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를 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화폐가 다르니 환전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스위스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얘기로는 스위스에서 유로도 받아준다고 하였으나, 저는 첫번째 스위스 여행시에는 환전을 했더랬습니다. 은행에서 처음으로 스위스 돈을 받고나서는 그 아름다움에 놀랐습니다. 적어도 제가 본 화폐 중에서는 가장 아름답지않나 싶습니다.
두 번째는 돈의 외향이 주는 체계성이 좋았습니다. 지폐는 폭이 동일해서 지갑 속에서 삐죽거리고 나오는 돈이 없습니다. 단위마다 지폐의 길이만 다릅니다. 촥촥 정리를 하면 값어치가 높은 순서로 줄을 서기 때문에 한 눈에 여러 단위를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스위스프랑으로 돈을 바꿔서 스위스 여행을 가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유럽 전역을 돌기 때문에 스위스프랑을 별도로 준비하는 일이 불편할 것입니다. 그리고 스위스의 주요 여행지와 기념품 가게에서 유로를 당연히 받아줍니다. 단, 동전은 스위스 동전으로 주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스위스 동전은 유로보다 더 갯수가 많아서 복잡합니다. 5프랑 동전은 엽전만큼 크고, 센트 단위로 내려가면 아주 작은 동전들이 여럿 입니다. 가장 놀라운 것은 1/2프랑 동전입니다. 1, 5, 10센트 처럼 크기가 작은데 동전 표면에 분수로 1/2라고 써있습니다. 작지만 50센트의 값어치를 하는 귀중한 동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두 번째 스위스 여행에서 1/2프랑 동전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주요 여행지에서는 스위스프랑의 지폐를 내지 않아도 되겠지만, 제가 지난 주에 스위스의 동네를 다녀본 결과 유로화는 안받아줍니다. 개인들이 일일히 유로화를 준비해두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장 손해보는 경우가 스위스프랑과 유로를 1:1로 계산해버리는 곳입니다. 자신들은 유로화가 없으니 물건을 사려면 1:1로 계산해주겠다는 요구에 '아니요'라고 말 못합니다. 유로화가 약간 더 높은 탓에 그냥 손해를 보는 수 밖에 없습니다. 참고로 요즘 환율은 스위스프랑(CHF)보다 유로(Euro)화가 1.2배 정도 더 나갑니다.
다음은 돈에 관한 다른 얘기입니다. 그간의 여행 중에는 특별히 기념품이라는 것을 사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스위스 여행 중에는 눈에 가는 기념품 몇 개가 있었습니다. 별 것 아닌 작은 것들도 스위스 기념품이 더 예쁨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냉장고에 붙이는 자석도 스위스 자석은 저에게 더 예뻐보였지요. 이리하여 저도 스위스 기념품을 사러 기념품 가게라는 곳을 처음으로 몇 곳 집중하여 들러봤습니다. 관광지의 어느 길가에서 가축들 목에 거는 종을 구경하다가 계산을 하러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계산대 쪽에는 중국어로 말하는 아시아인이 있었습니다. 마침 중국 손님들도 많아서 기다리기 귀찮아 물건을 사지는 않았습니다. 다시 주변을 둘러보다가 어느 기념품 가게에서 같은 종을 구경하는데, 가격이!!! 이전의 중국말 들리는 기념품 가게보다 반값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말이 들리는 기념품 가게에서 우리말을 하는 손님들이 즐비한 곳에서도 유사한 일을 한번 더 경험했습니다. 단체 관광객을 인솔하는 가이드가 안내하는 기념품 가게의 경우 현지인이 영업을 하지 않는다면 좀 의심해야 하지않을까하는 안좋은 편견만 생겼습니다. 몰려 들어가서 그 안에서만 구입을 해야하는 기념품 쇼핑은 정말 아니다 싶습니다.
다른 도시에서는 시계를 하나 사보려고 시도했습니다. 할아버지가 하는 시계방에서 시계를 보고, 길에서 갈등을 하다가 기념품 가게를 겸하는 큰 다른 시계가게에 들어갔습니다. 들어간 순간, 중국여자가 저를 흘끔 쳐다보고는 중국인이 아니어서인지 스위스 종업원이 응대를 해주었습니다. 깍아줄 수 없냐고 물으니 8%까지는 가능하다기에 덥석 사버렸지요... 문제는, 운이 안좋은 것인지 다른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저녁을 먹던 중 초침이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체류 시간이 얼마 없는터라 뛰어서 그 가게에 갔습니다. 막 문을 닫는 중이었고, 긴말 필요없이 시계를 교환해달라고 했습니다. 중국인 주인장 하는 말씀이 건전지가 닳았다는 것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불쾌하지요. 신제품이 건전지가 닳는다... 그리고 같은 물건이 없어서 교환은 안된다는 것입니다. 어쩔 수 없이 건전지를 갈아달라고 하니 10분을 끙끙대다가 건전지도 없답니다. 그 과정이라도 좀 괜찮았으면 했는데, 밖에서 문을 닫은채로 안에 있는 두 명의 중국인들에게는 어찌나 성실히 응대를 하던지 저는 결국 상당히 찝찝하여 환불을 받았습니다. 앞으로는 여행지에서 물건을 살 때 가게의 주인이 누구인지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물론 어리버리하면 현지인들에게도 왕창 바가지 당할 수 있습니다. 세상 어디서나 정신 차리고 살 일입니다. 스위스 돈과 지출에 관한 간단한 에피소드였습니다.
*경험 후에 정리하는 독일생활 정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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