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소풍

강원(비)| 오대산 상원사 ~ 평창 대관령성당 ~ 양양 하조대 ~ 속초 대포항

스콜라란 2023. 5. 15. 12:40

[ 2022년 10월 초의 기록 ]

 

 

사진을 찍는 여행이 아니었다고 기억한다. 자료를 정리하다 보니까 몇 장 있어서 기록 차원에서 블로깅을 해본다.

하루도 빠짐없이 우산을 드느라 새로 사진이 많다. 한 손으로 찍기에는 새로가 편한 때문이었을 것이다.

여행의 기억은 날씨가 너무 좋았던 날보다는 뭔가 마음의 사연이 있거나, 어떤 계기가 동반되거나 또는 아무 생각이 없었던 날 영감을 받는 느낌을 받은 날의 기억이 더 선명하다. 2022년의 작은 여행을 통틀어 어떤 날이 떠오르는가를 판단하면 계속 계속 비만 내렸던 오대산에서부터 속초까지의 여정이 생각난다.

 

 

우리나라에서 입장료가 가장 비싼 절... 비가 오는 산사는 그 자체로 매력이 있기 때문에 영동고속도로를 지나다가 그냥 가보고 싶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운전이 힘들었지만 절에서 만큼은 잠시 좋았다.

적멸보궁까지는 갔어야 했는데 비 때문이 아니라 아무런 준비가 안되어 있었다. 특히 발이 예민해서 신발이 문제. 자주 안신는 운동화를 신고 왔는데 빗길을 걷기 시작한 잠시 후부터 뒤꿈치에서 상처가 나기 시작해서...

 

오래전에 오대산 정상에 갔을 때 완전 구름에 갇혀서 그 멋진 풍광을 본 지 너무 오래된 산이다. 이래도 저래도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가는 선재길은 참 좋다. 전에는 차가 들어가기 불편했다면 이제는 왕복차선 넓이로 확장되어 너무 개발이 된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운전해서 들어가는 사람의 고민으로는 자격이 없나?

전에 있던 중간 야영장에는 특히 뱀을 주의해야 했고, 거기 있던 찻집도 없어졌다. 입장표를 받는 박물관에서부터 상원사까지 너무 편리해져있다.

 

섶다리는 너무 튼튼해져 있고, 계곡가의 펜스는 철로 되어 있는 모습이 생경하다. 걷는 것을 좋아한다면 한나절 시간을 내어 월정사에서부터  상원사까지 물가 건너편 산길(선재길)로 가는 것이 좋으리라...

 

 

 

상원사에서 내려와 월정사에 잠시 들렀다. 공사 공사 공사...

널찍했던 마당이 점점 좁아지는 것이 너무 아쉽다. 

 

 

 

 

 

평창군 대관령면에서는 오삼불고기 식당이 문을 열 때까지 동네를 걸었다.

나는 스키 비시즌의 한적한 이 동네를 좋아한다. 시내라고 하는 작은 거리는 여러 관공서가 제자리를 지키기 때문에 어찌 보면 선명하기도 하고, 상지고등학교 옆의 개천을 따라 걷는 동네길도 좋아한다.

이 날은 대관령성당에 갔지만 성당 밖에서 비를 피하며 앉아있었다.

 

 

 

 

다음 날에는 속초로 이동하면서 하조대에 들렀다. 비가 많이 와서 관리자도, 장사를 하는 분도, 아무도 없었다.

돌계단을 오르면서 녹색 점들이 많았는데 청개구리인 것을 알고는 정말 정말로 놀랐는데, 나를 보고 놀란 개구들이 산발적으로 뛰어다녀서 난리도 아니었다. 돌멩이처럼 보이는 큰 달팽이나 이끼 낀 돌멩이 같은 청개구리들... 평화롭게 비가 내리는 오후에, 이 적막을 깬 내가 문제인데 나는 왜 비가 와서 좋을 미물 탓을 하는 것일까?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데  기사문등대  앞에서 우산이 뒤집히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도, 파도도 너무 거칠에서 솔직히 무서웠다. 그래서 오래 못 있고, 얼른 차로 돌아왔다.

 

 

 

 

바다에 너무 바짝 붙어 서있는 대포항 숙소는, 이러다 바다로 쓰러지는 것은 아닐지, 어쩌자고 동해안에 고층빌딩들이 들어서도록 허가가 풀렸는지 '나'만 불만이고, 걱정이다.

대한민국 모든 바다 앞을 해운대화하려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