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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을지로 3가, 다방과 노가리 골목

스콜라란 2020. 1. 4. 21:46

 

 

지난 12월 마지막 날에

한의원에 갈 일이 있어서 나섰다가

목도 칼칼해서 쌍화차를 마시러 갔다.

종로3가에서 을지로3가까지

600m 정도를 걸었다.

청계천을 지나서 공구상가들 틈으로

다방 한 곳...

 

약 35년 동안 비슷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는 곳.

철거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을지면옥을

서울시가 최대한 보존하기로 하였으니

이 다방도 계속 유지를 하게 될지 궁금하다.

 

 

 

 

 

 

 

 

 

추운 날 다방에서는 난로 옆에 앉는 것이 최고다.

이런 다방이 서울에 몇 곳 남아있으니

앞으로 대학로 등의 다방도 사진 몇 장 남기고 싶다.

 

 

 

 

 

스푼으로 쌍화차에 떠 있는 노른자를

몇 바퀴 돌려서 코팅을 한 후

바로 떠서 후루룩 삼켰다.

찬 노른자 때문인지 쌍화차가 뜨끈하지는 않았다.

뭐, 그래도 한의원 갔다 왔으니

커피보다는 쌍화차가 좋을 듯하여 마셨다.

 

 

 

 

 

나이 지긋한 남자 노인 무리가

두 번 교체하여 나간 후

나도 멍 때리기를 멈추고 일어났다.

 

 

 

 

 

 

 

 

그리고 건너편의 노가리 골목에 대해서 

좀 얘기하고 싶다.

아래 사진은 지난 늦가을의 모습이다.

초저녁에 들러서 8시경 자리에서 일어나

골목으로 나오니 이미 노상도 만석이었다.

  

 

 

 

 

이날, 색다른 경험을 했다.

제일 큰 맥줏집의 모든 점원이 중국말을 했다.

그래서 주문을 할 때도 말이 잘 통하지 않았고,

예전의 신속하고 원활한 서비스는 없었다.

가게들이 통째로 중국인 주인으로 바뀐 것인지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를 모르겠으나

편안했던 그 노가리 골목은 아니었다.

예전에 중국의 대도시에서 경험한 노점과 비슷했다.

또 가게 될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묘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간대(패러다임)의

급변하는 사회 속에 살고 있다.

X세대가 그 중심인들이기에 더 잘 느껴진다.

솔직히 나는 가늠할 수 없는 미래의 모습이 

심지어 두렵기도 하다.

 

이런 와중에 변하지 말고 있어 주기를 바라는 것도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 감성인지, 아니면

IT 세상에 잘~ 적응하는 나조차도 한편으로는

발전을 거스르고도 싶은 회피적 발상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