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이 가장 발달한 나라를 꼽으라면 독일과 일본이 되겠습니다. 체육을 국민 건강의 방법으로 여기던 1800년대 후반과 1900년대 초반에는 북유럽의 스웨덴, 덴마크, 독일의 ‘체조’가 융성했으나(3대 체조) 체육에서 스포츠로의 변화 속에 미국이 프로 스포츠를 중심으로 프로페셔널 스포츠와 관람 스포츠 모두의 발전에 초석을 다지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미국은 체육과 스포츠를 대학에서 학문으로 받아들여 과학적 연구의 대상으로 만듭니다. 그건 그렇고... 생활 체육의 강국 독일과 일본은 자전거의 나라라도 유명합니다. 그리하여 저도 이곳에서 자전거를 생활 속의 교통수단으로 삼으려고 단단히 벼르고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가지고 있던 꽤 비싼 자전거들을 정리한 이래로 이곳에서는 진실되고 참~한 생활 자전거의 참생활을 하려고 했습니다.
독일에서는 우리와 같은 화려한 브랜드의 MTB가 많이 눈에 띄지 않습니다. 제 눈에는 모두들 아저씨 자전거를 타고 있었습니다. 꽤 높은 안장에 궁뎅이를 대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앞뒤에 있는 바구니에 가방을 덥석 얹어놓고 탑니다. 딱~! 아저씨 자전거 스타일이죠. 그렇다보니 자전거가 많이들 커서 왜들 이러나 싶었습니다. 속으로 생각하길 ‘그래, 막 자전거가 잃어버려도 부담 없고 좋지’ 또는 ‘얘들이 검소해서 이런가? 별로 검소하지도 않던데 스타일이 왜 이런 걸까?
나는 이들과 달리 작은 자전거를 사려고 했습니다. BMX를 살까 하다가 라이딩 중 앉았다 일어났다하면 이 나이에 이제는 불편할 것 같아 그냥 저렴한 막 자전거이되 작은 것을 사려고 했지요. 크기만 맞다면 애들 것도 상관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자전거 가게들의 위치를 많이 찍어두었습니다. 자전거 가게는 크게 두 종류인 것 같습니다. 파는 것 중심의 가게와 수리 중심의 가게. 집 근처에도 자전거 수리를 주로 하는 가게가 있습니다. 가게 앞에 새 자전거를 내놓고 팔기도 하였지요. 어느 날 생활자전거 하나 구입하고자 그 앞에 섰다가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최저 가격이 299유로(50만원 정도) !!! ‘헐~~ 모지 이 상황?’ 놀란 마음 추스르고 다른 가게에도 가봤더니 정말 이렇네요. 시내에 큰 샾에 갔더니 한술 더 떠서 아저씨 자전거들이 글쎄 700유로 이상인 것들도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길에서 봐오던 그 시커먼 아저씨 자전거들이 100만원이 넘는 것들이 보통이란 말입니까? 이럴 줄 알았으면 한국에 있던 것 정리하지 말고 가지고 올 걸하는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한국에서 알았던 독일 생활자전거 브랜드 포커스(Focus)도 거의 우리돈 100만이 훌쩍 넘었습니다.
저... 정말 놀랐습니다. 자전거의 가격이야 신문 구독하면 주는 공짜부터 수 천 만원에 이르겠지만, 저는 그냥 한국에서 신문 구독시 주는 정도의 자전거를 구입하겠다는 순진한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100유로, 비싸게는 200유로면 되겠지 했는데... 그런 자전거는 거의 거의 거의 없네요. 요즘 인터넷으로 생각날 때마다 자전거를 검색하는데 마찬가지입니다. 아... 독일의 생활 자전거를 한 대 사면, 예를 들면 저렴한 300유로(50만원)짜리를 사면 5달을 대중교통 이용하지 않고 꼬박 자전거만 타야 본전을 뽑습니다. 제가 너무 독일의 사정을 몰랐네요. 너도 나도 타는 자전거가 이렇게 저의 기대보다 비싸다니요. 500유로(80만원 이상) 이상 되는 것들은 일본의 시마노 부품을 거의 장착하고 있습니다. 이러니 길에서 어쩌다 보는 자이안트, 트렉, 스페셜라이즈드 등의 외국브랜드를 타는 사람들은 자전거에 정말 투자 많이 하는 사람들이겠죠. 포기하지 않고 자전거 가게가 있으면 일단 들어가 봅니다. 제가 원하는 스타일의 폭이 이제 정해졌습니다. 저는 기어 없는, 모양만 사이클(로드바이크)인, 작은 바퀴 자전거(24인치)를 찾고 있습니다. 찾는 그날까지 !!!
자전거의 주차 문제도 곳곳을 많이 지저분하게 합니다. 묶을 곳만 있으면 자전거를 매어두기 때문에 방치된 자전거도 많고, 사람들이 자전거를 쓰러트려도 그냥 가버립니다. 낡은 자전거 버리려면 그냥 묶어두는 척 새워두고 가버리면 되겠습니다. 집집마다 문 앞에 자전거 세우지 말라는 경고문도 꽤 있습니다. 이래저래 저의 자전거 생활과는 참 거리가 먼 독일 실정입니다. 또한 자전거 도로는 잘되어있지만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자전거와 보행자 또는 자전거와 차량과의 사고가 많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서도 10대 애가 차량과 충돌하여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보행자의 입장에서도 자전거를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인도를 걸을 때도 자전거 도로에 무의식 중에 침입하는 경우가 있는데 저도 이 때문에 독일 와서 초반에는 자전거들로부터 비키라는 따르릉 소리 많이 들었습니다.
저의 예상과는 많이 다른 독일의 자전거 실정을 느끼면서 우리가 너무 과장되게 독일의 자전거 문화를 긍정적으로만 전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 생각입니다.
유럽에서는 아래 사진의 짐 자전거가 매우 유용합니다. 장 보기도 좋고, 아이들 얹어서 다니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깨끗한 자전거가 하나 보여서 찍어왔습니당 ^^
자전거 도로는 독일도 유명하지만 생각보다 폭이 넓지는 않았습니다. 독일에서 한줄로 자전거들이 이동하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 제가 사는 도시는 로마시대에 만들어진 도시라서 뻥 뚫린 거리가 많이 없다보니 차가 자전거보다 우선입니다. 그래서 자전거 도로가 없어지는 곳도 많습니다.
그런데 덴마크 코펜하겐의 자전거 도로는 차량의 1차선 정도 크기를 할애하여 자전거 도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전거들이 서로 추월을 하는 것도 문제가 없었고, 완벽하게 차량 신호와 동일하게 운전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빨간 신호에 걸리면 자전거 떼가 정지하는 모습이 볼만했답니다. 코펜하겐 사람들의 자전거 타는 모습을 보면 시합하듯이 탑니다. 저는 기세에 눌려 감히 끼지도 못할 것 같았습니다. ㅋㅋ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사이클이나 투어용의 구멍 숑숑 뚫려서 머리에 얹는 헬멧보다는 하프 헬멧을 더 많이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스케이트 보드나 BMX 라이더들이 착용하는 헬멧을 코펜하겐에서는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제 스타일이라서 더 보기 좋았나봅니다. (이하 덴마크 코펜하겐 도심, 2011년11월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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