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의 차이는 물건을 계산할 때마다 속셈을 하게 만듭니다. 지금은 천원이 1.5유로로 낮아져서 그나마 계산이 간단히 됩니다. 그리고 물건을 살 때 항상 한국의 가격과 비교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는데, 저의 경우는 학용품을 자주 사다보니 독일의 가격이 확실히 비싸게 느껴집니다. 독일 브랜드의 학용품을 독일에서 사는 것보다 국내에서 사는 것이 더 저렴하더라구요. 하지만 제아무리 물가가 비싸더라도 모두 그런 것은 아닙니다. 어느날 길을 걷다가 알게 된 1유로 가게(독. 아인 오이로 숍)는 일본에서 시작된 1엔 하우스, 우리의 천냥 하우스입니다. 한국에서도 천냥 하우스에 몇번 들어갔으나 천냥짜리는 별로 없고, 모두 천원 이상이었습니다. 은근히 불신이 쌓여있었기에 독일도 그럴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래의 1유로 가게는 1유로부터 시작되는 상점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비싼 것을 파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천냥 하우스 같은 곳을 구경하다보면 특이하거나 어릴 때 보던 물건을 발견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달고나 국자 같은 것 말입니다. 제가 독일의 1유로 가게에서 본 물건 중에는 구슬이 가장 눈에 들어왔습니다. 요즘 애들은 안하겠지만 아스팔트가 지배하지 않던 세상에서는 어느 동네나 다마까기 신들이 존재했습니다. 오야봉 급의 주력 구슬도 있었고, 구슬을 많이 따면 화폐의 가치도 했었으니, 어린이 세계의 주종목은 겨울에는 딱지치기, 여름에는 구슬치기... 주로 '치'면서 체력을 쓰던 그때 그 시절이었습니다. 상대를 '땡'이라 쳐주며 얼음에서 해방시켜 주었고, 말짜(?)까기도 생각납니다. 넙디디한 돌맹이조차 놀이가 되던 예쁜 시간들이었네요.
독일의 1유로 가게는 어느 나라나 사람 사는 꼴은 비슷하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지금 사는 곳에서도 가끔 지나다니는 길목에 1유로 가게가 있습니다(아래 사진). 이 가게는 정말로 80%의 물건이 1유로라서 사람들이 매우 많이 들어갑니다. 유리에 써있듯이 50센트부터 시작되는 많은 물건들이 쌓여있어서 저에게도 매우 유용한 가게입니다. 이렇게 싸게 팔아도 될까 싶은 아주 괜찮은 물건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막쓰게 되는 생필품이나, 몇번 쓰고 버려야 하는 물건들은 1유로 하우스의 물건이 딱입니다. 세상 어디든 그 나라의 살아가는 환경에 적응하다보면 물가가 비싼 나라에서도 알뜰 소비처를 만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70% 정도의 마음을 담는 일기 비슷한, 편히 쓰는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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