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모슬포에 지낼 수 있는 집이 생겨서 다녀왔다. 새롭고 재미있는 경험이었고, 코로나 블루를 거둬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항상 가보고(걸어 보고) 싶었던 곳이 있었는데 송악산과 모슬포항 사이 벌판(알뜨르)에 있는 일제시대 비행장이다. 모슬포 주민들이 동원되어 1920년대부터 지어져서 1945년까지 사용된 일제 군용 비행장은 너무도 평화로운 가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9시 첫배를 타고 가파도에 가기로 되어 있어서 아침 7시 전에 이곳에 도착하여 걸었다. 알뜨르 비행장을 통과하는 올레길이 있는 곳이다.
아무도 없는 주차장에 차를 대고 주변을 둘러보면 여러 비행기 격납고가 무덤과 같은 모습으로 한눈에 들어온다.
먼저 관제탑과 지하벙커가 있는 곳으로 걸었다. 활주로의 옛모습은 없지만, 그것이 당연하게도 비행장이 건설되기 전에 그곳은 모슬포 주민들의 밭이었기에, 현재도 여전히 농사짓는 땅이 되었다.
다크 투어리즘의 안내도가 곳곳에 있어서 찬찬히 둘러보기 좋았다.
관제탑 구조물을 지나 안내도를 따라서 지하벙커 쪽으로 이동하였다.
새벽부터 일을 하는 농부들 외의 여행객은 없었다. 한적한 곳을 걷다 보면 들개를 만나 곤혹스러울 때가 있는데 그런 일은 생기지 않았다. 물로 개보다 인간이 더 무섭지만 농부들의 부지런함 때문에 위험할 일은 없을 곳이라고 생각한다.
계단을 내려갔다가 입구가 너무 어두워서 순간 무서운 기운이 들었다. 안에는 햇볕이 들었지만...
허리를 숙이고 기어서 들어가는 곳인데 10초 정도 망설이다가 그냥 나왔다.
건너편 쪽의 격납고들이 거의 그대로 보존된 모습이 산방산과 함께 평화로웠다.
연내 종전선언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는데 미국 대선과 트럼프의 돌발 행동이 문제인 것 같다.
주차장 쪽으로 와서 한 눈에 보였던 비행기 앞으로 가보았다.
비행기가 딱 들어갈 형태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보면서 일본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는 내가 싫었다.
작은 학용품부터 모든 제품에 대한 No Japan 운동을 더 철저히 하며 살겠다.
모슬포 운진항에서 가파도로 가는 첫 배는 9시, 이 배를 타고 가파도에 가서 그냥 그냥 그냥 걸었다.
승선시간은 10분 정도 소요된 것 같고, 배 안에서 설명하는 가파도 안내를 잘 듣고 섬을 둘러보았다.
마라도와 같은 호객행위가 없어서 더없이 좋았고, 핫도그 가게가 문을 닫은 것은 아쉬웠다.
마라도가 보이는 곳, 그리고 마라도를 향해 운항하는 배도 눈에 들어왔다.
청보리축제가 열리는 봄에는 푸른색일 것이다. 봄에 와서 푸른색도 담고 싶다.
아~~ 학교!
학교에 맘껏 가지 못하는 아이들이 제일 안됐다. 특히 입학식도 제대로 못한 1학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생활패턴으로 살게 될 아이들... 앞으로 학교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여름에는 가파도 여행이 힘들 것 같다. 쏟아지는 태양을 견디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선선한 가을날 오전이었는데도 햇볕이 버거웠다.
12시도 되기 전에 운진항에 도착했다. 들어가는 배와 나오는 배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시키는 데로 타고 돌아왔다.
마라도를 갈 때 송악산 아래에서 배를 탔었는데 다음에 가게 되면 이곳 운진항에서 타려고 한다.
'@ 여행·소풍'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기 연천| 한탄강댐 & 재인폭포 (0) | 2020.10.25 |
---|---|
제주도| 공항가기 전 killing Time... 오설록, 협재/금릉해수욕장 (0) | 2020.10.18 |
경기 가평| 37번 국도(가평 아난티) (0) | 2020.05.10 |
인천 영종도| 실미(도) 해변 (0) | 2020.05.09 |
인천 강화| 교동도(망향대, 대룡시장, 화개사, 선착장) (0) | 2020.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