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까지가 이곳의 큰 명절인 카네발(Karneval oder Fasching) 기간인데 결국 게으름이 도저서 시내에서 있다는 퍼레이드를 구경하러 나가지 못했습니다. 구체적인 이유인 즉슨... 생략 !
보일러를 꺼버려서 냉냉한 공기가 감도는 오후 4시에 다시 이불 속으로 스르륵 들어가 곰곰히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 중 밖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립니다. 주로 새벽/아침에 분리수거 청소차가 오는 시간에 미리 들리던 사이렌 소리였지만 오늘은 날이 날인지라 이 동네 골목에도 행렬이 지나가겠다는 직감이 들었습니다. 음악 소리도 점점 크게 들리는터라 일어나서 창밖을 보니 정말로 작은 행렬이 지나가네요. 낮에 뉴스에서 보던 대도시의 큰~ 퍼레이드는 아니지만 지역에서 따로 마련한 행렬이 아닌가 싶습니다. 바라만 보다가 행렬이 다 끝나기 전에 사진이라도 찍어야겠다는 생각에 창틀에 걸터앉았습니다.
익히 들어서 알았지만 이들의 주요 목적은 분위기를 띄우고, 무가지의 과자 부스러기와 사탕 쪼가리들을 던져주는 것 ! 그리하여 봉지를 들고 대기하는 사람들이 많다더니 역시... 엄청 던져주고 지나갔습니다. 사람들을 향해 한 움큼씩 던질 때는 거의 폭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순간, 나도 내려가볼까 하는 유혹이 생겼지만 먹지도 않을 과자며, 사탕 생각에 참았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상황이 어색하기도 했구요.
트렉터를 이용한 마지막 퍼레이드 팀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다가 결국 나를 웃게 만든 것은 바로 뒤따라 오는 청소차였습니다. 땅에 떨어진 것들을 싹 흡입하여 원래의 길 상태로 해놓고 가버리는 청소차와 청소부들... ㅎㅎㅎ 왜 웃음이 나올까요?
이제 남은 것은 자기 집 마당에서 놀던 사람들의 이어지는 파티와 퍼레이드 행렬이 던져주고 간 군것질 꺼리들입니다. 오늘이 지나면 다시 일상의 독일로 돌아가겠지요... 내년에도 이 나라에 있다면 대도시의 퍼레이드를 구경하러 나갈 것과 나도 사탕, 쵸코렛을 좀 받아와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70% 정도의 마음을 담는 일기 비슷한, 편히 쓰는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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