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축구는 16강에서 멈추고, 어수선한 마음으로 늦게 일어나보니 서울은 비가 멎었다.
급히 짐을 꾸려 차에 싣고 특별히 고민없이 언제든 찾을 수 있는 원주 치악산 구룡야영장으로 출발!!
비가 와도 상관없다. 조용하고 편하면 그만이다.
영동고속도로 새말IC에서 나와 잠시 국도를 탄 후 치악산 국립공원으로 들어가는 초입
야영장... 캠퍼들 모두가 떠날 채비를 한다.
비를 맞으며 타프를 우선 세우고, 흙이 너무 질펀해서 주차구역에 텐트를 마저 세웠다.
타프와 텐트를 대충 세팅하자 비가 제법 내렸다.
타프 아래에 작은 의자 하나 꺼내서 우두커니 앉아 비 내리는 모습을 바라만 본다.
야영장 바로 옆으로 흐르는 계곡
캠퍼들이 버리고 간, 물에 젖은 또는 물에 완전히 빠져있는 나무들을 주워왔다.
준비해간 압축로그로 우선 불을 붙인 후 나무들을 말려봤는데
치~~익하는 소리와 함께 물기는 없어지고, 곧 훌륭한 땔감이 되어주었다.
이리하여 비가 그친 오후 5시부터 밤 11시까지 불장난에 제대로 '취'할 수 있었다.
야영장에서 약 200미터 위에 있는 구룡사 입구(버스 종착점)의 가게에 도토리묵과 막걸리를 사러갔다.
1.7리터짜리 치악산막걸리...
메뉴가 두 개인 이유는...
도토리묵을 포장해달라고 했는데, 글쎄 파전을 주는 것이 아닌가?
웃으며 아니라고 했더니 '젊은 아주머니'께서 미안하다며 도토리묵도 급히 무쳐주셨다.
그래서 계획에도 없던 포식을 하고, 준비해간 밥은 먹지도 않았다.
겨울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야영장!
가끔 새소리가 들리거나 버스 지나가는 소리만...
* * * * *
새벽 6시... 우두커니 앉아 차를 마시고, 세수를 하고, 짐을 챙기기 시작
치악산을 나오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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