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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크푸르트, 2011 도서 박람회(독.Buchmesse)

스콜라란 2011. 10. 18. 01:38

 

지난 토요일 프랑크푸르트 도서박람회(부흐메세, Buchmesse)에 다녀왔습니다.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섰고, 기차를 타서는 다시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어느 순간 눈을 떴는데 라인강변의 몽환적인 환경이 펼쳐집니다.

강변의 안개로 인해서 정면의 해가 흐릿했지만 그로 인해 오랜만에 만난 물안개... 

 

 

 

 

 

그렇게 강을 멍하니보다가 로렐라이 언덕을 그냥 지나칠 뻔 했습니다.

많은 전설을 간직한 라인강에서 급류를 만들어 뱃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그곳...

노래로만 듣던 로렐라이 언덕을 이번에는 카메라로 간신히 잡았습니다. (아래)

 

 

 

 

 

기차 안에는 엄마와 애들 커플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직감상 이들도 내가 가는 곳으로 가는구나 생각했지요.

역시 교육에서는 엄마의 열성이 아빠를 능가함은 어느 나라나 똑같나봐요.

토요일, 아빠들은 집에서 주중의 피곤에 쩔어 늘어져 있겠지요?

 

프랑크푸르트는 매우 맑았고, 중앙역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메세역까지는

얼떨결에 무임승차를 했습니다. 제가 사는 곳과는 표 구매 등의 체계가 달랐습니다.

 

  

 

 

 

  

 

 

 

세계 최대 도서박람회인 프랑크푸르트 부흐메세는 규모면에서도 대단했습니다.

한 건물에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약 20개의 초대형 건물에서 주제별 코너를 만들었고

터널로 연결된 그 동선이 너무 너무 길어서 죽는줄 알았지요. ㅋㅋㅋㅋ

 

 

 

 

 

한국 코너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 많이 민밋했습니다.

우리의 출판 문화가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

 

 

 

 

백범 김구 선생님의 일기가 독일어로 번역되어 있었습니다.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나라의 정치가 이 꼬라지인 것을 아실지...

 

 

 

 

도서와 관련된 상품을 파는 곳들도 많았습니다.

많은 유혹을 느꼈는데 한 곳도 넘어가지 않고 잘 버티다 왔습니다.

하지만 아래 책 스탠드는 정말 탐나데요. 존경하는 인물을 사고 싶었지요. 

 

 

 

 

 

아무리 사람이 많아도 심각한 도서를 출판하는 코너는 텅 비어있었습니다. ㅎㅎㅎ

저의 대학원 시절을 힘들게 했던 출판사입니다. 이 출판사의 책들은 이해를 잘 못했거든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아이들을 위해서 너무 좋은 곳이었습니다.

각종 코너에서 판화 등의 체험 기회도 제공했고, 신기한 책을 많이 볼 수 있으니까요.

이런데 오면 애들이 책을 좋아하게 되지않을까 싶네요. 

 

 

 

 

책과 직접적으로 관련없는 이벤트도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요리 코너에서 이런 행사가 있었지요.

 

  

 

 

 

저 자신을 돌아보게 했던 것은 곳곳에서 펼쳐지는 포럼의 모습이었습니다.

어지간한 학회보다도 훨씬 낫더군요. 한국에서 겪었던 교수/학자들의 허례 기억이 스치고... 

구체적인 주제, 세련된 진행, 사람들의 진지한 경청...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저는 과학, 교육, 예술, 아동도서 코너를 겨우 보고 나왔습니다.

더 있고 싶었지만 낮 12시가 넘어가면서 쏟아져 들어오는 엄청난 인파에 놀랐고,

2시 부터는 출판사 마다의 이동마저도 어려울 만큼 사람들이 불어났습니다.

이런 곳에서는 언제나 그렇듯이 저의 기력이 쇠진해져서 또다시 죽는줄 알았습니다.

사람들만 많이 없었다면 매우 꼼꼼히 둘러볼텐데 저의 체력이 버티질 못했습니다. 어지럼~

내년에는 알찬 계획을 갖고 이곳에서 많은 것을 배워가야겠다고 생각해봤슴당.

한 2박3일 정도 머물면 제가 원하는 만큼은 얻어갈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근데 엄청나게 많은 코스프레 애들은 왜들 온걸까요?

특히 일본 만화 쪽 코너에 이들이 포진을 하고 안비켜줘서 구경 하나도 못했습니다.

큰 행사가 있으면 지들까지 이러고 나타나는 것이 문화인지, 의도된 출현이지 구분이 안갔어요.

어딘지는 모르겠는데 코스프레 체험을 할 수 있는 코너도 있었습니다.

 

 

 

 

 

 

 

 

 

너무 많아진 인파에 질려서 정말로 못 버티고 나가기로 했습니다.

제가 얻은 것은 많은 쇼핑백들과 판촉물들입니다. 무게도 꽤 나갔지요.

각 출판사들마다 쇼핑백을 나눠주고, 볼펜, 메모지 등도 많이 줘서 받아왔습니다.

종이 가방에 천 가방들을 꽤 많이 넣어왔는데 유용하겠더군요. ㅎㅎ

암튼 1년 동안 쓸 쇼핑백은 이날 다~ 받아왔슴당.

개성에 넘치는 물건들을 받은 사람들이 살짝 부럽기도 했구요.

 

 

 

 

저의 가슴에 확~와서 꽉~박힌 말입니다. "책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인류의 최고 유산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임당!! 

 

 

 

 

[ 도서전을 나오면 느낀 점 ]

1. 책은 글 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림, 그래픽 등의 중요성을 새삼 느낌.

2. 생각지도 못한 분야와 주제의 책들이 쏟아져나온다. 지식을 접하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3. 내가 살면서 할 일이 무엇인지 구상하다. 올바른 지식 전달자가 되어봅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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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박람회에서 저녁까지 쭉 있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나온 탓에

프랑크푸르트의 번화가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기차 예매 시간도 한참 남았구요.

하웁트바에(Hauptwache) 역 근처에서 유명한 커피 집은 오늘도 줄이 길게...

저는 마셔보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커피를 사다가 길가 어딘가에서 마신 후

빈잔을 주고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날 도심을 배회하다가 한적한 골목에서 어느 옷가게를 봤는데요.

지들끼리 패션쇼를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밖에서 웃으며 안을 보고 있으니

점원이 저에게 안으로 극구 들어가보라고 해서... 얼떨결에 들어와서 봤습니다.

모델 4명이 짦은 런웨이를 부지런히 왔다갔다했고, 구경하는 사람들도 음악에 맞춰

몸을 살짝씩 흔들고... 분위기 좋~~았습니다. ㅋㅋ

이날 다시 느낀 점이지만 패션모델의 시선처리가 너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워킹에 맞춰서 시선은 자연스럽게, 팔도 적절하게 포즈 취하는 모델이 진짜 프로겠지요.

 

  

 

  

 

 

 

이곳 저곳 걷고 걸어서 괴테광장의 괴테 스트라쎄까지 둘러봤습니다.

괴테 스트라쎄는 완전 명품거리였구요. 괴테가 프랑크푸르트의 부호였기에 그런가요?

구두계의 명품 지미추도 있고, 기타 등등... 근데 중국말과 우리말이 많이 들렸습니다. 컥~

 

 

 

 

 

저녁 7시 44분 기차를 타려고 우두커니 기다리는데

역 밖의 노을이 기차역 내부로 들어와서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이날도 여행의 여운은... 은연 중에 찾아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