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는 앞서 쓴 키오스크(매점)보다 길에서 마주하는 더 많은 가게가 있습니다. 놀랍게도 소형 약국(독. Apotheke, 아포테케)입니다. 어디를 가도 약국이 보입니다. 다시 생각하지만 먹고 살만큼 영업이 되니까 존재하는 것이겠지요?! 집 앞에도 약국이 바로 있습니다. (약국 사진은 다음에...) 이번 겨울은 그냥 지나가나 했는데 감기에 딱 걸리고 말았습니다. 그제 밤 새벽에 추워서 일어났는데 이불을 홀라당 차버리고 있었지 뭡니까. 2주간 유럽이 많이 추웠다가 풀리는 중인데 이 틈을 버티지 못하고 제대로 감기에 걸렸습니다.
약국에 가서 내가 감기에 걸렸고, 골이 띵~하고, 코가 맹맹하다... 얘기가 끝나기도 전에 턱하니 내놓는 약이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약회사인 독일 바이엘(Bayer)의 아스피린 종합 감기약입니다. 전에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 약이 독일 감기약으로 매우 유명하답니다.
심한 감기에 걸리면 독한 감기약 먹고, 깊게 잠 들면서 땀 좀 흘리고, 바로 낳아지기를 바라는 것은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강한 약에 길들여졌다고 해야할까요? 그런데 이 약은 알약이 아니라 가루약이었습니다(독. Granulat, 그라누랏). 1~2 봉지를 물에 타서 하루에 3번 정도 마시면 되고, 3일 이상 먹지는 말라고 되어있습니다. 물에 타놓은 모양은... 대장내시경 검사하기 전에 먹는 그 지독했던 액체의 맛이 날 것 같아 보였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포카리스웨트 맛이 납니다. 맛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안가져도 되어서 좋습니다. 이 약을 따뜻한 물에 타서 먹는 것이 좋지 않을까하고 생각했었는데,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시는 것은 별도로 있습니다. 같은 약인데 포장지 컵 그림이 찻잔으로 되어있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제품입니다.
약이 강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유명하고 괜찮은 약이라고 하니 3일 동안 먹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집에 미리 비축해 두었던 프로폴리스 감기용 목사탕(독. Halspastillen, 할스파스틸렌)을 깨어있는 동안 계속 녹여먹습니다. 프로폴리스는 한국에서도 매우 인기가 많은 천연항생제입니다. 제가 아는 한국의 김여사는 이 사탕만으로 감기를 낳았다는 전설을 지난 겨울부터 퍼트리고 있습니다. ㅋㅋ
프로폴리스가 한국으로 날아가서 너무 고가에 팔리고 있지만, 여기서는 목사탕 한 상자에 몇 천원이면 독일산으로 구입할 수가 있습니다. 저도 피로할 때마다 먹을까하고 일반 프로폴리스 캅셀(60알, 2만 8천원 정도)을 비축해 두었는데 앞으로는 잘 챙겨 먹어야겠습니다.
오후 3시... 다시 잡니다. 오늘 공부하고 정리할 것도 많고, 꼭 해야 할 일도 있었는데 그냥 하루 공치네요. 감기 다 낳으면 감사한 마음으로 독일어 공부든 다른 공부든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누구는 아프면 서럽다고 하는데, 저는 그런 것도 전혀 없습니다. 이렇게 해서 또 세상의 바이러스에 한번 저항해 보는 것이지요. 잠에서 잠시 깰 때마다 이번 겨울이 가나보다라는 막연한 생각만 하는 중입니다.
*70% 정도의 마음을 담는 일기 비슷한, 편히 쓰는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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