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에 종로에 있는 한의원에 갔다가
사람 없을 때 삼계탕을 먹고
집에 오기가 아까워서 평창동에 갔다.
참으로 드문 일인데 달달한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
카페를 우선으로 생각한 미술관이 있었다.
나는 일제 식민지 시대에
유학을 다녀왔거나, 한국전쟁 전후로 예술가의 삶을
이어온 사람들의 작품세계에 관심이 있는 편이다.
근대와 현대시대의 사이, 격동기에
예술의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어떠했을까?
아주 가난했던 사람도, 타고나길 너무 부유했던
예술가도 있었다. 남은 것은 작품,
그리고 후대의 보존 노력.
그런 장소가 서울에 꽤 산재해 있는데
이곳, 김종영 미술관도 그중 한 곳이다.
장맛비가 그치고 너무도 상쾌한, 그리고
북한산 자락 특유의 녹음도 멋진 날이었다.
미술관은 위아래에서 어디서든 진입해도 되는데
아무래도 주차 생각을 하면 위쪽이 더 편하다.
2002년과 2010년에 각각 개관한
2개의 건물이 결합된 미술관인데
각 관은 지형적 구조상 계단식이다.
건축에 관심이 많다면 건축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곳에서 수직(?)의 멋도 느껴봄직 하다.
위에서 시작되는 건물, 불각재에는
김종영 선생의 조각과 데생 등이 상설 전시 중이고,
아래에 있는 신관 사미루에는 신진작가의 작품 전시
또는 초대전이 열린다.
위에서 사선 구조의 아래로 내려가면서 둘러보았다.
건물 외벽을 따라서 계단이 이어지는데
폭이 넓지 않은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건물의 공간 활용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평창동 산비탈 집들은 대부분 이런 상하 구조를
고민하고 집을 짓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공연, 관람 문화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사람이 없을 때 와보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사람 없는 카페에서 커피도 한잔
느긋하게 마실 수 있었다.
집에 오기 전에 평창동 제일 윗길로 운전을 했는데
북한산 동령폭포에서 내려오는
평창 계곡을 바라보았다.
주택가로 이어지는 경사가 급해서인지
진입은 못하게 되어 있다.
그래도 주중에 비가 내려서 물은 꽤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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