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좋은 기억

침침한 가로등

스콜라란 2012. 2. 22. 05:02

 

   처음에 독일을 무심결에 걸어다닐 때는 우선 전봇대가 많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갖가지 용도의 전봇대, 전신주 기둥, 신호등 기둥, 가로수들로 인해서 보행도로의 많은 부분이 침범당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독일의 도로와 주택가에는 기둥이 많이 없습니다. 옛 도로를 확장하지도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탓에 마주보는 건물에 쇠줄을 연결하고, 그 중간에 전등을 달아놓는 곳이 많습니다. 위를 쳐다보면 왠 줄이 이렇게 많을까 싶지만 보행 중 시야에서는 앞에 가리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모든 전기불이 침침합니다. 관공서 건물도 그렇고, 가로등은 두말 할 것도 없습니다. 게다가 밤에 길을 걸으며 바라보는 가정집의 전등은 모두 노란빛을 띱니다. 우리나라의 도로와 집에서처럼 그런 눈 부시도록 환한 형광등 불빛은 좀처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저도 이런 침침함이 처음에는 너무 낯설었습니다. 노안이 오려고 하는지(ㅋㅋ) 가끔 이런 밝지않은 상황이 답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눈이 더 편합니다. 한국에서 너무 밝게만 살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밤에 뭔가를 사러 잠시 외출을 하면 순간 길이 너무 어둡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섭다는 뜻이지요. 하지만 먼 곳을 봐도, 바로 위를 봐도 모두 이 정도의 불빛 뿐입니다. 가로등이 없는 주택가는 없기 때문에 그냥 믿고 걸어가도 되겠습니다.

 

 

 

 

   제가 사는 곳의 역 앞으로 나있는 도로에는 형광등을 달아놓은 가로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보고 있으면 피식 웃음이 납니다. 가로등이라 함은 그 크기에 있어서도 가정용을 훨씬 능가해야 한다고 여겨지나, 이곳의 형광등 가로등은 한국의 집에서 쓰던 긴 전등과 별 차이가 없어보입니다. 노란색을 띄는 백열등이나 흰색을 띄는 형광등이나 그저 그런 밝기를 보여줍니다. 한국의 대낮과 같은 밤처럼 길을 비추던 거대 나트륨등이 조밀하게 설치된 곳은 아직 못봤습니다.

 

 

 

 

그래도 전차만큼은 어디나 밝습니다.

 

 

   독일은 전기세가 비싸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저의 경우도 한달에 몇 만원의 전기세가 나옵니다. 그러면서도 자연/바이오 에너지를 개발하는데에 국가적인 노력을 하는 곳이 독일입니다. 대관령, 제주도 등지에 많이 있는 거대한 바람개비가 독일제품이라는 것을 아시는지요? 독일도 천연자원이 없는 나라라고 하는데 우리만큼이야 없겠는지요. 우리는 독일보다도 더 공공에너지를 절약할 방안을 마련해야 하지않을까하고 생각해 봅니다.

   밤에 약간 어둡게 조명을 조절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한국에 돌아가면 다른 집보다 조금 어두운 조명의 밝기로 살려고 합니다. 대단한 이유는 없고, 단지 저의 눈을 위해서입니다.

 

 

*70% 정도의 마음을 담는 일기 비슷한, 편히 쓰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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