그 옆으로 아일랜드 작가 박물관이 있다.



더블린 관광청에서 건물을 매입하여 작가 박물관으로 꾸며놓은 곳인데

결론부터 간단히 말하면 일절 기대는 안하는 것이 좋겠다. 

(단, 여행은 어디까지나 나의 주관적 판단일 뿐)

아일랜드는 더 발전하려고 노력을 하는 것인지, 그냥 이 상태로 머무르려는 것인지 의아할 정도였다. 

기금을 모아 1989년부터 오픈을 준비하여 1991년에 정식으로 문을 연 곳이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몇몇을 포함해 아일랜드의 위대한 작가 12명만 추려서 나열해 보면 이러하다.


Jonathan Swift  1667-1745

Oliver Goldsmith  1728-1792

Oscar Wilde  1854-1900

G. B. Shaw  1856-1950

W. B. Yeats  1865-1939

J. M. Synge  1871-1909

Sean O'Casey  1880-1964

James Joyce  1882-1941

Patrick Kavanagh  1904-1967

Samuel Beckett  1906-1989

Flann O'Brien  1911-1966

Brendan Behan  1923-1964


아일랜드 민요 가락에 아일랜드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 에이츠(Yeats)의 시를 가사로 붙여서

불려지는 유명한 노래 '셀리 가든'은 여전히 나의 애청곡이며

10여 명의 다른 사람들이 부른 셀리 가든을 연속해서 듣는 짓을 가끔 한다.


더블린 태생의 사무엘 베켓(Samuel Beckett)은 프랑스로 건너가 호평을 받은 노벨문학상 수상자이다.

20대 후반에 모 유명 소극장에서 연출했던 베켓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끝으로 

나는 한국에서 연극 보기를 거의(!) 그만 둔 개인적 이력이 있다.

비슷한 이유로 클래식 음악 공연에도 거의 발길을 끊었었는데

나의 20대 전체에는 그쪽으로 돈을 참 많이도 써버린 것 같다.

골프 필드에 나가지 않듯이 공연장에 가지 않는다는 뜻이지 책이나 음악은 여전히 달고 산다...


 



실제 박물관의 성격은 이렇게 꾸며진 1층의 방 두 곳 뿐이다.

작가들이 생전에 사용하던 소품들과 문학서의 첫판 인쇄본 등은 귀중품이지만

이 정도 수준으로 관을 꾸미는 것에는 많이 실망했다.

이런 위대한 문학적 컨텐츠를 이렇게 밖에 활용하지 못하나? 더블린 사람들아! 






여러 문장 부호도 찍을 수 있었던 100년 전의 타자기 키를 보며 

문학적 타이핑을 하기에는 꽤 정교했음에 흐뭇했고,

어느 작가의 타자기 앞에서는 한편으로 사무쳐오는 개인적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작가 박물관에서 작가들 생각은 안하고 내 생각에 몰입했던 것이다... 큭.




2층에는 소규모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홀이 있었다.

이곳에서 제임스 조이스가 즐겨 연주했던 피아노 등을 볼 수 있었다.







작가 박물관은 너무 서운한 상태로 관람을 마쳤고, 간단히 기념품 하나를 구입하여 나왔다.

참 애매모호한 더블린 여행 중 하나였다.





시내의 일반 주택가들은 눈이 얼얼하도록 반듯한 배열이 주를 이루었고

연속되는 배열에서 유일하게 대문 만큼은 포인트를 주어 덜 삭막하게 노력을 하는 듯 했다.





근처에 제임스 조이스 센터가 있기는 했지만 입구에서 그냥 발길을 돌렸다.

이런 정도의 관의 수준이라면 책으로 관련 내용을 접하는 것이 훨씬 좋지 않겠는가.






아쉬움에 작가 박물관 쪽을 한번 흘낏하고 돌아왔었다.




집에 와서 곰곰히 생각하니까 그래도 작가 박물관에서 샀던 제임스 조이스의 

마그네틱 만큼은 나의 냉장고 아트를 질적으로 향상시켜 주어서 괜찮아 보인다.

작가의 문학적 감수성이 오롯히 담긴 문장을 보라...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