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소풍

강원 속초| 청초호 아바이순대마을 ~ 고성군 도원리계곡

스콜라란 2023. 5. 3. 14:20

서울을 통과해서 강원도로 가는 고속도로 입구까지 막히는 것은 언제나 지겹다. 눈이 빨리 떠져서 바로 출발하여 평소 같으면 자고 있을 시간에 주유를 목적으로 휴게소에 들어갔다. 전망대에 사람이 없는 것 같아서 올라갔는데 평창올림픽 마스코트는 사라지고, 빙어 친구들이 인사를 한다.

 

 

 

아바이순대 마을 진입하는 길을 놓쳐서 다시 유턴, 유턴을 하여 겨우 들어갔다. 주말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오전인데도 줄을 서서 기다렸다. 이 식당의 좋은 점은 사람이 줄지어있어도 테이블 회전을 빠르게 하기 위해 손님을 재촉하지 않는다는 점과 위생에 신경을 쓴다는 점이다. 오징어순대는 망가지지 않기 위해서 기름을 두른 계란에 입히기 때문에 좀 물리는데, 아바이순대 언제 먹어도 담백하고 배부르다. 결국 순대의 2/3는 포장을 해서 저녁에 먹었다.

 

청초호를 호수라고 하기보다는 '속초로 잠시 들어온 바다'라고 생각한다. 이번 숙소는 호수와 호수너머의 바다가 조망되는 곳으로 해서 숙소에 차를 주차하고는 퇴실 때까지 그대로 두고 걸어 다녔다.

 

아바이순대 마을로 가는 육교를 만들지 않는 이유는 갯배 때문일 것이다. 도보로 다리를 건너면 배를 타는 사람들이 확연히 줄어들 것이다. 마치 서울-강릉고속도로가 개통되고 대관령을 넘는 차량이 줄었고, 서울-양양고속도로가 뚫리고 한계령, 특히 미시령을 넘지 않는 것과 같이.

예스러움은 사라진 갯배도 나름 재미있어 보인다.

 

심심해서 배를 탈까 말까 생각하다가 현금도 없고 해서 보기만 했다.

 

 

 

 

미시령을 넘어서 고성으로 진입했던 지난날이 생각나서 도원리 계곡에 가기로 했다. 오전이어서 숙소 체크인까지 시간도 너무 많이 남았던 이유에서다.

 

산불의 피해를 입은 지역이라서 중간중간 민둥산을 따라서 들어갔다. 그리고 주차장 옆에 있는 계곡을 보다가 건너편으로 건너와서 느긋하게 물소리를 듣던 중 뱀을 발견하고 진짜 진짜 화들짝 놀라서 혼자 난리가 났었다. 꽤 큰 뱀이어서 더 놀랐던 것 같다. 이상하게 설악산이든 어디든 물가에 가면 뱀을 잘 보는데,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을 찾아다니기 때문일까, 아니면 뱀을 발견하는 눈이 밝아서일까?

언제나 물뱀은 무섭다.

 

주차장보다 더 위에 있는 선녀폭포까지 걸어갔는데 특별할 것은 없는 곳이다. 폭포라고 하기에도 좀 그렇고... 근린시설이 있는 것으로 볼 때 주민 복지를 위한 산책로 같았다.

 

그리고 내려오는 길에 또다시 뱀을 마주하고는 더 놀랐다. 봄이 되니까 정신 못 차린 뱀이 여기저기 다니는 것 같은데, 뱀이 고개를 돌린 방향의 반대로 해서 급히 뛰어서 피했다. 이후 흔들리는 나뭇가지만 봐도 놀라기를 여러 번... 

 

도원저수지

 

 

 

 

숙소 체크인을 하고, 뒤쪽의 시장에 갔다가 인파에 놀라서 돌아와 바로 저녁을 먹었다. 속초중앙시장의 발전을 20대부터 보아왔으니 한 세대가 바뀌는 동안 어떤 가게는 잘 나가는 중소기업이 되었고, 또 어떤 곳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인기가 없기도 하다.

생물을 먹으면 몸에 이상이 생겨 고생을 한 적이 몇 번 있어서 여행 중에는 그 좋아하는 해산물은 삼가고 있다. 이제는 삶은 것, 익힌 것 위주로만 먹는다. 이번에 처음 마신 사임당 옥수수동동주는 2박 3일 동안 큰 즐거움을 주었다. 편의점에는 없고, 하나로마트에만 파는 것은 불편했다.

 

밤에 보는 다리의 분홍빛 조명은 참~ 그랬다. 나는 왜 분홍색에 대한 거부감이 나이가 들어도 계속될까?

그리고 청초호 둘레의 숙소는 앞의 대형 냉동창고에서 주기적으로 들리는 소음이 문제였다. 베란다에서 식사를 하다가 결국 들어와서 창을 닫았으며, 수면 중에는 소음이 더 크게 들리는 점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