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심원사지를 찾아가던 날, 비가 온다는 예보와 달리 빗방울이 내리지 않아서 78번 지방도 군남로에서 댑싸리 공원에 찾아갔다. 78번 도로는 신망리역 아래로 이어지는데 가을 은행나무가 멋진 길이다. 아래서 북으로 올라다가 보니 이 도로에서 군남댐이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생태 그 자체를 느낄 수 있는 지역이라서 하루 소풍 다니기 좋은 곳이고,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경기북부'이다.
댑싸리 공원 주차장에 자리가 없어서 이제 막 차가 들어서기 시작하는 임시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그렇다고 걷기가 힘들지는 않았지만, 주차요원 할아버지의 뜬금없는 버럭질로 갑자기 기분이 불쾌했다. 공무수행 중인지, 알바 중인지 모르겠으나 아침부터 짜증이 난 것 같은데 나(우리)에게 왜 그러는지... 어처구니없는 마음에 그냥 넘기고 말았다. 가려고 했던 곳도 아니고, 지나는 길에 들렀기에 내 기분에 영향받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지역 명소로 부각되는 곳인데, 인사관리는 앞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먼저 맞이하는 백일홍을 지나면 바로 댑싸리가 보인다. 시골길에서 한두 그루씩 보던 댑싸리가 한 곳에 모여있으니 보기 좋고, 둥근 형태 때문에 마음도 부풀어 오르는 것이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댑싸리 옆으로 들어갈 수도 있어서 1m 남짓으로 크는 댑싸리 옆에서 사진을 찍기에도 좋았다.
내가 방문한 날은 이미 댑싸리가 시들어서 갈변 중이었다. 그래도 입구 너머의 작은 댑싸리들은 붉은 모습을 품고 있어서 제법 훌륭했다. DMZ 근처이기 때문에 주변이 생태 그 자체인 곳이라 댑싸리 공원을 한 바퀴 도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었다.
그날의 탐방 목적과도 일치하는 광경을 보았다. 이곳이 원래 경기도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 삼곶리 돌무지무덤 옆이다. 현재 문화재청에서 돌무지무덤을 검색하면 댑싸리 공원 이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댑싸리 공원으로 만드며 돌무지무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좋은데, 뭔가 좀 문화유산 공간을 너무 파고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덕분에 돌무지무덤까지 자세히 볼 수 있어서 유익한 날이었다.
댑싸리 공원은 매년 가을이면 더 흥해질 장소일 것 같다. 전국적으로 유휴공간에 이러한 생태공원이 많이 조성되고 있는 중이다. 댑싸리 공원도 그만큼 주차시설이나 관리 요원의 발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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