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 박물·미술관

독일| 뒤셀도르프, 네안데르 계곡(독.Neanderthal)

스콜라란 2013. 2. 15. 00:03

 


어느 미술사 책을 읽다가 원시예술이 어쩌구 하는 부분에서 네안데르 계곡에 대한 얘기가 나왔고,

그 계곡이 네안데르탈의 탈(das Thal: 골짜기, 계곡)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1856년 여름, 독일 뒤셀도로프 인근에 있는 네안데르(Neander) 계곡(Thal)에서

공사 중 사람의 뼈가 발견되었다. 뭔가 다르다 싶었던 이 뼈는 1859년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으로 진화론이 주장된 것에 힘입어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다.

네안데르 계곡에서 발견된 뼈들이 새로운 종이라는 주장, 그리고 호모 사피엔스

(현 인류의 조상)의 아류라는 주장이 나왔다. 어느 것이 더 맞는지에 대해서 

당연히 판단을 내릴 수 없지만, 10만년에서 3만년 전에 살았을 것으로 추정한다.

1850년을 전후로 독일, 벨기에 등에서 네안데르탈인의 유골이 발견되었다. 

어찌되었건 이들의 이름은 네안데르 계곡에서 발견되었다해서 네안데르탈(인)!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명 관광지보다도 저의 관심이 더 기우는 것은 왤까?


뒤셀도로프 중앙역에서 귀여운 S반 기차를 타고 딱 15분을 더 가면

역사도 없는 네안데르탈 역에 내릴 수 있다.



역에서 나와 왼쪽으로 걷다가 철로 아래로 통과하면 앞의 숲 사이로 유리건물이 하나 보인다.




이곳이 네안데르탈 박물관(월요일 휴관). 입장료는 성인 8유로.

자연사 박물관은 세계 어디를 가도 비슷할 것이다.




(1) 

규모가 작은 이 박물관은 그러나 인기가 많았다.

아이들도 많고, 어른들도 열중... 독일 사람들, 대체로 박물관에서 참 열심히 관람한다.




 

1856년 당시에 발견된 뼈(모조품)부터 시작해서 

인류의 생물학적 진화에 대한 내용을 둘러볼 수 있다.

전시물 앞에서 헤드폰 잭을 꽂으면 설명이 나온다.

 




위 아저씨는 네안데르탈 마네킹... 인기 많아요.


네안데르탈의 골격이 지금 우리와는 차이가 많다.

예를 들면 아래 사진은 상완골이 어깨 구와관절과 닿는 골두를 보여준다.

네안데르탈인의 골두(좌)는 우리보다 더 동그랗다.






 

(2) 

아이들로 복작거리는 박물관을 나와서 오른쪽으로 뒤셀(Duessel) 강을 따라 걸으면

1856년 네안데르탈인의 유골이 발견된 곳으로 갈 수 있다.

 




붉은색과 흰색 표지봉이 박혀있는 곳에서 유골을 채취했다.



이곳의 동굴에서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의 주거 흔적(아래 사진 왼쪽)도 보였다.

그 옛날에 작은 강 옆에서 어떻게 살았을까?




 

(3) 

다시 박물관으로 돌아와서 길 건너편으로 이동했다.

겨울 사진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곳이 봄, 여름, 가을에 참 좋을 것 같다.

의외로 사람들도 많이 걸어다니고, 일대의 작은 산에 만들어진 트레킹 코스는 

산악자전거(MTB)에 아주 적합했다. 이렇게 계속 걸으면 다른 기차역까지 이어진다.

 



작은 뒤셀 강은 길이가 40km이상 이어지고, 대도시 뒤셀도르프에서 라인강과 합류한다.

고로 뒤셀 강은 라인강의 지류라 할 수 있다. 뒤셀 강을 따라 걷는 길이 괜찮았다. 




 

 



석기시대 조각품을 전시한 곳도 있었는데, 일요일이라서 문이 닫혀있었다.

잠시 옆 산에 올라서 걸으며... 네안데르탈인들이 발견된 곳에 괜히 감동... ㅋㅋ




그런데로 몇 가지 조각 작품도 있었고...

숲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자연보호구역 표지판.





칼 바람을 맞으며 네안데르탈 박물관 일대를 즐겁게 걷다가 왔다.

새로운 것을 거창하게 만들기 보다는 오래된 것을 잘 보존하는 독일의 일면이었다고 생각한다.

높은 산이 없는 독일의 서부지역이지만 이런 트레킹 코스를 보면 숲이 더없이 좋아진다.

한국에서는 숲이라면 곧바로 산을 생각했는데(숲=산), 독일에서 숲은 숲 자체로 다가온다.

겨울이 지나고 다시 한번 와볼 기회가 있으려나 모르겠네...


네안데르탈과 뒤셀도르프를 오가는 기차는 주말 30분 간격, 평일에는 20분 간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