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독일이 새롭게 보입니다. 특히 사람들의 경우는 고도 비만자들이 눈에 많이 띄네요. 옷도 얇아지면서 더 이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내 배에 둘러진 지방 튜브나 신경쓰기로 했습니다. 또한 시내에서는 부모들이 장애를 가진 자식을 데리고 나오는 모습이 가끔 보입니다. 특히 장애인들에게 겨울은 지루할텐데 따뜻한 봄이 와서 얼마나 다행인가요. 저는 장애를 가진 사람(특히 정신지체)과 그들의 부모들을 은근히 바라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평소와 다름없는, 여느 인간을 보듯이 바라본답니다. 그들도 갖혀있지 말고, 편히 나다니는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낮은 영상 25도를 웃돌았습니다. 창밖으로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들이 보였고, 여느 때 처럼 여벌의 잠바를 가방에 넣은채 길을 나섰지요. 집 밖으로 나가자 옆집 개가 짖었고, 한 남정네가 마당 잔디 위에 엎드려 있었습니다. 오늘은 토요일이니까...하고 생각했더랬지요. 몇 걸음도 걷지않아서 매우 따뜻한 바람을 느낄 수 있었고, 옷을 잘못 입었음이 후회되었습니다. 전철역에서는 숏빤쓰에 나시를 입은 사람들도 보게 되었습니다. 어제와 오늘이 완전 천지차이군요.
확실히 날은 따뜻했고, 하늘에는 구름 한점 없었으며, 토요일이어서 그런지 시내에는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어제부터 맛들인 학용품 쇼핑을 다시 하였고, 한국에서는 명품 코너에 분류되어 약 3만원에 팔던 독일 브랜드(Lamy)의 평범한 볼펜을 1만5천원에 사서는 또 좋아라 했습니다. 라미 필기류의 가격은 딱 파커 수준에 맞추는 것이 적정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서 넘 비싸게 팔아먹네요. 시내의 인파를 벗어나고픈 마음에 서둘러 넓은 잔디광장 쪽으로 들어서자 여기가 대한민국이 아니라는 생각이 확실히 들었습니다. 우리의 서울은 있는 나무도 다 뽑아버리고 길을 만들지만 또는 가로수의 나무을 통일하기 위해서 원래 있던 나무들은 뽑고, 새 나무를 심지만 이곳의 모습은 그렇지 않습니다. 또한 한국의 공원은 잔디밭에 편히 들어가기가 어렵지요. 출입금지 푯말이 있어서 잔디는 그냥 보는 것인데, 이곳 잔디들은 워낙에 튼실하여 밟는 용도가 확실한 것 같습니다. (공원문화의 차이를 다음 포스팅 기회로 미루고...) |
본(Bonn) 대학교 본관 앞마당
저는 햇볕을 피하여 걸어다니기 바쁜데 이 인간들은 모두 양지로 출동! 각자 자리깔고 책을 보거나, 먹거나, 떠들거나, 놀거나, 자거나 등의 행위를 맘 편하게 합니다. 우리는 태양을 피하고, 얘네들은 태양을 즐기고... 이 극명한 차이를 문화로 설명해야 하나, 인종으로 설명을 해야 하나, 지구상의 위도와 적도가 가리키는 삶의 터전 차이로 설명을 해야하나요?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참으로 단순한 놀이를 그야말로 즐기는 이들의 문화는 제가 추구해야할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안그래도 저 또한 해먹을 가져나와 어디선가 '탱자'씨가 되려고는 계획했지만, 아직 날이 좀 서늘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들은 오늘의 이 기회를 놓치지않고 모두 단순한 놀이와 막연한 휴식에 올인합니다.
주요한 이들의 놀이 형태는... (1) 원반 던지기 (2) 줄타기 (3) 곤봉이나 공으로 저글링 |
국내의 아웃도어 용품 수입체인 H상사에서도 들여와 팔기 시작하는 줄타기용 밴드/로프가 아주 많이 매달려있었습니다. 이 줄을 타기 위해서 어떤 아저씨가 옷을 갈아입는데 바로 그 자리에서 청바지를 벗고는 유유히 빤스 상태에서 다시 운동복으로 입는 모습에 혼자 웃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여인... 헤드폰을 끼고, 리듬체조용 리본을 다는 막대기를 이리 저리 돌리며 혼자 스텝을 밟습니다. 좋다, 좋아~~ |
나무 사이에 매단 줄의 반까지도 가는 사람을 보지는 못했지만 모두들 대단히 집중하며 즐기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저 줄타기 놀이의 정식 명칭은 '슬랙라인(Slackline)'입니다. 운동 차원의 효과로 말하자면 균형을 잡기 위해서 몸뚱아리의 모든 근육을 섬세하게 조절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근력 향상과 균형잡힌 몸매 가꾸기에 도움이 됩니당~. 매우 기교가 높은 동작을 구사하는 익스트림 장면은 유튜브 등을 서핑 해보시길.
날씨가 너무 좋은 탓에 도서관은 매우 한산하여 더없이 좋았습니다... 역시 단순한 상황이 저를 즐겁게 만드네요. 단지 도서관에 사람이 적다. > 빈 책상이 널렸다. > 창가 시원한 자리에 앉는다. > 그래서 나는 좋았노라. '단순 삼창'으로 오늘의 글을 마칩니다.
단순하게 살자! 단순하게 살자! 단순하게 살자!
*70% 정도의 마음을 담는 일기 비슷한, 편히 쓰는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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