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부륵에 간 이유는 산에서 잠시나마 걷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콩그레스(Congress) 역에서 열차를 타고 해발 860m의 훙어부륵(Hungerburg) 역까지 간 후에
케이블카(독일어, 자일반)로 옮겨타면, 해발 2000m 이상의 하페레카(Hafelekar) 역까지
약 40분 만에 올라갈 수 있다. 주말에는 아침 8시에 콩그레스에서 첫 열차가 출발한다.
콩그레스(Congress) 역
얼음 덩어리 모양의 역사가 인스부륵의 겨울 이미지와 매우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이 열차, 참 잘 만들었다.
5개의 방으로 구성된 작은 열차가 철로를 따라 가지만 철로 가운데의 끈에 이끌리는 것이다.
훙어부륵(Hungerburg) 역에서 내려 케이블카로 갈아탄 후 중간에 한번 더 갈아타야 한다.
모든 열차와 케이블카는 15분 마다 출발하기 때문에 특별히 많이 기다린다거나 그런 일은 없었다.
하페레카(Hagelekar) 역에는 산양이 마중을 나와있었다.
하페레카 정상(2334m)까지는 약 15분만 걸으면 된다.
시원하게 펼쳐진 인스부륵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고...
하페레카 정상의 십자가
멀~리 독일 최고봉인 쭉스핏체(Zugspitze, 2962m)를 한 눈에 알아봤다. 어찌나 반가운지!!
그래, 저 곳에서 이쪽 인스브룩을 바라봤었으니까...
하페레카 역을 기점으로 정상부에 잠시 다녀온 후 오른편의 괴테 길을 따라서
만들스핏체(Manelspitze) 또는 만들봉까지 걸어갔다 오는 것도 좋았고,
왼편의 암벽 앞까지 가서 오랜만에 바위꾼들을 구경하는 맛도 재밌었다.
만들스핏체(Manelspitze, 2360m)로 향하는 길...
일대에 산양들의 똥이 천지라서 의외로 파리가 너무 많았다.
2천미터 급이지만 그래도 너무 아름다운 산이다...
하페레카 역에서 시끄럽게 이륙하는 글라이더.
어딜가나 이렇게 좀 유난을 떨면서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이 아저씨가 이륙하고 나서 산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암벽으로 가는 길에는 눈이 녹지않아서 미끄러운 곳이 많았고,
나는 역시나 한번 넘어져 주었다...
나도 장비를 챙겨와서 오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정도라면 충분히 가능한데 말이다...
아버지와 아들 팀을 구경하고 있는데 러닝화에 썬글라스와 러닝반바지만 착용한 남자가
어디선가 뛰어오더니 맨 손으로 암벽을 순식간에 올라가버렸다.
암벽에 달려있던 사람들도 그의 추월에 몹시 놀라워했다.
이 동네 스파이더맨의 존재감이 대단했다는...
앞의 스님(?)은 태국에서 왔다고 한다.
곳곳에는 인스부륵 산에서 운명을 달리한 사람들을 기리는 비석들이 많이 있었다.
계획을 더 잘 세워서 이곳에서 부터 만들스핏체를 거쳐
인스부륵으로 걸어 내려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았다.
정상부에서 2시간 반을 혼자 놀다가
케이블카를 환승했던 해발 1905m의 제그루베(Seegrube) 역으로 내려갔다.
제그루베(Seegrube) 역 인근에서도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다.
광각 렌즈라서 당기지를 못했는데 경비행기가 글라이더(무동력)을 토잉 중이다.
끌고 가다가 일정 고도에서 끈을 탈착하면 글라이더 스스로 기류를 타고 비행하게 된다.
레저의 질이 다른 곳...
일명, 제그루베의 파노라마 길
내려가기 전에 정상부를 열심히 봐주고...
열차를 타는 훙어부륵(Hungerburg) 역 앞을 헤르만-불-광장이라고 한다.
인스부륵의 위대한 산악인 헤르만 불을 기리기 위한 의미이다.
그리고 4개의 빙산 조각같은 역사는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를 설계한
여류 건축가 자하 하디드(Zaha Hadid)의 작품이었다.
원래의 역사는 1905~06년에 세바스티안 칸들러(Sebastian Kandler, 1863~1928)가
건축하였고, 2007년 12월에 자하 하디드의 작품으로 재건축되었다.
인스부륵의 작은 역들은 환경과 잘 어울렸는데 동대문 디자인플라자는 정말 모르겠다...
동대문에 맞게 디자인되었다기 보다는 자하 하디드의 최근 작품 패턴에 따른 듯한데
시간이 더 흘러서 역사가 평가를 하거나, 정치인이 묵살해 버리겠지...
이곳 훙어부륵(Hungerburg) 역은 금요일의 경우 밤 늦게 까지
열차가 운행을 하기 때문에 인스부륵 야경을 감상하는 것도 가능하단다.
귀여운 열차 자체는 정말 잘 만들었다. 5개의 방이 계단식으로 배열되어 언덕을 기가막히게 오른다.
내려가는 중간 숲에 동물원이 있다.
시내에서는 황금 지붕을 향해 장대 높이뛰기를 하겠다고 이벤트용 무대를 설치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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