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안의 현대미술관을 가려고
광화문 일대의 집회 정도를 검색한 후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하였다.
일단 시청 인근에서 순두부로 점심을 먹고,
배재빌딩 골목으로 진입하여
배재학당역사박물관에 잠깐 들러보고 싶었으나 휴관이었다.
10월 한창 때 왜 이럴까하는 생각을 하였다.
덕수궁 가는 돌담길에는 장터가 열렸고,
가을빛 터널이 괜찮으면서도
약 한 달 간은 더 가을을 즐길 수 있겠구나하는 추측을 하였다.
여전히 특정 정치적 표현 집단에게
입금이 원활히 되고 있는 듯한 시끄러운 광경을 뚫고
덕수궁 매표소 앞에 줄지어 섰을 때
현대미술관 '전시없음'을 보았다.
10월은 전시가 가장 왕성해야 할 시기인데...
이후 길을 잃었다.
뭘 해야하지도 모르겠고, 덕수궁 외의 목적지는
생각을 하지 않고 외출을 했었기에 그냥 광화문 방향으로 걸었다.
덕수궁 후문으로 나오는 사람들과 반대로 걸었고,
영국대사관 옆으로 개방된 길을 보았다.
약 100m 정도의 골목이 개방되었으나
대로 쪽으로까지 뚫린 것도 아니고,
덕수궁으로도 진입이 불가한 불편함이 있었다.
골목 끝에 덕수궁 매표소를 하나 더 만들어도 좋을 것 같은데
내 생각 뿐이니 뭐...
여기에서 부터는 영국대사관이 더 이상은
길을 내놓지 않을 것이고,
입장권을 안내더라도 덕수궁 안쪽으로 걷게 해서
세실극장/성공회성당으로 이어지는
보행로를 만들 수는 없을까?
할 일이 없어서 '연결되었으면 하는 희망길'을 빨간선으로 그어보았다.
덕수궁 돌담길을 마지막으로 보고
핸드폰을 검색하여 다음 행선지를 정하였다.
서울시립미술관의 분관 중 창신동에 만들었다는
백남준기념관으로 결정하고,
광화문 사거리에서 버스를 타고 동대문까지 이동하였다.
아주 부자집 아들이었던 백남준 선생님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집이지만
마침 집터에 남아있던 한옥을 매입하여 기념관으로 조성하였다.
전시관 입구에 있는 티비브라운관을 보면
담너머의 카페 내부가 흐릿하게 보인다.
생각해 보면 독일에서도 우리나라에서도
백남준의 흔적을 꽤 찾아 다녔다.
어제 방문한 백남준기념관까지 포함하면
국내에서의 흔적은 거의 완성한 것 같다.
백남준기념관을 나와서
건너편의 동대문 문구시장을 지나 DDP까지 걸었다.
DDP 내의 역사적 유물들은 언제 봐도 안쓰럽다.
서울패션위크 마지막 날이었고,
마지막 행사가 남아 있어서 사람들이 많았다.
사람 구경하기 좋았다.
패션모델의 세상은
카메라에 찍히고 싶은 사람 - 찍고 싶은 사람의 관계가
주요 연결구조인 것 같다.
이로 인해서 생기는 사회문제도 있고, 스타로 가는 길도 있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광경을 보며 재미있었다.
정체성 없었던 어제의 마지막 행선지로는
아직 재개발이 되지 않고 남아있는 을지로 3가의 맥주 골목...
걸어 걸어 도착했을 때 핸드폰 만보계가 1만보를 찍었다.
가을바람을 맞으며 노가리와 생맥주로 마무리하였다.
노가리 1천원, 생맥주 3천5백원.
자리에 앉으면 자동으로 노가리+맥주를 세트로 내놓았는데
어제는 뭘 먹을거냐고 물어봐서 당황했다.
이제는 별도로 주문하는 시스템으로 바뀐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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