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천의 국립현대미술관에 대한
슬픈 추억과 그럭저럭 기쁜 추억을 모두 갖고 있다.
미술과는 상관없는...
외국에 있는 동안 문을 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경복궁 인근을 가게 될 때면 그냥 둘러보게 된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이기에 무료관람도 가능하니 좋지 않은가?
그렇게 춥던 날들 속에서 지난 화요일 오후에 눈이 내렸다.
누군가를 만나 얘기를 한참 하던 중 눈이 내렸고, 우산도 안가지고 나왔기에
헤어지면서 상대에게 부탁하여 서울관에 내려달라고 했다.
일대를 걸어다닐 생각이었는데 눈이 내려서 미술관에 들어와 우두커니 생각에 잠겼다.
그날은 특히 붉은 창이 더 강렬하게 가슴에 들어왔다.
전시를 보러간 것은 아닌데... 고심 끝에 입장료를 구입하여 둘러보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서울관을 썩 좋아하지는 않는다.
구조적으로 나에게는 집중이 잘 안되기 때문에.
내 마음과도 같았던 통로...
눈은 더 많이 내려서 꼼짝없이 미술관에만 있어야 했다.
눈 내리는 공간의 이름은 '전시마당'
한참을 앉아있었던 편안한 의자
이 공간의 이름은 '서울박스'
미술관 상품을 좀 더 고급스럽고, 다양하게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일단, 서울관을 상징할 만한 물건이 없어 보였다.
미술관 뒤의 한옥은 종친부 '경근당(좌)과 옥첩당(우)'이다.
(서울시 유형문화재 9호)
종친부는 조선시대 종실제군의 업무 관장, 역대 왕의 어보와 어진 보관,
왕과 왕비의 의복 관리, 종친의 인사문제나 분규 등을 의논하던 감독 관청이다.
문화재이긴 하나 2013년 12월에 현재의 자리로 이전 및 복원한 건물이다.
1981년 정독도서관 안으로 강제 이전되었던 것을 다시 이전과 복원. 뭐 하는 짓인지?
눈이 더 많이 내려서 걷고 싶었던 거리를 뒤로 하고... 집으로.
아래 사진들은 작년 9월에 찍어 둔 것이다.
작년 9월과 5개월 후의 내가 사진 속 날씨 만큼이나 극명하게 달라진 것 같다.
2017년 가을 시즌의 이 연두빛 전시는 미술관 전체를
환하게 해주었던 설치미술이었다.
< 삶것(양수인), 원심림 >
정독도서관 너머의 좋아하던 커피집은 사라졌고, 그래서 삼청동을 걸었던 날.
국립민속박물관 옆 그늘에서 한참을 앉아있기도 했던 날이었다.
그렇게 맑은 광화문은 일 년에 몇 번 보지 못하기에 더 없이 기억에 남을 날이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이 유용한 정보를 모르는 것 같아서 남겨본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 '서울관' - '덕수궁관'을 순환하는 무료셔틀버스가 있다.
무료로 과천까지 갈 수 있는 기회... 과천관에 도착 후 동물원에 가도 되고. ^^
[ 탑승 위치 ]
1 과천관 셔틀버스 정류장, 2 서울관 셔틀버스 정류장, 3 덕수궁 대한문 앞 시티투어버스 정거장
[ 화 ~ 금요일 운행 (월요일, 주말, 공휴일은 없음) ]
서울관 → 덕수궁관 → 과천관, 과천관 → 서울관 / 10:00, 12:00, 14:0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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