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하면 왜 질서를 잘 지킬 것이란 편견을 갖게 되었을까요? 우리가 새마을운동을 했듯이 2차 대전 후 독일은 국가를 재건하기 위해서 지금의 노년층이 큰 고생을 했습니다. 그들에게는 절약이 생활신조였을 것이며, 공공질서를 잘 지키는 국민들이라는 인식을 전세계에 심어주었습니다. 세월은 흘러, 유럽의 경제를 좌우하는 독일의 위상, 선견지명을 발휘하여 일찌감치 중국과의 교역을 발전시켰고, 튼튼하고 건강한 다수의 유명 제조업체를 가지고 있으며, 특히 요즘은 유럽 내에서도 많은 노동자들이 독일로 독일로 흘러 들어옵니다. 모두가 독일어를 말하기 시작했다는 방자한 말을 정치인이 했다가 독일내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습니다.
체감하는 독일의 질서의식은 어떨까요? 제가 매번 사람이 분비는 시간에 전차를 타면서 느끼는 것은 '짜증'입니다. 전차 안의 사람들이 먼저 내린 후에 타면 되는데, 사람이 다 내리기도 전에 밀고 들어옵니다. 러시아워의 광경은 우리나 이들이나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안그럴 줄 알았는데 의외로 질서가 없습니다. 전차나 기차에서도 승객들이 많이 시끄러운 점도 의외입니다. 슬슬 저도 대중교통 이용에 있어서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증거입니다. 독일의 어느 대학 도서관을 좀 이용하던 작년, 화장실에서 느낀 점은 학생들이 휴지를 엄청나게 낭비한다는 것입니다. 공공화장실에 휴지는 잘 구비가 되어있기 때문에 편리해서 좋지만 좀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팍팍 써버립니다. 손 닦는 휴지 또한 물기가 몇 방울 묻지도 않았는데 그냥 버려지고 있었습니다. 독일도 변했나봐요.
주중 날씨가 너무 좋았습니다. 일기예보 상으로는 구름 한점 없는 하늘이 독일 전국에서 펼쳐지는 것 같았습니다. 낮 온도는 28도 정도까지 올라가면서 저도 당연히 반팔 상의를 입고 다니고, 햇볕이 너무 뜨거워서 썬크림을 끈적거리게 바르기 시작했습니다. 넓은 잔디밭에는 사람들이 많이들 드러누워있고, 음악을 크게 틀고, 틈새 공간마다 공을 차고, 고기를 구워먹고, 맥주를 마시고... 오늘(일) 낮의 모습은 어릴 때 어린이날의 유원지 광경 같다고나 해야할까요. 길가에는 사람들이 없더니 모두 태양 아래 잔디밭에 나와있었나봅니다. 돗떼시 시장 같았습니다. 이들이 모두 태양을 좋아하는 탓에 그늘진 곳의 벤취는 언제나 저를 위해서 비워져있습니다. 감사한 일이죠.
그리고 곳곳에 쓰레기가 널부러져 있습니다. 이곳은 일반 공원이 아니고, 도시의 큰 대학이 접해있는 곳이라서 유난히 20대 젊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배울만큼 배운 사람들이 뒷처리를 안하고, 그냥 떠나버리는 것이... 특히 고기구워 먹은 후의 남은 숯은 여기 저기 많이도 버려져 있었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상상했던 바른생활 독일과는 거리가 한참 멉니다. 이러지 않는 나라는 세상에 어디 있을까요? 정도의 차이일 뿐 사람 사는 모습은 다 고만고만...
*70% 정도의 마음을 담는 일기 비슷한, 편히 쓰는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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