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떠서 날씨가 맑고, 시야가 깨끗하면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런 날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 것은 최근이다.
서둘러 일어나 아침밥도 먹지 않고 길을 나섰다.
효자동 건너편 유료주차장에 차를 넣어두고 길을 건넜다.
군악대의 연주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이전 정권에 비해서 눈에 띄게 친절해진 경호원의 안내를 받으며
분수대 둘레로 걸었다. 군악대 공연 때문에 광장을 좀 통제한 듯 하였다.
예상치 못한 군악대(현대/전통)의 공연을 뒤로 하고
사랑채 기획전을 향해 걸었다.
청와대 사랑채...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과 우리의 전통문화를 홍보하는 관이다.
브로셔에는 사랑채를 '예로부터 귀한 손님을 모시고 담소는 나누는 공간'이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최근에 읽은 한옥 관련 책에 의하면 사랑채는 남성과 권력의 공간이다.
여성과 집안의 기를 담는 곳은 안채이다.
그러나 근현대사에서 청와대 안채는 박정희 대통령이
젊은 여자들을 모아 술판을 벌이다가 총에 맞아 서거한 곳이었고,
그 곳을 지워버리고자 없앴다.
광화문에서 부암동으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항상 이 건물이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청와대 사랑채'라는 이름의 홍보관인지는 이번에 알았다.
바로 청와대 소장품 특별전을 한다는 신문기사를 읽고 나서 알게 되었다.
1층에는 기획전시실, 기념품판매점, 카페(한식홍보관)가 있다.
1층 기획전시실에서 청와대가 40년 간 수집한(1966~2006) 작품 중
일부를 공개하고 있다. 기획전 [함께, 보다.]
전혁림, 통영항(한려수도) 2006, 캔버스에 유채
가장 보고 싶었던 그림, 통영항은 크기가 가로 6m로 매우 컸다.
서세옥, 백두산 천지도 1990, 한지에 수묵담채
백두산 천지도는 금분으로 채색을 하여 은은하게 빛나는 금빛이 아름다웠다.
영상실의 자료를 시청하는 것도 좋았으며,
그 옆에 마련된 훈민정음 작품은 지난 남북정상회담으로 더 유명해진 작품이다.
2층에서는 문재인대통령 취임 1주년 사진전이 진행 중이다.
청와대관은 세종시에 있는 대통령 기록관의 일부를 보는 것 같았다.
현 대통령인 문재인 대통령 위주의 전시가 당연할 것이다.
사랑채에서 참으로 아쉬운 점이... 굿즈였다.
기념품이란 것이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참 중요하고 즐거운 쇼핑항목이다.
그런데 사랑채의 기념품점도 특별히 손에 가는 물건이 없었다.
전통을 빼고, 차라리 대통령과 청와대에 집중된 굿즈의 개발이었으면
더 상품성도 상징성도 구매력도 있을텐데, 아쉬울 뿐이다.
사진전 포스터에 있는 (옥스퍼드)블럭으로
대통령이나 대통령집무실, 청와대 등을 만들면 인기가 많을 것 같은데
왜 기획과 판매를 못하는 것인지 아쉽다.
1층 기념품점
경복궁 옆 길을 따라서 걷고 있으니
청와대가 오고싶은 공간임을 느끼게 해주었다.
서촌으로 가기 전에 작은 갤러리의 멋진 조각품도 보았고(오픈 전),
독립운동가 신익희 선생님의 집 앞에도 가보았고,
효자동의 유래도 알 수 있었다.
아침도 안먹고 나와서 작은 식당에 들러 아점을 먹었다.
조개젓갈 때문에 밥 한 그릇 추가!
'@ 박물·미술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 서울역사박물관 (0) | 2018.06.03 |
---|---|
서울|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0) | 2018.05.25 |
서울| 성북구립미술관 & 거리갤러리 (0) | 2018.05.12 |
경기 양주| 장욱진미술관 (0) | 2018.04.10 |
서울|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노을 & 하늘공원 (0) | 2018.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