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수도 서울에는 그럴듯한 현대미술관이 없고, 이 점은 수도의 위상을 떨어트리기까지 합니다.
그리하여 서울에 (과천) 현대미술관 분점을 지었다고는 하는데 행정적인 문제가 있어서
개관에 애로사항이 많음을 며칠 전 한국뉴스에서 접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미래를 내다보지않는 도시계획이 아주 그럴듯한 나라입니다.
이제 100년 앞을 내다보고 도시를 좀 만들어 갑시다 !!
회화를 보면 예전에는 그냥 그림으로만 봤지만,
유럽에 온 이후로는 이 그림이 어디에 소장되어있는지를 주지합니다. (암기가 되는 중)
내가 어디를 여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앞으로의 지표가 될 것이기에 더욱 중요하고,
고가에 사들인 개인 소장가들이 통 크게 좀 풀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은근히 정말 보고 싶은 그림은 어찌 그리 개인 소장으로 묶여있는지,
소장가들이 부럽다기보다는 공공성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내 마음이 쓰릴 뿐입니다.
독일 쾰른에서 가장 알찬 박물관(미술관)은 발라프(Wallraf) 박물관입니다.
쾰른 대성당에서 구 시청으로 걸어오는 길목에 자리잡고 반듯한 외관을 갖추고 있습니다.
비 피하느라 몇 번 로비에 들어가서 괜히 샾 구경하던 곳인데 이번에 제대로 관람했습니다.
발라프 박물관이 쾰른 대성당 옆에 있는 루드비히 박물관(Ludwig Museum)과 같이 있다가
2001년에 이 장소로 건물을 지어 이전했습니다.
박물관 안에서는 번쩍이지만 않는다면 사진 촬영 가능합니다.
그런줄도 모르고 똑딱이 카메라를 가져가 후회 한~가득했습니다.
계단을 따라 오르면서 3개 층을 관람합니다.
1층(우리의 2층)에는 13~16세기 쾰른에서 제작된 중세 회화,
2층은 바로크 시대의 회화,
3층은 19세기... 낯익은 그림들이 많습니다.
방방마다 도배(?)와 페인팅을 다채롭게 해두었고,
전체적으로 액자가 너무 화려해서 어떤 작품은 기가 죽기까지(^^) 합니다.
1. 13~16세기 쾰른에서 제작된 중세 회화
익명의 화가들이 남긴 성서에 근거한 작품들은 대단히 입체적으로 보였습니다.
입체적인 표현을 직접적으로 묘사하기도...
병풍 스타일의 대형 작품들이 많았는데 접었을 때를 고려해서 뒤에도 그림이 있습니다.
발라프 박물관과 붙어있는 성 알반(St. Alban) 교회건물입니다.
2차 대전 중 폭격으로 파괴된 후 외관만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다음 층 올라가기 전에 한 컷!
2. 바로크 시대의 회화
옆 나라 네델란드 및 프랑스, 벨기에 화가들의 작품이 많이 있습니다.
Self-Portait in a Circle of Friends at Mantua (제작연대 표기없음) (Peter Paul Rubens, 1577~1640)
발라프 박물관에서 가장 감명 깊었던 작품 !!!
Self-Portrait 1662/63 (Rembrandt Harmenszoon, van Rijn, 1606~1669)
자화상을 많이 그렸던 렘브란트. 제가 가지고 있는 자화상 그림파일만 16개인데 그 중 하나였습니다.
저의 자료에서는 제작연대가 1968/69인데 말이죠...
Canal Grande in Venice, View to the North close to Rialto Bridge 1741/43
(Bernardo Bellotto, 1721~1780)
베니스로 빨려 들어갈 뻔 했던 작품입니다. 너무 신기해서... 당겨 사진을 찍었는데
1mm 정도의 점들이 묘사하는 목, 손, 얼굴 등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지요. ㅋ
Italien Harbour in Moonlight 1773 (Jacob Philipp Hackert, 1737~1807)
The Grotto at Posillipo 1847 (Friedrich Nerly, 1807~1878)
Don Quichote 1834 (Adolf Schraedter, 1805~1875)
Castle of Chillon 1873 (Gustav Courbet, 1819~1877)
박물관 한 켠에서 쾰른 대성당과 시청 쪽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처음 알게 된 사실... 공사판이라 생각했던 박물관 옆이 유적 발굴 중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별개의 얘기지만 2차 대전에서 쾰른대성당이 피해를 입지않은 것은 정말 행운 가득한 예외입니다.
소나기 내리는 하늘의 쾰른 대성당(좌)과 시청(우). 한번 내리면 정말 무섭게 내립니다.
3. 19세기 회화
세상의 다른 모든 것이 그러하듯 그림도 아는 만큼 보입니다.
아래 층에서와는 달리 더 많은 작품들이 눈에 들어왔던 19세기 회화 전시관이었습니다.
발레 클라스를 즐겨 그렸던 드가(Edgar Degas, 1834~1917)의 청동 작품
Banks of the Seine at Rueil 1879 (Auguste Renoir,1841~1919)
Four Girls on the Bridge 1905 (Edvard Munch, 1863~1944)
뭉크의 대부분 작품이 그러하듯 멜랑꼴리합니다.
Drawbridge at Arles 1888 (Vincent van Gogh, 1853~1890)
예상치 못하고 만나게 된 모네(Claude Monet, 1840-1926)의 작품 5점, 왼쪽부터
Haystack 1891
Springtime near Vetheuil 1880
Water Lilies 1915
Houses in Falaise, Mist 1885 (안개 너무 진해서 실제로도 잘 안보임)
The Seine near Asnieres 1873
Haystack 1891 (Claude Monet, 1840-1926)
미술관을 나올 때마다 샾에서 뭔가를 사고 싶은 강한 욕구를 느낍니다.
그러나, 언제(!)부터 책에 대해서도 욕심을 줄여왔기 때문에 참습니다. 그림은 그림으로~~~
미술관을 나오며 다시 빗줄기가 굵어져서 작은 정류장에 앉아... 폭격으로 골격만 보존하고 있는 교회를 봅니다.
전에 하노버에서도 느꼈지만 이런 식의 보존도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관광용 꼬마기차가 지나가면 이상하게 안을 자세히 들어다보게 되네요.
(나는 저런 차 타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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