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에 가면 요리에 관심이 없는 탓에 음료수와 계란 외에 특별히 살 것은 없습니다. 과일을 너무 안먹는 것 같아서 가끔 과일을 사기도 하는데 가을부터 눈에 띄여 사오는 것이 있습니다.
방울 토마토의 머~언 친척 또는 배다른 자손뻘 될듯한 왕구슬만한 양배추.
독일어로는 Rosenkohl(로젠코~올)이라고 합니다. 장미 양배추라고 직역하면 안되겠기에 독한 사전을 여니 '양배추의 일종'이라는 신통찮은 대답만 있습니다. 아마도 장미꽃 봉오리와 비슷해서 독일에서는 이런 이름이 붙었으리라 [추측]합니다. 나이가 드나 젊으나 궁금한 것이 있으면 그때 그때 찾아보는 습관을 놓지 말아야한다는 생각입니다. 속시원히 풀리지 않는 상태로 스스로를 둘 수 없습니다. 세상 얼마나 좋습니까. 자판 좀 두드리면 답들이 나옵니다. 머리에 넣지를 않아서 그렇지 정보는 무궁무진. 가을에 독영 사전을 사둔 것이 있어서 로젠콜을 찾았습니다. 영어로는 brussels sprout(s)입니다. 브뤼셀스 스트라우트라... 벨기에 브뤼셀? 인터넷에서 두서너 개의 백과사전에 영어단어를 타이핑했습니다. 바로 답이 나옵니다. 내용을 대충 요약해보면.
16세기부터 벨기에 브뤼셀 일대에서 재배하던 채소(양배추)인데 19세기 이후에 유럽 전역으로 펴져나갔고, 현재는 북유럽, 영국 그리고 미국에서 많이 재배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소량으로 재배를 합니다. 우리말로는 방울(다다기) 양배추라고 합니다. 방울 토마토와 같은 방울 종류에 속하는 귀여운 채소입니다. 이 채소는 오래 보관하는 것이 가능해서(저장성이 우수해서) 야채가 부족한 겨울에 인기가 있으며, 단백질과 비타민 A, C 등을 다량으로 함유합니다.
저는 요리를 못해서 많은 음식 재료를 그냥 먹는 것이 많습니다. 마른김을 좋아하고, 멸치도 굵은 것을 손으로 잘라 고추장에 찍어먹고, 배추는 삶아(데쳐)서 쌈으로 먹고, 요 귀여운 방울 양배추도 삶아서 소꼽놀이하듯 반으로 자른 후 쌈장에 찍어먹습니다. 유학의 고수는 이 방울로 김치를 담그기도 한다는데... 저에게는 몸도 마음도 가지 않는 일일 뿐입니다. 입 냄새나서 마늘을 많이 먹으면 안되는데 어제도 마늘을 잔뜩 까다가 일단 후라이팬에 구운 다음 쌈장에 잔뜩 비벼놨습니다. 마늘을 인삼으로 착각하며 먹는 사람이 접니다. 그런데 독일 마늘도 양파처럼 너무 너무 매워서 절대 생으로는 못 먹습니다. 켁~~
천연색의 야채들과 푸릇한 잎사귀들도 많지만 이 귀여운 방울 양배추들, 살짝 단맛이 날까말까 하면서도 단백한 괜찮은 유럽 야채입니다.
*70% 정도의 마음을 담는 일기 비슷한, 편히 쓰는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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