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용산에 갈 일이 있었다.
확 달라진 용산역 앞은 큰 건물들이 압도했다.
아모레퍼시픽 본사가 이곳으로 이전한 지 1년이 좀 지났다.
주차장 이용이 불가하다고 해서 전철에서 내려 걸었다.
정방형의 건물은 핫플레이스가 될만하다고 생각했다.
1층에서 내가 가야 할 곳의 위치를 확인하고,
지하에 내려가서 식당과 기타 매장을 구경했다.
그리고 2층에서 아모레퍼시픽이 생산하는
화학제품들을 파는 샾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테스트를 해보았다.
화장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풀메이크업을 할 수도 있는데
나는 핸드워시 제품으로 손만 열심히 닦았다.
이 건물에 대한 개인적 단평으로는
내가 본 가장 넓은 노출콘크리트 건물이라는 것이다.
화사하고 모던한 실내 인테리어로
콘크리트의 육중함을 상쇄하긴 하지만
콘크리트 표면이 나를 압도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밖에서 멋진 조형물을 보았다.
안 그래도 이 블로그의 성격을 어찌해야 할까 하는
고민을 하는 시점이었는데
이 작품으로 마음의 변화가 더 생겨났다.
1999년인가? 처음 홈페이지라는 것을 만들어서
인터넷에 올릴 때 주요 테마가 분수(water fountain)였다.
물을 뿜는 것만 한정하지 않고, 물을 흘러내리게 하거나
한 공간에 가득 가두어 두는 것도 분수라고 정의했었다.
블로깅은 안하지만 지금도 분수 사진을 가끔 모아두고 있다.
테마를 다시 정리하면서 분수를 다시 넣을까 생각 중이다.
덴마크 작가의 작품은 반원형 고리를
사선으로 세운 원판과 물에 반사해서 원형으로 만드는데
'인식과 감각 지평의 확장'을 잘 묘사하고 있다.
고여있는 물과 원형의 반사판을 한참 동안 관찰하였다.
아모레 건물의 폐쇄적인 모던함이 주는 느낌은
이런 조형물로 인해서 세련됨을 덧입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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