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좋은 기억

쾰른의 도서관

스콜라란 2011. 11. 7. 22:07

 

   도서관은 저 같이 공부 안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꼭 필요한 공간입니다. 그리고 놀이터입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독일에서 그리 썩 괜찮은 도서관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여행을 가도 대학 도서관들을 꼭 가보는데 북미 대학의 도서관들과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독일 대학의 도서관들은 분야별로 많이 나눠져서 이 건물 저 건물에 너무 많이 분산되었기 때문에 도서관의 수는 많으나 광활한 그런 홀을 가진 도서관을 아직 못 봤습니다. 전공별 도서관의 집중 또는 분산은 모두 분명한 장단점이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다시 독일어 공부에 매진하려는 게으린 계획을 안고 쾰른대학교 중앙도서관에 갔습니다. 독일의 대학은 몇개의 사립대학을 제외하고는 모두 나라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주(Landes-)와 대학(Universitaet)의 겸용도서관 형태입니다. 우리나라 대학의 도서관은 해당 대학생 및 교직원만 출입이 가능하지만 이곳은 누구든 들어갈 수 있습니다.

   직접 쾰른대학교 도서관에 가봤는데 ... 어휴... 놀랐습니다. 너무 오래된 건물이라서인지 안에는 인테리어 공사가 한참이고, 책상이 죽~ 놓여있는 공부하는 방(Lesesaal)도 협소했습니다. 책이야 물론 많겠지요. 우리나라 대학의 신식 시설만 보다가 적응이 안되서 바로 나왔답니다.

 

 

 

 

   그래서 계획을 바꿔 주립도서관(Landesbibliothek)을 찾았습니다. 일단 도시의 각 구(역)마다 도서관이 있었습니다. 나라에서 만든 이런 도서관들은 정말 부러운 점입니다. 저는 쾰른 도심 중앙에 있는 주립중앙도서관에 갔다왔습니다. 이런 도서관들의 특성상 공부방(독서실?)이 별도로 있지는 않습니다. 책장 사이에 책상들이 하나씩 놓여있어서 거기에 자리 잡으면 됩니다. 모든 주립도서관은 월요일이 휴무이고, 매일의 오픈 시간이 좀 다릅니다. 대체로 오전 10시~오후 4시 또는 6시까만 열기 때문에 뭔가 시험공부를 집중적으로 하기에는 좀 불편하지요.

   이런 것도 도서관에 대한 관점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우리의 공부는 줄기차게 시험공부를 해야하기 때문에 앉아있을 수 있는 공부방을 중요시하는데 유럽의 도서관들은 책을 대여하고, 읽고, 반납하는 것 중심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보니 공부방이 따로 마련되어있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우리나라 서울의 서초구에 있는 국립중앙도서관 또한 예전에는 고시 등의 각종 공부하는 분들의 고정 공부 장소 중 하나였으나 이제는 이 기능을 없애고, 책의 대여 등으로 초점이 바뀐 것입니다.

 

 

 

   도서관에 갈 때마다 1층 책 반납하는 장소에는 사람들이 항상 줄을 서있습니다. 그만큼 도서 대여를 많이 한다는 뜻이겠지요. 쾰른 주립도서관의 창틀, 책꽂이는 빨간색으로 되어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쾰른의 전철 정류장이나 주요 건물에서 쓰는 메인 색상이 빨간색이기 때문입니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연령대는 아이와 부모팀부터 초등생, 청소년, 대학생, 성인들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각 연령층의 고른 분포는 우리의 특정 연령대를 대상으로 하는 도서관과 많이 다른 광경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오픈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독일의 도서관입니다.

 

 

 

 

   저는 아직 이 도시에서 마땅히 궁둥이 붙일 도서관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시원한 라인강 옆에 있는 본(Bonn) 대학교 도서관이 조금은 그립습니다. (아래 사진)   

 

 

 

 

 

*70% 정도의 마음을 담는 일기 비슷한, 편히 쓰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