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물·미술관

경기 안산| 경기도미술관 & 4·16재단

스콜라란 2021. 6. 27. 22:01

경기도미술관 주차장 입구 건너편에 있는, 착시 효과가 대단한 조형물 때문에 잠시 웃을 수 있었다.

안산 4·16재단에 가야 할 일이 있어서 약 2주 전부터 경기도미술관의 전시를 예약해 두었다. 전시도 관람을 하고, 경기도의 대표 미술관은 어느 정도(수준)인지 직접 가늠하고 싶었다.

 

'관'의 평가는 하드웨어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기획 등의 전시 소프트웨어도 중요하다. 대기업 후원에 의한 막대한 자본이 뒷받침하는 유명 전시에는 당할 재간이 없겠지만 그래도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서울에 비해서 낙후되지 않는 '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하다.

 

널찍한 주차장에서 정면에 보이는 미술관의 야외 전시공간이 시원한 느낌을 주었고, 일대의 공원과도 조화롭게 자리 잡았다.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유일한 출입구로 서둘러 들어갔다. 코로나 시대이기에 출입문은 하나만 개방되어 있었다. 

예약을 해 두었는데 관람객이 없는지 큐알코드만 체크하고 바로 입장하였다. 그래도 기념으로 예약했던 입장권은 받아왔다.

 

기획 전시에 대해서는 특별히 감상 소감이 없다. 앞으로 내실을 다지는 창의적인 전시가 많이 준비되면 좋을 것 같다. '관'이 역할을 제대로 하면 지역사회 시민들의 예술 교양 수준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술관의 건축과 내부 인테리어 등은 강인하며 건실한 인상을 주었고, 대형 기획 전시도 소화할 수 있는 규모였다.

 

미술관 앞의 호수(화랑저수지)는 식물의 기세가 너무 대단해서 물을 다 빼앗길 것 같았다.

 

 

 

 

미술관에서 약 1시간 정도 머물다가 건너편 4·16재단으로 이동하였다. 근래에 4·16재단(안산시 단원구 단원로 3)이 이전을 하여서 아직도 내외부 수리가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고잔동 행정복지센터에 주차를 하고, 화랑저수지로 다시 나왔다. 이쪽에서 보는 경기도미술관은 외관이 상당히 멋있는데 뒤의 아파트 병풍 때문에 좀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호수는 녹음이 흡수하고, 미술관은 아파트가 삼키는 격이다. 

 

화랑저수지와 행정복지센터 사이의 화정천도 걷기 좋은 곳이었다. 안산을 떠올리면 수인분당선과 4호선의 중앙역 앞쪽을 생각해왔는데 단원구 일대의 평화로운 분위기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4·16재단과 같은 라인(단원로)에 있는 단원고등학교 주변은 참으로 조용한 주거지역이다. 이런 곳에서 한국을 트라우마에 빠트린 비극의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것이 너무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단원고등학교 앞에서 교문을 한참 바라보았다. 아직도 진상규명이... 그 어떤 것도 속시원히 밝혀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발걸음이 무겁다. 문재인 대통령의 재임 기간에도 이렇다는 것에 더 힘이 빠진다. 대통령 1인이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이해는 하지만 현 국정원장도 포함시키면 2인이다. 사법의 문제일까?

 

4·16재단 건물로 다시 돌아왔을 때는 입구의 노란 리본 로고가 다 붙어있었다. 글자까지 붙이는 것을 보고 싶었는데 참석해야 할 행사가 있어서 바로 입장하였다.

이날 내가 4·16재단으로부터 상을 받았다. 참으로 송구하고, 몸 둘 바를 모르겠다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체감하였다. '이건 뭐, 세월호가 나를 위로하고 어깨를 토닥이니... 삶은 가끔 너무 아이러니하다.'

앞으로도 세월호가 남긴 정신적 유산을 위해, 그리고 4·16재단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서 아주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