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11월 16일의 기록 ]
아일랜드 여행에서 영국식 아침을 너무 감동적으로 먹은 기억이 있어서, 그와 유사한 브런치가 있는 것 같아서 헤이리에 갔었다. 한국에서 내 생애 처음으로 브런치를 먹어볼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유명 빵집인데도 브런치 메뉴를 없애버려서 결국 아침도 못 먹고, 문준용 작가의 전시를 하는 한길사 앞으로 가서 서성였다.
전시관이 참으로 소박하여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계단을 내려갔는데, 전시를 준비하고 있던 문준용 작가를 입구에서 마주쳤다. 날씨가 꽤 추운데 난방도 잘 되지 않는 지하 전시장, 뭐라고 궁시렁대는 순간 문작가를 마주쳐서 이후 얘기도 좀 나눌 수 있었다. 추위 때문에 방문객이나 작가나 서로 복장이 상당히 비슷하였던 기억이 있다.
더 좋은 곳에서 다른 전시를 동시에 진행 중이고, 시국이 그러하기에 문작가가 바빠 보이는 것이 참 다행이었다.
문작가의 작품은 인터넷에서 미리 예습을 해서 새로운 것은 없었지만, 참여관람을 즐기기에는 충분했다. 그리고 응원차 방문에 의미를 두고 동네 산책 가듯이 갔었다. 암막커튼 뒤의 전시실에 들어갔을 때도 영상 등을 점검하는 중이었는데, 그러한 광경을 보는 것도 개인적으로 좋고 재미있었다.
손에 든 전등으로 어둠에서 손을 흔드는 아이들을 불러 모으고, 희망(?)과 행복(?)의 배를 태워 보내면 참여관람은 끝난다. 전시 후 1층 바깥으로 올라와서 서있는데 문작가도 담배를 피우러 와서 또 얘기를 할 수 있었다.
작년 11월의 기억이 좋아서 이후에 또 다른 작품전시에도 가봐야지 가봐야지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인터넷으로라도 볼 수 있는 기회도 있고, 파주 헤이리나 출판단지 등의 가까운 곳에서 전시를 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꼭 챙겨서 방문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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