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슈퍼마켓에 가면 감자전이 있습니다. 처음에 깜짝 놀랐습니다. 주막에서 먹던 감자전, 비오는 날 갈아서 부치던 감자전이 있었으니까요. 두툼한 것으로 3개가 들어있는게 가격은 우리돈 2천5백원 정도입니다. 어떤 것은 사과소스가 같이 들어있기도 합니다. 저도 어쩌다 한번씩 사와서 후라이팬에 데워 간장에 찍어 먹었습니다.
저녁에 뭘 좀 사러 시내에 나갔다가 크리스마스 시장을 또 얼쩡거렸습니다. 금요일 밤이다보니 더더욱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다들 들떠보였고, 일주일간 내리던 비가 그쳐서인지 더 상쾌했습니다. 하늘엔 보름달, 땅 위엔 크리스마스 장식들... 어디가 더 밝은지 시합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결심!! 나도 저 인파를 뚫고 오늘은 뭔가를 먹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꼬치를 파는 곳은 정말로 사람들이 많아서 포기하고, 어느 가게 앞에서 뭐를 파나하고 보고 있는데 앞사람이 빠지면서 제가 점원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이 가게에서는 오로지 감자튀김만 팔았습니다. 길게 썰어서 튀긴 폼메스(Pommes)와 슈퍼에서 보던 감자전이 있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감자전이 아니라 감자 튀김이라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라이베큐헨(Reibekuchen)이라고 되어있고, 무조건 3조각에 2.5유로(4천원 정도)입니다. 사과소스를 한 국자 떠서 그릇에 놓고, 그 위에 놓인 감자 튀김 3조각을 받았습니다. 어라, 젖가락도 포크도 안주네요...
남들처럼 선 채로 그 기름 덩어리를 손으로 그냥 집어서 먹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안에 양파를 많이 넣어서인지 또는 바로 튀겨서인지 매우 아삭했고, 사과소스를 찍어먹었더니 덜 느끼했습니다. 과정을 보니까 호떡을 거의 튀기는 것 처럼 만들고 있었습니다. 청주에 가면 쫄쫄이 호떡이라고 있던데, 그것과 매우 유사하게 만듭니다. 감자 으깬 덩어리를 기름 속에 넣고, 한쪽이 갈색으로 변하면 뒤집고, 반대쪽도 다 익으면 털어서 옆으로 옮긴 후 기름기를 뺀다. 알바생들 정말 고단해 보였습니다.
독일의 감자튀김인 라이베큐헨을 일반 슈퍼마켓에서도 살 수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 슈퍼에서 파는 것은 영락없이 우리의 감자전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시장에서 감자튀김을 먹고는 집에 오는 길에 슈퍼에 들러 오랜만에 감자전을 하나 사왔습니다.
*70% 정도의 마음을 담는 일기 비슷한, 편히 쓰는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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