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시 본에서 생활을 할 때 가장 눈에 띈 건물이 하나 있었다.
건물 전체를 유리로 짓는 것이 세계적으로 유행이기도 하고,
외관과 달리 관리의 측면에서는 단점도 많은 건축 스타일이지만
본 대학 본관 건너편의 코너에 위치한 유리 건물은 주변을 밝게 만들었다.
Lennesstr. 2, 53113 Bonn 주소에 위치한 이 건물은
본대학교 이산수학 연구소 산하의 계산기 박물관인 '아리쓰메움(Arithmeum)'이다.
아리테움은 연산과 박물관의 합성어로 만들어졌음을 눈치로 알아챘다.
이 곳은 주정부의 펀드를 받아서 1999년 9월에 문을 열었다.
건축에 있어서도, 내부 인테리어에 있어서도 작지만 훌륭한 박물관이었다.
내가 수학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면 나 조차도 방문을 하지 않고, 건물에만 관심을 가졌을 곳이다.
학생 신분증이 있으면 입장료는 2유로로 매우 저렴하다.
수학의 역사를 잘 알고 있으면 아주 재미있을 곳이고,
아무런 학자들을 모르면 그냥 그냥 지나칠 내용이었다.
컴퓨터의 시초가 계산기였고, 알다시피 1950년대부터 급격한 발전과 80년대부터 PC 보급,
그리고 지금의 디지털 혁명으로 오히려 현대의 계산기 형태는 없다고 할 수 있다.
대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컴퓨터가 그 역할을 대신할 뿐이다.
그러므로 박물관은 계산기의 시초부터 20세기까지의 기계식 계산기를 충실히 모아두었고,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꾸며 놓았다.
3층(우리의 4층)에서부터 관람을 시작하는데 지상층(1층)을 제외하고는 전시공간이 넓지는 않다.
3층은 계산기의 시초
2층은 17세기 계산기
1층은 18세기 계산기와 특별 전시구역
지층은 19세기부터 현재까지의 계산기
지하는 컴퓨터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형태의 계산기를 보여준다.
직접 시연해 볼 수 있는 계산기들이 많다.
그 원리를 잘 이해한다면 옛날 사람들도 참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리쓰메움에서도 분명히 느꼈지만
서양 과학은 확실히 눈에 띄도록 기계적으로 발전하는 형태를 보인 것이 사실이다.
그 옛날부터 견고한 철재로 만든 정밀한 계산기, 나침판, 천체망원경 등.
건물 내부도 참 시원하게 잘 설계되어 있다.
전시되어 있는 계산기들은 수 백년 전의 것을 그대로 보존하기도 하고,
현대에 와서 그대로 재현해서 기계를 새로 만든 것도 있다.
수학자를 많이 알고 있으면 유명 수학자가 설계하고 만들었던 계산기를 직접 보면서 즐길 수 있다.
타자기 스타일의 근대식 계산기는 클래식한 향수를 느끼게 한다.
근대에 들어오면서 특정 회사가 계산기를 브랜드화하여 시장에 팔기 시작하였다.
반도체의 메모리가 만들어지면서 셀 수 없을 정도의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컴퓨터 본체의 형태로 가기 전, 근대적 계산기의 모습들 총집합
미국의 거대 인구를 카운팅할 수 있게 만들었던 계산기
아리쓰메움은 한 대학 내에 있는 연구소가 운영하는 박물관으로는 수준이 높은 곳이었다.
인근에서 수학 및 이공계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방문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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