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서울-천안을 오갈 때면 잠시 고속도로를 나와
백남준아트센터에 가봐야지 했던 것이 벌써 수 년째다
그리고 이 앞을 지날 일이 있을 때도 이정표를 멀쩡히 보면서 지나쳤다.
더위가 절정인지, 절정의 전인지 모를 뜨거운 초복에
일부러 이곳을 방문하였다.
경부고속도로 수원/신갈IC에서 나와
우측 신갈방향으로 잠시 이동하면 된다.
신갈오거리에서 정차 중 바라본 이곳 풍경은 예전 그대로였다.
주변에 꽤 새 아파트들이 들어섰고,
백남준아트센터는 분당선 기흥역에서 도보로 접근이 가능하다고 한다.
신갈고등학교 맞은 편에 자리잡은
백남준아트센터는 경기문화재단이 관리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전면이 유리로 지어진 건물로 들어섰다.
2008년에 개관한 건물이고, 그랜드피아노와 작가의 이니셜 P를 모티브로 한 건축물이다.
입장료가 약 5천원인 것으로 알았는데
작년부터 무료 개방으로 전환하였다고 한다.
1층은 백남준의 작품전시가 2층은 기획전이 열린다.
소장품은 백남준 '관련' 작가들의 작품 248점이라고 하는 것으로 추측컨데
백남준의 작품은 많이 소장하지 못하는 듯 하고,
1층에서 본 전시는 내가 독일에서 본 것보다 부족했다.
그래서 그를 위한 기념관이기에 정성껏 둘러보았다.
옴(Ohm), 1992, 백남준
TV 물고기, 1975(2002), 백남준
백남준의 설치미술 작품연도에는 괄호 표시가 많은데
원작 이후에 전자기기나 디지털 작업을 다시 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 때
괄호 안에 다시 작품연도를 추가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작가가 처음 만들었을 때의 TV를 더 이상 쓸 수 없을 때
새로운 TV로 교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2층 기획전의 경유 유료관람일 경우도 있다고 한다.
내가 방문했던 어제는 머무르는 동안에 다른 방문객이 전혀 없었다.
두 기획전의 기간은 7월12일 ~ 9월16일까지.
다툼소리아 기획전 중 야외를 배경으로 설치된
류 샤오동의 작품 [불면증의 무게, 2018]는
2차원 좌표를 시종일관 움직이는 거미같은 로봇이
2개의 대형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버마 체스트, 1990, 백남준
비디오 샹들리에 No.1, 1989, 백남준
거울벽의 방에 들어가 볼 것을 추천한다.
초기 컴퓨터의 천공카드를 모티브로 시각적 코드를 계속해서 흘려보내고
좌우 전면거울로 인해서 이 흐름의 방이 무한대로 넓어지는 착시를 느꼈다.
또 다른 기획전에서는 3개의 암실에 들어가
미디어아트 영상을 보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이런 영상들이 너무 회의적인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서울(잠실)을 배경으로 하는 국내 작가의 영상예술을 감상하면서 특히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대체로 미디어아트가 너무 도시와 산업을 부정적으로 그리는 것 같다.
정작, 도시와 산업이 없다면 미디어아트의 존재의미가 고갈될 것 같은데...
2층 한켠에 백남준을 탐구할 수 있는 작은 방이 있었다.
TV 정원, 1974(2002), 백남준
다른 기획전에 맞춰서 또 이곳에 오게 된다면
시간을 충분히 갖고 1층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
카페를 지나서 건물 외관을 둘러보았다.
뒤뜰을 잠시 오르면
경기도어린이박물관/경기도박물관 구역으로 넘어갈 수 있다.
뜨거운 한여름이었지만
관람객이 없는 박물관을 시원하게 잘 관람하였다.
주차장은 유료, 나는 2천원을 지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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