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멀지 않은 원주로 여행을 다녀왔다.
2017년 12월까지 (2018 동계올림픽을 대비해서) 영동고속도로 전체를 정비하느라
차가 많이 막혔다. 2시간이면 갈 곳을 3-4시간이 걸렸으니
주말에는 얼마나 더 엄청나게 막힐지 상상이 간다.
내년 12월까지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하려면 중간 중간 국도로 우회할 것을 대비해야 한다.
시간이 좀 있어서 1박만 텐트를 세웠다.
초딩 꼬마가 동행을 했고, 꼭 텐트에서 자봐야 한다고 누차 강조했었다.
안전문제를 생각하여 이곳으로 왔고, 혹시 밤에 무서워할까봐 중앙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는 치악산 구룡사에 들렀다.
캠핑장에서 15-20분 정도만 천천히 걸으면 되기 때문에 언제든 부담없는 곳이다.
국립공원 야영장 전체가 바둑판 식으로 캠핑장을 정비하였는데
그냥 여느 노상 주차장에서 야영을 하는 느낌을 받았다.
치악산 구룡야영장의 최대 장점이라 할 있는 바로 옆 계곡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시간이 더 늦기 전에 구룡사에 다녀왔다.
서너번 방문했던 절인데 이상하게도 처음 가는 듯한 생소한 느낌을 받았다.
데크 길 때문이었을까?
국립공원 입장료는 폐지되었으나 결국 사찰 때문에 입장료를 내야하는 이런 입구는 싫다.
구룡교를 지나서 구룡사 너머까지도 반듯한 데크 길이 이어졌다.
이상하게 낯설었던 그 날의 구룡사.
담장 때문인지 소림사 같았다.
어느 절에서건 사대왕문을 지날 때는 긴장하게 된다.
대웅전 터에 9마리의 용이 살았다는 전설 때문에 구룡사라 이름 붙여진 절.
무료로 차를 마실 수 있는 정자가 있어서 망중한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산새를 보니 이번 여름이 얼마나 깊을지 벌써 숨이 막혀온다.
주차장 매점을 지나서 2km에 있는 폭포까지는 갔어야 했는데
시간이 촉박하여 더 이상 걷지는 않았다.
매점 옆의 작은 폭포가 만드는 소(沼,pool)도 참으로 깊어 보인다.
구룡사 입구의 보호수
다시 돌아온 야영장에서 옆자리에 누군가 버리고 간 장작이 있어서
밤에 두어 시간 불장난을 하였다.
그리고 괴로운 밤을 보냈다.
국립공원 야영장 전체가 예약제로 바뀐 것에는 장단점이 분명히 있어 보인다.
나는 밤새 진상 이웃을 만나서 최악의 경험을 하였다.
끊임없이 술을 마시고 떠드는 남정네와 아이들 팀이 옆에 자리 잡았다.
새벽 2시가 넘어가면서 못참고 나갔다. '안녕하세요! 혹시 언제까지 드실건가요?'하고 물었다.
12시 전에 분명히 관리자가 와서 주의를 주었으나 이 팀에게는 먹히지가 않았다.
새벽 3시부터 좀 조용해지나 싶었는데 새벽 5시부터 이 팀의 아이들이 모두 기상하여
축구와 야구를 한다고 소란을 피웠다. 개-진상들이라는 것이 이런 사람들이구나...
잠을 못자면 다음 날 장거리 운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나의 스트레스는 더 컸던 것 같다.
진심, 새벽에 나가서 람보 물총으로 그들을 난사하고 싶었다.
진상들을 피해서 일찌감치 정리를 한 후 돌아오는 길,
찐빵을 사러 안흥으로 가는 길은 새로 단장한 국도가 고속도로보다 훌륭하였다.
그리고 문막 IC 인근의 막국수 맛도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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