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에 크리스마스 시장을 '잘' 찍어보겠다는 일념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깜깜한 밤에 - 그래봐야 6시 - 카메라, 삼각대, 리모콘까지 챙겨 나섰는데 저의 순진한 생각이었습니다. 사람이 얼마나 많던지 시장 안으로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바깥으로만 뱅뱅 돌았습니다. |
^^ ^^ 쾰른 대성당 옆의 시장 ^^ ^^
^^ ^^ 구시장(알터막트, Alter Markt) ^^ ^^
한 가운데에는 쾰른 콘서트밴드가 연주 중
겨우 와인을 샀던 건물, 그리고 뒤로 보이는 탑이 옛날 시청(라트하우스, Rathaus)
^^ ^^ 호이막트(Huemarkt) ^^ ^^
알터막트에서 사람들을 비집고 들어가 크리스마스 와인(클루바인, Gluehwein)을 사서 마셨습니다. 사람에 치여서 안에서는 마시지도 못하고, 시장 울타리 밖으로 와인을 쏟지않도록 살금살금 걸어나와서 서서 마셨습니다. 모두들 그렇게 선 채로 떠들며 마시고 있었습니다. 속이 따뜻해지는 것이 추운 날씨에는 아주 제격이었지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시장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독일인들에게 큰 즐거움이 된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뉴스에도 각 지역마다 크리스마스 시장의 정경을 많이 보여줍니다. 저는 사진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몇 장만 찍어왔습니다. 그런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카메라에 손을 흔들고, 포즈를 취하며 급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런 인간들 피해서 겨우 몇 장만 건졌습니다. 안그러던 사람들이 분위기에 취했는지 들떠있고, 얼굴에 웃음도 많이 보였습니다.
집에 와서 남은 것은 사진 외에도 크리스마스 와인'잔'입니다. 보통 크리스마스 와인 한 잔의 가격이 5유로라고 합니다. 제가 먹은 집은 4.5유로였는데 1~2유로가 잔에 대한 보증금이었습니다. 빈잔을 갖다주면 보증금을 내주는 격이죠.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문화인데요, 이 잔을 모으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와인잔에는 어느 지역의 크리스마스 시장이었는지를 알 수 있게 글씨가 써있습니다. 어떤 지방에서는 연도까지 적혀있다고 하니 매년 모으면 기념품이 되긴 하겠습니다. 저도 처음이고 해서 잔을 반납 안하고, 그냥 가져왔습니다. '크리스마스시장 쾰른 구시가지'라고 적혀있습니다. 그 다음날 부터는 저의 커피잔으로 둔갑했습니다. |
*70% 정도의 마음을 담는 일기 비슷한, 편히 쓰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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